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성-동체대비(同體大悲)
진주성-동체대비(同體大悲)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1.01.10 14:52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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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봉스님/진주 여래사 주지·전 진주사암연합회 회장

동봉스님/진주 여래사 주지·전 진주사암연합회 회장-동체대비(同體大悲)


올해 불교 조계종의 최대 화두는 ‘동체대비(同體大悲)’ 정신이이다. 조계종 종정이신 진제 대종사가 신축년 새해를 맞아 발표한 법어를 통해 전국 불자와 국민들에게 “새해에는 세상의 모든 갈등과 반목, 대립과 분열을 물리치고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고 인정하는 원융(圓融)과 상생(相生)의 길로 나아갑시다. 특히 어려운 상황일수록 주위의 소외되고 그늘진 곳에서 고통 받는 이웃과 함께 합시다. 동체대비(同體大悲)의 마음으로 나 혼자의 행복이 아니라, 소외되고 그늘진 곳의 이웃과 더불어 함께하는 상생행복(相生幸福)을 만들어 갑시다”라고 설했다.

종정 스님께서 설하신 동체대비는 불·보살의 대자비를 말하는 것으로 불(佛)· 보살(菩薩)은 중생과 자신이 동일체라고 관찰하여 대자비심을 일으키므로 동체대비라고 하고, 모든 부처님은 자비로 온갖 사람들을 극락정토에 왕생하게 하기 때문에 그것은 아미타불의 자비와 본질을 같이 한다는 뜻에서 동체대비라고 하는 것이다.

동체대비는 부처님의 가르침 중에 중요한 것 중의 하나다. 동체대비는 내면 깊이 잠재한 마음을 어렵고 약한 자를 생각하는 것이며, 자비로 사랑하는 것 또한 권유나 강조가 아니라 조건 없는 나눔을 의미하는 것이다. 부처님께서 팔정도를 정하시면서 보시를 으뜸으로 하신 것도 그 때문이다. 보시란 물질뿐만 아니라 남을 위해 베풀 수 있는 모든 것을 말하기 때문에 고해에서 생활고에 어려움을 겪는 중생들의 텅 빈 가슴을 채워주기 위해서는 사랑을 나누는 것이 필요한 것이다.

그러나 자신과 인연이 없는 사람들에게 자비를 베풀기는 쉽지 않다. 가족이나 친척들이 어려우면 도와줄 수 있지만 생면부지의 사람에게 자비를 베풀고 도와주기란 쉬운일이 아니다. 그렇지만 아무런 인연도 없는 사람을 도우는 것이 부처님의 자비 정신이자 마음이요 곧 동체대비의 정신이다.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우리 모두의 심신이 지쳐가고 인성도 메말라가고 있다. 나 자신이 어렵다 보니 남을 도우기가 어려워 온정나눔이 식어가고 있다. 연말연시면 연례행사로 하는 사랑의 온도탑이 나눔이 식으면서 좀처럼 잘 오르지 않고 있다고 한다. 이런 때 일수록 자비의 마음으로 나눔에 동참하고 남을 내 몸과 같이 동체대비로써 사랑할 수 있도록 인격을 승화시켜야 한다. 올해 불교 조계종의 화두인 동체대비의 정신을 우리 모두가 새겼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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