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대통령 명절 선물을 소외된 약자에게 베풀자
세상사는 이야기-대통령 명절 선물을 소외된 약자에게 베풀자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1.02.01 15:52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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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동/수필가
김창동/수필가-대통령 명절 선물을 소외된 약자에게 베풀자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선물을 주고받는 것은 인간관계를 발전시키는 윤활유 역할을 하는 좋은 미덕이 될 수 있다. 우리나라는 예부터 설, 추석 같은 명절 때 가진 자들은 베풀어서 좋고, 가난한 자는 풍성함의 즐거움을 함께 나누어서 좋은 미풍양속이 아직도 전해오고 있다.

민족 최대의 명절인 설날을(2월12일) 곧 맞이하게 된다. 매년 맞는 설이지만 올해는 상황이 예년과 많이 다르다. 돌이켜 보면 코로나19는 근 1년째 지속되어 우리의 삶을 오롯이 앗아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람과 사람이 거리를 두어 관계가 단절되고, 경제는 성장을 멈췄다. 이로 인해 누군가는 오랜 직장을 등져야 했으며 누군가는 평생 일구어 놓은 가게 문을 닫았다.

고향의 부모님이나 친지 등 감사의 마음을 전해야 할 분들을 찾아가려는 사람, 반대로 맞이하는 사람은 마음이 편치 않다. 코로나19 감염 우려 때문이다. 부모님과 친지들이 고향을 찾으려는 자식들을 극구 말렸다는 이야기가 이제 낯설지 않다.

명절이 되면 대통령을 비롯한 사회지도층에 있는 분들이 주변에 선물을 주고받는다. 필자가 아는 지인도 현역에 있을 때는 명절에 선물이 쏟아져 들어 왔다는 이야기를 들은 바 있다. 지금도 명절을 앞두고 위정자들을 비롯한 사회지도층의 사무실에는 선물을 전달하려는 사람들로 문전성시를 이루는 장면을 매스컴을 통해 심심찮게 목격한다. 그런데 그 선물을 분배하는 과정의 보도에 씁쓸함과 아쉬움이 남는 것은 비단 나만의 느낌일까. 명절이 되면 사회적 그늘진 곳의 약자들은 상대적 박탈감과 위화감으로 즐거워야 할 명절이 남몰래 한스런 고통을 감내하는 우울한 날이 되고 만다.

한 번쯤 우리 자신의 내면에도 침잠해 보자. 이기와 탐욕, 거짓을 떨치고 돈과 권력을 향한 무한욕망과 무한집착에서 벗어나 마음 한쪽을 비워보자. 숨 쉴 틈조차 없는 속도의 시대에 잠시 비켜나 가만히 멈춰 서서 자신을 바라볼 시간도 필요하다.

그래서 감히 제언하고자 한다. 대통령을 비롯한 사회지도층에서 베푸는 선물을 이번 설 명절에는 소외된 사회적 약자들에게 몽땅 베풀었으면 한다. 그리하여 그들에게도 어제보단 오늘이 좀 더 나을 것이라는 희망을 갖게 하자. 세상살이가 힘들더라도 가시 같은 탐욕과 지나친 이기에서 한 발짝만 물러나 세상을 바라보는 여유를 갖게 하자. 세상사는 게 아무리 지치고 퍽퍽하더라도 용기를 잃지 말게 하자. 이웃을 염려하고 배려하는 마음과 자신보다 더 춥고 외로운 사람들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줄 수 있도록 하자. 함께 산다는 것은 나를 사랑하듯 남의 소중함을 알고 더불어 살게 하자.

이렇게 된다면 언뜻 암흑 같고 미움과 불신의 절망스럽게 느껴지던 세상도 한순간 밝아지고, 사라졌던 희망의 소리도 암울한 침묵을 깨고 다시 들려 올 것이다. 그 희망을 꺼내어 이웃들과 골고루 나누어 가질 때, 우리 모두 조금씩 덜 가지고, 한 뼘씩 양보하는 절제의 미덕이 사회 전반에 퍼질 때 우리 사회는 침침하고 우울한 분위기에서 벗어나 계층 간, 세대 간 갈등이 아닌 더불어 호흡하고 공생하는 사랑이 넘치는 더 밝고 아름다운 사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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