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보감-사춘기 보다 중요한 갱년기
도민보감-사춘기 보다 중요한 갱년기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1.01.10 14:50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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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권/산청 동의보감 한의원 원장
김종권/산청 동의보감 한의원 원장-사춘기 보다 중요한 갱년기

맹위를 떨치고 있는 요즘 추위에도 ‘와이리 덥노!’를 외치는 분들이 계신다. 수시로 얼굴이 붉게 달아오르고 땀이 나며 번열감(煩熱感)을 느끼거나 더웠다 추웠다 한열왕래(寒熱往來)를 호소하는 갱년기 여성들이 그 주인공이다. 이유 없이 짜증이 나고 분노를 느끼기도 하고 ‘내가 왜 이러지?’라는 생각에 우울하고 자괴감이 들기도 한다며 진료실에서 눈물을 보이는 분들도 자주 뵙게 된다.

‘갱년기(更年期)’는 새롭게 바뀌는 시기라는 뜻으로 신체가 청장년기에서 노년기로 넘어가는 시기를 뜻한다. 의학적으로는 ‘폐경이행기’가 조금 더 정확한 표현이며 폐경을 앞둔 4∼5년 전부터 폐경 후 약 1년까지 이르는 기간, 즉 우리나라 여성의 경우 평균 폐경 연령인 49.3세 전후인 약 45세~ 51세 사이를 갱년기라고 볼 수 있다. 이 시기에 특징적으로 호소하는 여러 증상들을 갱년기증후군 또는 폐경기전후장애라고 한다.

‘사춘기보다 갱년기가 더 무섭다’는 우스갯소리도 있을 정도로 갱년기증후군은 정말 다양하고 개인에 따라 심각할 정도로 아주 심하게 겪기도 하고 여러 가지 갱년기 합병증을 동반하기도 한다. 규칙적이던 월경주기가 불규칙해 지는 것으로 시작하여 주기가 60일 이상이 되면 곧 폐경을 앞둔 것으로 볼 수 있다. 가장 대표적인 증상이 안면홍조와 상열감, 야간발한은 약 80%가 호소하는 대표적인 증상이며, 심장이 두근거리고 손발이 차가워지거나 온몸 여기저기가 아프고 저리거나 벌레가 기어가는 듯한 느낌을 호소하기도 한다. 또한 쉽게 화를 내고 짜증이 잦아지며 참을성이 없어지고 불안 및 초조, 두통, 수면불량, 우울감과 건망증 등의 정신심리적인 증상을 호소하기도 한다. 갱년기가 진행되면서 빈뇨, 요실금, 과민성 방광, 위축성 질염, 질건조로 인한 성교통 등의 비뇨생식기 질환과 피부와 점막이 건조해져 피부노화가 가속되고 안구건조, 모발이 가늘어지는 등의 증상들이 수반된다.

한의학에서는 여성의 성숙과 노화의 생체시계를 숫자 7과 연관하여 파악하고 있는데, 갱년기는 7x7 즉 49세 경에 생식기능을 주관하는 장기인 신(腎)의 기능이 허(虛)해지고 임신•출산과 관련된 경락인 충맥과 임맥이 허해지는 시기로 본다. 침과 뜸, 약침, 한약복용 등으로 보신(補腎), 행기(行氣), 청열(淸熱) 등의 치료법으로 안면홍조, 발한, 두근거림, 불면증, 배뇨장애, 통증, 불안초초, 건망증 등의 증상을 개선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갱년기 여성에 좋은 한방차를 활용하시는 것도 추천한다. 가정에서 주전자에 약재 한 줌을 넣어 은은한 불에 1-2시간 뭉근히 끓이기만 하면 되기 때문에 손쉽게 활용하실 수 있다. ▲당귀차(當歸茶)-‘여성의 인삼’으로 불리는 당귀는 에스트로겐 기능을 활성화하여 안면홍조 개선 및 골다공증을 예방하며 콜라겐 합성을 증가시켜 피부노화에도 효과가 있다. ▲갈근차(葛根茶)- 칡은 석류의 265배, 콩의 30배에 달하는 식물성 에스트로겐을 함유하고 있다. 또한 근육통 감소와 혈중 콜레스테롤 감소 효과가 있어 평소 뒷목이 뻣뻣하고 고혈압과 고지혈증 소견이 있는 경우 추천한다. ▲하수오차(何首烏茶)-‘흰 머리를 검게 해준다’고 알려진 하수오는 기억력 개선, 폐경전후의 심혈관계질환과 골다공증 예방에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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