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종교와 정치를 철저히 분리하자
칼럼-종교와 정치를 철저히 분리하자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1.02.02 15:12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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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산스님/진주 문산 여래암 주지

범산스님/진주 문산 여래암 주지-종교와 정치를 철저히 분리하자


우리나라가 더욱 멋진 민주국가로 발전하려면 종교와 정치는 철저히 분리되어야 한다.

종교인들은 정치와 결탁하지 말고, 사회의 갈등과 반목을 치유하는 데 적극 앞장서도록 하자. 개인의 목적달성을 위하여 정치와 결탁하면 사회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지게 될 것이다.

만약 정치인이 종교인에게 접근해오면 의구심(疑懼心)을 갖고 철저히 경계하여야한다.

일부종교인 중에는 정치권과 야합해 자신의 욕심을 챙겨가다가 비판여론이 쏟아지면 재빨리 종교라는 용어 뒤에 숨어버린다. ‘정치인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단어가 거짓말이라고 한다’함량미달의 정치인들은 “무엇을 해 주겠다”, “다리를 놓아 주겠다”며 거짓 약속을 남발하며 국민들의 눈을 속이기 일쑤다. 만약 종교인이 정치인과 야합하면 국민들의 호된 비판과 외면을 당하게 된다. 그런 일이 계속되면 국민들의 반감과 이탈까지 가져올 수 있다.

종교인의 언행에는 ‘도덕적 권위’가 갖추어져 있어야한다. 그 기본적 조건이 충족되지 않은 상태에서 정치와 야합을 하면 자신의 종교에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오게 되며, 일부는 종교를 떠나는 상황도 올 것이며, 비(非)종교인들로부터 거센 반발을 불러올 수도 있다.

종교조직은 오직 도덕적 권위 때문에 힘을 갖는다. 4월 재보궐선거와 내년의 대통령선거, 지방자치선거등 주요 정치 일정이오면 정치인들이 스님들을 찾아 ‘표’를 호소하면서 “무엇을 도와드릴까요?”라고 말할 수도 있다. 그러나 민원부탁은 하지 말고, 덕담이나 한마디해주며 출가자의 도덕적 권위를 지키도록 하자. 진실성이 없는 정치인은 믿지 마라.

그들이 우리를 저버릴 수도 있기 때문에 그들을 돕는 것은 약이 아닌 독이 될 수도 있다.

사냥꾼은 개로써 토끼를 잡지만, 아첨꾼은 칭찬으로써 우둔한 자를 사냥한 것이다.

그들은 앞에서는 겸손한척하며 무엇이든 다 들어줄 것처럼 말하지만, 속으로는 열심히 결점을 찾고 있음도 알아야한다. 정치인들은 종교를 정치에 활용하지 말고, 양심껏 “정치만 잘해서 국민들을 편하게 하면 된다” 그리고 아무리 권력에 도취되어 있더라도 결코 ‘트럼프’ 같은 사람은 되지 말기를 부탁한다. 그러면 자신과 많은 사람들이 파멸에 이르게 된다.

정치란 서로간의 의견과 이해관계를 둘러싼 다툼을 해결하는 과정이며, ‘이익의 조정’이다. 불교는 오는 사람막지 않고, 가는 사람 붙잡지 않는다. 그래서 정치인들이 찾아오거나 사찰행사에 참석하는 것도 막지는 않는다. 그저 양심적인 정치인을 속으로 응원할 뿐이다.

고위공직자나 국회의원들은 자신들의 이익을 양보하고, 국민들의 이익을 증장시키는 일에 전념하길 바란다. 그래서 죽고 난 뒤에 남긴 재산은 없더라도 훌륭하게 지성을 갖춘 자식들을 유산으로 남겨서, 그들이 공정하고 청렴한 관리가 되도록 한다면 그보다 더 훌륭한 유산은 없을 것이다. 고위직일수록 뇌물을 탐하거나 사리사욕으로 법을 어기지 말기 바란다.

권력과 지위를 앞세워 자신의 욕심을 채우고자, 남을 해치거나 모함도 하지 말아야한다.

‘돈과 명예’ 때문에 양심이 바닥을 치면, 주변사람들은 모두 떠나고 만다. 고위직일수록 법과 제도를 따르고, 교만과 방종에 빠지지 않도록 조심하여,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진흙에 물들지 않는 연꽃처럼’ 자유롭게 살아가라. 우리 모두는 서로를 존중하면서 모든 언행을 살얼음 위를 걷듯 조심하며 살아가자. 이제는 경쟁자를 모함하거나 누명을 씌우면서 허위로 속이는 일은 없어져야한다. 그리고 종교와 정치를 철저히 분리하여 국민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어떻게 하면 조금이나마 덜어줄 수 있는가를 함께 고민하며 살아가자.

종교인들의 참 가치는 슬픈 사람의 눈물을 닦아주고, 그 한 숨을 껴안아주는 데 있다.

 

 

 

 

 

범산스님 유튜브 채널: https://www.youtube.com/channel/UCJS92uFeSxvDzKJMRUi2L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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