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은 도전이다(2) - ‘호밀밭의 파수꾼’ 권일룡 대표, 목성문 감독
창업은 도전이다(2) - ‘호밀밭의 파수꾼’ 권일룡 대표, 목성문 감독
  • 황원식기자
  • 승인 2021.01.25 18:06
  • 16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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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의 숨은 이야기 소재들이 3D 애니메이션으로 재탄생하다
▲ 경남콘텐츠기업지원센터에 입주한 ‘호밀밭의 파수꾼’ 직원들과 권일룡 대표(사진 맨 오른쪽), 목성문 감독(사진 맨 왼쪽).

마산 진동·사천 비토섬·의령 한우산 등

경남지역 문화원형 활용한 캐릭터 등장
도내 유일한 3D 애니메이션 제작 업체

김해 경남콘텐츠기업육성센터 입주 기업
굿즈·홍보 영상 제작·CG 강의로 수익
한국의 픽사 꿈 꿔…작가들 지원에 최선


마산 진동의 특산물인 해산물 미더덕, 오만둥이 등을 의인화한 애니메이션이 곧 나온다.

경남 유일의 3D애니메이션 제작 업체인 ‘호밀밭의 파수꾼’은 경남을 배경으로 한 애니메이션을 제작하고 있다.

‘호밀밭의 파수꾼’ 권일용 대표(37)와 목성문 감독(47)은 “경남에는 우리가 몰랐던 신비하고 재밌는 이야기들이 많이 있다”며 회사 초기때부터 경남의 이야기를 콘텐츠 소재로 하겠다는 계획으로 회사를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CG등 영상에 관심이 많았던 권 대표는 대학교 재학 당시 대학 교수였던 목 감독과 마음이 맞아 동업하기로 했다. 이들은 창원 상남동의 종합 프로덕션에서 영화를 만들려고 했으나 인프라 및 자본이 부족해 애니메이션으로 전향했다.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도중 경남도가 이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호밀밭의 파수꾼은 지난 2018년 경남문화예술진흥원의 지원 사업에 선정되면서 입주 공간 등 환경을 제공받으면 본편 제작에 나섰다. 주력 작품인 ‘캘리포니아 비치’는 현재 5편(편당 30~60초 분량) 이상을 제작한 상태이며 일부 수정작업에 있다.

수도권에 비해 CG기술 등 애니메이션 산업의 불모지나 다름없는 경남에서 어떻게 이런 도전을 하기로 마음먹었을까. 예능라디오 팟캐스트 ‘창업몬’ 시즌3 녹화가 진행되던 경남대학교 후문 근처 카페에서 권일용 대표를 만나 사업 이야기를 들었다.

애니메이션 제작 중인 ‘호밀밭의 파수꾼’ 직원들.
애니메이션 제작 중인 ‘호밀밭의 파수꾼’ 직원들.

◆경남 해산물이 주인공인 애니메이션

-기업소개와 어떤 일을 하는지 소개 해주세요.
▲저희는 애니메이션·영화 등 3D 콘텐츠 제작업체입니다. 주로 경남지역의 문화 원형 콘텐츠를 현대적으로 다시 리뉴얼합니다. 지금은 김해에 있는 경남콘텐츠기업지원센터 407호에 입주해 있습니다. 스타트업을 시작한 지는 1년 조금 넘고, 팀원들이 많지 않기 때문에 다른 메인 스튜디오에 비해 작업 속도는 조금 떨어지는 편입니다.

-지금 준비중인 3D 애니메이션 작품을 설명해주세요.
▲2019년도에 시작한 ‘캘리포니아 비치’(이하 캘비)라는 작품입니다. 해산물인 미더덕과 오만둥이를 의인화 한 캐릭터를 만들었습니다. 말미잘, 소라게, 멍게 등 다양한 해산물 캐릭터도 존재합니다. ‘캘비’는 마산 진동이 고향인 미더덕과 오만둥이가 신비한 폭풍에 휘말려 알 수 없는 해변에 표류하게 되면서 겪는 좌충우돌 이야기입니다. 이런 컨셉과 캐릭터들은 우연히 마산 진동을 지나가는데 미더덕과 오만둥이 조형물을 발견해 영감을 받아서 만들게 됐습니다.

3D애니메이션 캘리포니아 비치의 주인공 미더덕과 오만둥이.
3D애니메이션 캘리포니아 비치의 주인공 미더덕과 오만둥이.

-캘리포니아 비치를 보니 별주부(자라)도 있던데요. 혹시 별주부전 하고도 관련이 있나요?
▲마블(MARVEL)처럼 각각의 이야기가 섞인 콜라보 같은 개념으로 생각했습니다. ‘캘비’는 현재 30초짜리 유튜브 용으로 해서 5편정도 완성했습니다. 지금 현재 외부 피드백을 받으며 수정중이고, 올해 상반기 채널을 오픈해서 월 혹은 주마다 올릴 계획입니다. 저희는 국내는 물론 해외진출까지 생각하고 있으며 비언어적 콘텐츠로 해외에서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글로벌 프로젝트로 제작하고 있습니다.

◆볼모지 개척한다는 마음으로

-경남에서 콘텐츠 기업을 찾기가 하늘의 별따기인데요. 사실 경남에서 애니메이션 사업을 한다는 것은 ‘맨땅에 헤딩’이라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왜 이 사업을 경남에서 하는 지 궁금합니다.
▲저희가 애니메이션을 하는 경남에서 유일한 업체일 것입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조사를 했는데 저희 말고는 없었습니다. 힘들기는 하지만 그래도 한번 해보자는 마음으로 하고 있습니다.

같이 창업한 목성문 감독님과는 동업자관계입니다. 그분과 처음에는 창원 상남동의 종합 프로덕션에서 시작했습니다. 첫 사업을 계획했던 2008년 당시에는 단편영화를 만들려 했습니다. 하지만 인프라·자본이 부족해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지난 2010년부터 3D 캐릭터를 활용한 애니메이션을 해보기로 했습니다.

부산의 한 콘텐츠 회사에서도 근무를 했었는데 지난 2018년 경남문화예술진흥원에서 ‘경남으로 와서 같이 헤보자’는 스카우트 제의를 받았습니다. 고민하던 중 경남에 콘텐츠를 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많은 점이 긍정적으로 작용했습니다.

경남의 이야기들을 소재로 작품을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캘비’도 마산이 배경이며 저희가 현재 준비하고 있는 신별주부전은 사천의 비토섬이 배경이고, 의령군 한우산의 도깨비 설화를 소재로 한 작품도 준비중입니다.

저희는 역으로 “왜 애니메이션은 수도권에서만 할 수 있냐”고 묻고 싶습니다. 경남에서 시작해서 서울로 진출할 수도 있고, 영남권에서도 경남콘텐츠코리아랩을 비롯해 콘텐츠 사업을 많이 하려는 의지도 있었습니다.

지난 2019년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넥스크콘텐츠페어에서 선보인 캘리포니아 비치.
지난 2019년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넥스크콘텐츠페어에서 선보인 캘리포니아 비치.

◆굿즈·홍보 영상 제작과 외부 강의 등 수익

-그래도 수익이 있어야 할텐데요.
▲아직까지는 순수 애니메션만으로는 수입이 적은 것이 현실입니다. 그래서 굿즈, 완구, 문구를 만들고 있습니다. 작품 편수가 쌓이고 홍보가 잘되면 파생상품들도 잘 나 갈 것 이라 보고 있습니다.

투자기관에서 ‘수익이 있냐’고 물으면 대답이 힘들 긴 합니다. 애니메이션의 경우 음식을 예를 들면, 인스턴드 음식처럼 바로 먹는 음식 보단 장시간의 공을 드려 만드는 한식 있듯이 시간과 기술을 넣어야 되는 작품입니다. 그래서 현재 회사의 수익 대부분은 외주와 강의를 진행하여 수익을 창출 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저희 캐릭터를 할용해 정부기관의 홍보 영상이나 관련 홍보물등을 제작하여 판매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또한 제작팀원들은 경남, 부산지역의 인원을 육성하여 현재 호밀밭의 파수꾼 스튜디오를 키워가고 있습니다. 핵심 팀원들을 소개합니다. 사무실 살림꾼 정진희pd(29), 제작 마스터 김우헌 애니메이터 팀장(28), 집나갔다 돌아온 박현호(28) 후반 팀장, 영상과 기획을 담당한 김덕우 모델러(27)팀장들이 호밀밭의 파수꾼에서 함께 꿈을 키워 가고 있습니다. 사무실은 CG가 좋다면 누구나 즐길수 있는 미국의 픽사(Pixar)처럼 호밀밭의 스튜디오도 제작 시스템을 갖추고 있습니다.

코리아스타트업 테크쇼에서 권일룡 대표(왼쪽 두번째)가 김경수 도지사, 허성무 창원시장, 윤치원 경남문화예술진흥원장과 기념사진 모습.
코리아스타트업 테크쇼에서 권일룡 대표(왼쪽 두번째)가 김경수 도지사, 허성무 창원시장, 윤치원 경남문화예술진흥원장과 기념사진 모습.

◆넷플릭스 · 왓챠 등 달라진 플랫폼 환경

-OTT서비스가 대중화되면서 달라진 것이 있나요?
▲저희 입장에서 상황이 좋아지고 있습니다. 넷플릭스, SK브로드밴드, 디즈니 플러스 등 플랫폼들이 경쟁하고 있어서 이런 곳에 메일을 보내면 바로 연락이 오는 구조입니다. 이후 만나서 제작 편수 여부를 협의하고 협상합니다. 방송국 같은 경우는 편수가 정해져 있어서 10분짜리 26편 시즌제로 진행하니 많은 자본이 필요합니다. OTT는 그런 면에서는 방송국보다 자유롭습니다. 즉 지금 우리가 만들어진 것만 올리면 되니 더 좋아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처음에는 작업을 하고 돈을 못 받은 경우도 허다했습니다.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겠지만 3D라는 분야는 각 파트마다 전부 깊고 넓습니다. 전문적 교육을 찾기도 힘듭니다. 진행과정에서도 각자가 애니메이션 제작의 파이프 라인을 다 알고 있어야 합니다. 분명 제작 과정이 쉽지는 않지만 만들고 나면 그만큼 뿌듯한 것이 3D애니메이션입니다.

호밀밭의 파수꾼 홈페이지는 인터넷에서 ‘호밀밭의 파수꾼 권일용’이라고 검색하면 나온다. ‘포스트큐브’라는 네이버카페도 있다. ‘호밀밭의 파수꾼’에 대한 더 자세한 이야기는 ‘팟캐스트 창업몬 시즌3’ 에피소드애서 들을 수 있다. 황원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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