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농업기술원 정재민 원장 “청년들이 살고 싶고 영세농 부자되는 농촌 만들겠다”
경남도농업기술원 정재민 원장 “청년들이 살고 싶고 영세농 부자되는 농촌 만들겠다”
  • 황원식기자
  • 승인 2021.01.17 16:25
  • 16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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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식 가리지 않고 직원들과 소통 강화
영세농 안정적 판로 소득과 보장 우선
귀농인 정착 교육·각종 지원에 앞장

스마트팜·가공산업·수출 활성화 등
농업 위기 극복 방안 미래 경쟁력 상승
도민과 함께 잘사는 농촌 만들기 최선
▲ 정재민 경남도농업기술원장은 “청년층의 영농 유입 유도와 귀농귀촌 하고 싶은 경남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용규기자

올해 1일자로 취임한 제24대 정재민 경남도농업기술원장은 취임 초기부터 청년층의 영농 유입 유도와 귀농귀촌 하고 싶은 경남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임기 중에 경남 영세농들이 학교급식 등 공공먹거리 공급에 참여해 안정적인 판로와 소득을 보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지난 1992년 경남도 농어촌개발과에서 첫 공직생활을 시작한 이래 농업분야에서 30여년 가까이 근무한 정재민 원장은 외부에 의한 원장 선임이라는 이례적인 인사로 관심을 받기도 했다. 이에 그는 조직의 화합을 도모하기 위해 원장실을 활짝 열어 소통과 믿음으로 직원들과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확산과 기후변화 등 그 어느 때보다 경남 농업이 힘든 시기에 취임했다는 말도 나온다. 이에 본지에서는 정재민 원장을 만나 경남 농업의 위기를 극복할 방안과 함께 경남 농업의 미래를 조망해본다. <편집자주>

-취임 소감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농업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쉬운 일로 취급받았지만 요즘 농업은 기술이 없으면 돈을 벌 수가 없는 기술 집약산업입니다. 이러한 농업기술로 경남 농업의 미래를 이끌어갈 수장이 되어 큰 영광이면서도 막중한 책임감을 느낍니다. 특히 요즘 농업·농촌을 둘러싼 여건이 그 어느 때 보다 어려운 시기이지만 전 직원과 함께 최선을 다해 이 위기를 극복하여 도정발전과 행복한 농업·농촌을 만드는 데 앞장서겠습니다.

-농업기술원에서 보면 외부에 의한 원장 선임일 텐데요. 조직의 화합을 도모할 방안은
▲농업기술원에는 연구개발국과 기술지원국, 두 개의 국이 있습니다. 양 국장을 주축으로 조직을 정비하여 업무가 원활히 추진되도록 하고 올해 목표인 ‘도민이 행복한 지속가능한 농생명산업 육성’을 위해 연구와 농촌지도, 교육사업 등에 집중하여 직원들의 역량을 한 곳으로 모으겠습니다. 아울러, 직원들과 함께하기 위해서는 소통과 믿음이 중요합니다. 언제 어느 때고 격식을 가리지 않고 직원들의 목소리를 많이 듣도록 원장실을 활짝 열어 두고 있겠으며 직원들이 열정을 가지고 일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원장 임기 중에 추진하고자 하는 역점사업은
▲경남 농업이 한 단계 더 앞서고 행복한 농업농촌을 만들고자 다섯 가지 사업을 펼치고자 합니다.

먼저, 안전먹거리 생산과 농업인 애로사항 해결에 집중하겠습니다. 기후변화에 대응한 병해충 발생 실태조사와 방제기술 연구로 병해충에 대한 선제적 대응체계를 구축하겠습니다. 또한 농약허용물질관리제도(PLS)에 대응해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농약이 신속하게 등록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둘째, 4차산업 혁명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농업 모델개발과 확산입니다. 스마트 팜은 농촌의 노동력 부족과 농산물 가격 경쟁력을 해결할 열쇠 중 하나입니다. 우리도(道) 농업 현장에 적합한 생육데이터 수집과 분석을 기반으로 상용화 기술개발을 하여 현장에 조속히 보급하겠습니다.

셋째, 이상기후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원예작물 경쟁력을 강화하는 일입니다. 전년, 유래 없는 긴 장마가 이어졌고 봄철 과수원에는 저온피해가 심각했습니다. 이를 대비하기 위해 재해예방시스템 보급과 조기경보시스템을 고도화 나가겠습니다. 또한 기후변화 적응 품종 선발과 재배기술 개발, 아열대 작물에 대한 실증연구도 지속하겠습니다.

넷째, 농촌자원을 활용해서 농업인의 삶의 질 향상에 힘쓰겠습니다. 농업인이 안전하게 일하고, 농촌이 건강한 삶의 터전이 되도록 농작업 위험요소를 개선하고 고령화에 따른 맞춤형 소일거리 발굴로 건강한 공동체를 만들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끝으로, 농업 현장에 필요한 인재를 육성하는 일입니다. 고령화되고 농촌소멸 위기에 대응하여 농업·농촌을 이끌고 지속시킬 젊은 인력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경남 청년농업인 영농정착지원 자문위원단을 구성하고, 청년층의 영농유입을 유도 할 수 있도록 아이디어를 활용한 창업모델 발굴사업과 청년농업인대학 등을 운영 등 청년 네트워크를 구성을 통한 교류가 원활히 되도록 하겠습니다.

정재민 경남농업기술원장이 경남도 유용곤충연구소 현판식에 참가해 곤충산업지원센터 전반을 둘러보고 있다.
정재민 경남농업기술원장이 경남도 유용곤충연구소 현판식에 참가해 곤충산업지원센터 전반을 둘러보고 있다.

-경남 농업의 경쟁력 확보 방안은
▲먼저 ‘스마트 팜’기술 보급입니다. 최근 고령화, 개방화, 신규 농(農) 진입 부족 등으로 우리의 농산업이 약화 되어있는데, 이를 타파할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 ‘스마트 팜’입니다. 우리는 4차 산업혁명을 접목한 스마트 팜 기술을 정립하고 농업인에게 보급하는데 집중하겠습니다.

둘째, 농산물 수출 활성화입니다. 우리 도는 농산물 수출 1위를 달성하고 있는 곳입니다. 우리 원에서 개발한 신선농산물 신선도유지기술을 이용하면 농산물의 저장성 향상으로 수입국에 더욱 신선한 농산물을 제공함으로써 소비 증가와 수출 물량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 됩니다.

셋째, 농산물 가공 산업 활성화입니다. 농산물은 조금만 많이 생산되어도 가격이 급락하는 등 출하량에 따른 가격변화가 심하고 생과에 비해 가공·소비 비율이 매우 낮습니다. 따라서 다양한 가공품을 개발·보급하고 시·군 농산물종합가공센터의 창업보육을 통해 소규모 창업 기술지원에 힘을 쏟고, 지역대학, 중소기업, 선도농업인 등과 연대하고, 성공사례를 지속해서 발굴하여 확산토록 하겠습니다.

-임기 중 가장 하고 싶은 일은
▲우리도는 영세농의 비중이 높아 농업소득이 타도에 비해 많이 낮은 편입니다. 그래서 다품목 소량생산에 더 적합한 영세농이 학교급식 등 공공급식에 참여토록 함으로써 안정적인 판로와 소득을 보장 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우리 농업기술원에서는 이런 공공 먹거리 공급체계에 영세농이 잘 편입될 수 있도록 지도하고 연중 농산물이 고르게 생산될 수 있는 작부체계와 안정적이고 안전한 먹거리 생산체계구축에 적극 노력하겠습니다.


-인구소멸로 농촌사회에 위기감이 커지고 있는데 귀농·귀촌 확대와 안정적인 안착을 위한 정책이 있다면
▲경남도 인구소멸 고위험 지역은 5곳(의령·남해·하동·산청·합천)이며 모두 농촌지역으로 인구유입이 잘 되지 않는 곳입니다. 하지만 최근 농업이 블루오션 산업으로 떠오르면서 포스터 코로나시대 도시민들의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농업기술원에서는 귀농하시고자 하는 분들을 위한 다양한 신규농업인 영농기초기술교육과 필요한 기술을 배울 수 있도록 선도 농가와 1:1 매칭해주는 현장실습교육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또한, 귀농인들의 창업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기초부터 심화 교육 실시로 소규모 창업실행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그리고 올해 다양한 귀촌 정책을 수립하고 운영할 귀촌지원혁신TF팀이 설치 운영되고 있으므로 협업하여 상승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경남농업기술원 이전의 기대효과와 현재 진척 상황은
▲농업기술원 이전을 통해 스마트팜과 같은 첨단 농업기술과 기후변화 대응 기술개발 등 경남의 지속가능한 농업 육성을 위한 연구기반이 확충될 것이며 경남 미래농업 100년을 준비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농업기술원 이전사업은 2014년 이전 기본계획을 수립한 후 2018년 2월까지 타당성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완료하고, 2016년 12월 토지거래계약허가구역을 지정했으며, 2019년 4월 지방재정투자심사에서 조건부 승인을 통보 받음으로써 이전을 위한 행정절차를 모두 마쳤습니다.

현재 사업의 본격 추진을 위한 토목 및 건축에 대한 실시설계를 추진 중에 있으며, 올해부터 내년까지 토지 보상을 실시하고, 2022년 하반기부터 토목공사와 건축공사를 병행하여 추진함으로서 2026년 6월까지 이전을 완료할 계획입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활용 등 기술이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농업에서도 이런 기술들이 반영이 되고 있는지
▲인공지능(AI)을 이용한 품질관리 및 수확예측, 사물인터넷(IoT)을 이용한 생산 모니터링, 로봇공학 기술을 이용한 생산 자동화 등 농업분야 4차 산업혁명은 이미 빠르게 진행 중입니다. 농업기술원은 농업 분야 인공지능 활용을 위한 빅데이터를 수집 축적하고, 냉난방 에너지 등 투입비용을 절감, 자연에너지를 활용한 뉴그린온실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이 농업분야 4차 산업혁명 기술 연구와 더불어 농업현장에 보급하는 일이 중요합니다.

현재 농업기술원에는 최첨단 스마트팜 기술이 집약된 ATEC(Agriculture Technology Education Center)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농가들이 직접 조작하고 배워서 본인의 농장에 활용 되도록 교육을 하고 있어 타도 보다 스마트팜 기술이 선제적으로 농가에 보급되고 있습니다. 아울러, 지난 10월 첫 삽을 뜬 ‘스마트 팜 혁신밸리’가 완공되면 더욱 빠르게 농업환경과 기술변화에 신속 대응하여 농업경쟁력이 강화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최근 늘어나고 있는 팜스테이(농장체험을 할 수 있는 시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전년도 발생한 코로나19로 인해 농촌체험마을과 체험농장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농업·농촌 체험 등 농촌관광은 2019년까지 매년 증가해 왔습니다. 과거에는 단순히 농촌에서 농산물을 수확하고 맛보는 체험에서 이제는 농촌에서 학교 수업에 나오는 주제들을 현장에서 배우는 교육농장과 농촌에서 몸과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치유농장 등 다양한 분야가 결합된 체험으로 질적인 성장을 해오고 있습니다. 농촌체험은 단순한 농업의 경영수단이 아니라 농업·농촌에 친근한 소비자를 만들어 가는 과정이라 생각합니다. 아이들이 어린 시절부터 농업과 농촌에 친근해 지면 어른이 되었을 때는 우리 농산물을 이용하는 올바른 소비자가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미 유럽 등 해외 선진국에서는 이러한 부분을 농업인들과 정부에서 잘 이해하고 실천하고 있습니다. 도시민들이 농업·농촌의 공익적 가치를 이해하며 상생할 수 있고, 아이들이 자신의 먹거리에 대해 올바르게 이해하는 과정 이것이 농촌체험의 본질입니다.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이러한 농업·농촌 체험분야가 발전할 수 있도록 연구과 현장 소통을 강화해 나가겠습니다.

-경남도 농정국장을 지내서 잘 알겠지만, 경남 농업의 본산이 경남도농업기술원과 경남도 농정국으로 이원화돼 있는데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방안은
▲농정국은 농산·축산·수리·식품·농촌개발·유통 등 농업정책을 입안하고 펼치는 곳이고요. 농업기술원은 농업농촌에 대한 과학기술의 연구개발, 보급과 농촌지도·교육훈련을 하는 곳입니다. 두 개 기관의 역할이 다르지만 서로 비슷한 분야에서 다양한 시각으로 바라보며 일을 하므로 직원들의 적극적인 협력과 교류를 통해 연구개발 물과 농업정책의 융합을 통해 더욱 발전된 결과물이 나올 것으로 생각합니다. 따라서 저의 농업행정 경험을 바탕으로 연구·개발된 농업기술을 현장에 접목시켜 경상남도 농업 발전을 이루도록 하겠습니다.

-농업인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지난 2019년 농가소득을 보면 3700만원 정도로 전국 4100만원에 비해 낮습니다. 이를 극복하고 소득을 높일 수 있는 것이 농업기술이라 생각합니다. 따라서 농업인이 소득을 높일 수 지역 맞춤형 품종과 현장 활용기술 개발, 안전한 먹거리 생산에 역량을 쏟도록 하겠습니다. 아울러, 연구·개발된 생산성 높은 농업기술을 농가에 신속 보급하고 농업현장 애로사항을 해결하는 등 농업인과 함께 동행 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농업인들께서도 농업기술원을 믿고 함께 하신다면 농가소득은 4000만원을 넘어 5000만원을 달성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경상남도농업기술원은 디지털 시대 대한민국 농업을 선도하는 농업·농촌을 만들 것을 다짐하면서 전 직원이 소통하고 도민과 함께 잘사는 농업·농촌을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제24대 정재민 경남도농업기술원장은 1992년 도청 농어촌개발과에서 첫 공직생활을 시작한 이래 농업정책과장, 농수산해양국장, 농정국장으로 농업분야에서 30여 년 가까이 근무하며 경남도의 농업정책 역량강화에 주력 해 왔다. 황원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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