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칼럼-서로를 응원하며
도민칼럼-서로를 응원하며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1.01.18 15:55
  • 14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길인숙/진주보건대학교 간호학부 교수
길인숙/진주보건대학교 간호학부 교수-서로를 응원하며

2020년의 갑작스런 바이러스 팬데믹은 지구를 멈추게 하고 우리의 물리적 심리적 위축을 야기했다. 그러면서 무엇인가를 이루기 위해 늘 몸을 바쁘게 움직이던 우리를 가만히 존재하게 만들었다. 몇 해 동안 지속적으로 해 오던 해외봉사활동도 중단되었다.

그러나 학교는 학생의 등교유무에 무관하게 매우 분주했다. 온라인 수업을 하기 위해 오프라인 수업보다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았고 무엇보다 생소했던 온라인 수업에 도전하는 것도 새로운 모험이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이제는 어떤 상황에도 대처할 수 있을 것 같은 마음가짐은 갖춰졌다. 그러면서도 이면에는 2021년도에 어떤 시간이 우리에게 다가올까 불안감도 없지 않았다. 당연시했던 일상이 변화되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TV에서 우연히 노래경연프로그램을 보면서 새로운 도전에 대한 두려움이 경감되었다. 작년에 갑자기 인기를 몰았던 트로트가 너무 남발되어 식상해질 즈음 어디에 있었을까 싶은 탁월한 능력을 가진 무명가수들의 등장을 보며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그 프로그램에 등장한 무명가수들의 노래하는 모습은 단순히 노래만 잘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과거와 힘들었던 과정이 응축되어 고스란히 투영되었다. 그리고 어려웠던 시간을 소신껏 인내하고 견딘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노래를 하기 위해 끊임없이 무엇인가를 하고 오랜 시간동안 견뎌 온 내공이 한편의 드라마처럼 느껴졌다.

등장하는 무명가수들의 다양한 숨은 이야기들은 동시대에 같이 살고 있는 나의 삶도 되돌아보며 짠한 마음과 함께 정직하고 진지한 생각에 잠기게 했다. 그리고 누구에게 보여주는 것이 아닌 노래에 대한 그들의 소중한 진심이 감동으로 다가왔다. 경연이라 상대방을 이기는 것이 목표인데, 등장하는 가수들은 새로운 장르에 대한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고 매우 당당했고 고집스런 소신이 엿보였다. 오랫동안 그와 같은 도전을 해봤던 심사위원들의 진심어린 조언과 공감들은 따뜻한 에너지와 함께 폭넓은 계획을 세우도록 이끌어주었다.

우리가 어떤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 노력하다보면 현실과 타협하게 되는 경우가 더 많다. 편안함을 포기하고 그 목표에만 매진하는 것이 쉽지 않고 주변의 시선도 무시할 수 없다. 그러나 두려움을 극복하고 새로운 도전을 하는 그 태도에서 오히려 내가 응원을 받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2021년을 어떻게 보내면 될까. 공기처럼 당연하게 받아들였던 일상의 변화는 우리를 위축시키고 마음의 내면을 들여다보게 하였다. 또한 타인들의 삶에도 공감하고 열심히 살아내는 사람들을 통해 위안을 받고 힘도 얻게 변화시켰다. 그동안에는 각자 열심히 살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서로를 응원하면서 다함께 어려움을 이겨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새해를 맞아 새로 만나게 될 학생들에게도 격려와 응원을 주는 한 해를 만들어봐야겠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