아침을 열며-물안개
아침을 열며-물안개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1.01.06 14:49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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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삼/한국폴리텍대학 진주캠퍼스 스마트전기과 교수
김성삼/한국폴리텍대학 진주캠퍼스 스마트전기과 교수-물안개

평소보다 아침 일찍 잠이 깨어 잠시 방에 앉아 망설이다 다시 잠이 올 것 같지 않아서 아침 운동이나 가자고 마음먹고 남강으로 나섰다. 평소 필자는 아침운동보다 일과를 마치고 하루를 마감하는 시간의 저녁운동을 선호한다. 아침운동은 일과시간의 수업과 학생지도 및 야간 수업이 있는 날은 늦은 시간까지 수업 등으로 인해 체력적으로 다소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산책과 가벼운 조깅을 병행하며 남강 둑을 지나 강변 고수부지로 접어드니 야간 운동에서는 보지 못한 남강의 물안개가 운치 있다 못해 장관을 이루었다. 햇살이 비치기 전 수풀과 수면위로 물안개가 고요함과 신비감을 전해주었다. 평소 운동할 때 조깅을 병행 하다 보니 분실과 불편함 때문에 휴대폰을 소지하지 않아 사진을 촬영하지 못 하는 것이 아쉬웠다.

남강의 물안개는 최근 지역방송에서 소개하는 진주시 홍보 영상, ‘All Around JINJU’영상에서도 ‘남강 새벽안개’ 경관이 홍보, 소개될 정도로 진풍경이다. 물안개는 일출 한 두 시간 전에 절정을 이루며, 아침 해가 올라가는 9시 무렵이면 금세 걷힌다. 일교차가 심한 환절기에 잘 생기며 10월 초순 초가을과 11월 중순이후 늦가을이 좋다고 한다. 물론 겨울철에도 기온이 상승하면 물안개는 언제든지 만날 수 있다. 물안개는 날씨가 맑을수록 좋고, 하루 중 기온차가 10도 이상 날 때 가장 아름답게 피어오른다.

여행가, 사진애호가들에게 널리 알려진 국내 가볼만한 물안개 명소 몇 개소를 소개하고자 한다. 수도권 한강변의 대표적인 물안개 촬영명소는 경기도 양수리 두물머리를 비롯, 정약용 묘가 있는 능내리 능내마을로 강변 전망이 뛰어나다. 한강변 외에도 가을빛이 찬란한 나무와 하얀 물안개가 환상적인 절경을 연출하는 저수지등 물안개 피어오르는 고즈넉한 가을 호수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는 전국의 물안개 명소는 많다. 이중 주왕산이 자리 잡은 경북의 저수지인 청송 주산지는 가을에 찾아갈만한 대표적인 물안개 명소로 꼽힌다.

주산지는 물속에서 자라는 왕버들과 주변의 아름다운 경치 등으로 ‘대한민국 명승 제105호’로 지정된 곳이다. 특히 필자도 인상적이고 감명 깊게 본 2003년 개봉한 영화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저수지 수면 위에 떠 있는 사찰을 주 배경으로 천진난만한 동자승이 노승이 될 때까지의 삶의 과정을 사계절에 비유하여 표현한 김기덕 감독의 작품으로, 주산지는 영화가 개봉되고 난 후부터 물안개 촬영지로 유명해졌다.

전라북도 임실군 강진면과 정읍시 산내면에 걸쳐있는 ‘옥정호’ 또한 전국의 사진 애호가들이 빠짐없이 방문하는 호수이다. 옥정호를 둘러싼 11km 길(749호 지방도)은 건설교통부가 뽑은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들어 있다. 이곳은 호수 내 붕어형상의 섬과 물안개, 일출을 볼 수 있는 명소라 낮보다 새벽시간에 찾는 사진애호가와 사람들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 지역 가까이 함안의 ‘입곡군립공원’또한 물안개와 단풍으로 애호가들에게 알려진 명소이다. 몇 년 전 가족나들이 겸 단풍구경으로 다녀온 곳으로, 국립공원이나 도립공원에 비해 단어에서 주는 군립공원 선입견에 큰 기대 없이 방문하였다. 하지만 만산홍엽(滿山紅葉)의 황홀경에 빠지게 하는 아름다운 단풍길, 게다가 덜 알려졌기에 비교적 사람들의 방문이 적어서 여유로운 사색을 즐길 수 있는 산책로는 어떤 국립공원, 도립공원에 비해 부족함이 없었고 기대 이상의 하루를 보낸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특히 뜻밖에 작은아이 친구네를 만나 함께 사진을 찍고, 잠시 함께 시간을 보낸 것과 저수지 중앙을 가로 지르는 출렁다리에서 저수지와 단풍을 배경으로 가족사진을 찍은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강변 고수부지를 달리며 만나는 신비롭고 운치 있는 경관의 물안개처럼 연말, 연시 취업과 모집도 물안개처럼 ‘스르륵’상승하길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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