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집-지방소멸 위기 대책은 없나 (6)농촌 소규모 학교 살리기
신년특집-지방소멸 위기 대책은 없나 (6)농촌 소규모 학교 살리기
  • 강미영기자
  • 승인 2021.02.07 17:38
  • 1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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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색있는 교육과정이 경쟁력”

맞춤형 방과후 프로그램·생태체험 등 학부모 관심
도-교육청, 통학문제·이주민 정주여건 개선 등 추진

경남 농어촌지역 학교를 중심으로 초등생이 줄어들면서 도시와 농촌 학교의 격차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5월 기준 경남의 폐교 수는 582개였다. 올해 고성 영현초, 밀양 산내남명초, 하동 양보초 등 13개 농어촌 지역 초등학교는 신입생이 단 한 명도 없었다. 농어촌 지역은 하나 둘 폐교되고 있지만 인구가 밀집된 신도시는 학교를 신설하는 추세이다.


텅 빈 시골 교실을 채우기 위해 경남도와 경남교육청은 전국 최초로 교육자치와 행정자치의 통합행정 사업인 ‘경남 작은학교 살리기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먼저 도교육청과 학교는 ▲교육비 무상 제공 ▲학생 수요 반영 방과후프로그램 ▲생태체험교육 ▲학교공간 재구조화 등을 추진하면서 작은학교만의 특색을 살리기 위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도와 군은 ▲임대용 공동주택 건립·제공 ▲빈집 지원 ▲귀농·귀촌 사업 지원 ▲일자리 알선 등을 마련해 이주민이 편히 정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작은학교에 대해 늘어나는 수요와 관심

이러한 노력으로 함양 서하초와 진주 진성초는 학생 수가 대폭 늘면서 성공적인 작은학교 살리기 사례가 됐다.

작은학교에 대한 입소문과 더불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는 작은학교에게 전화위복, 하나의 기회가 됐다. 원격수업으로 수업일수가 줄어들면서 학생 수가 적은 작은학교는 등교수업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부각됐기 때문이다.

진주교육지원청 김지수 장학사는 이러한 현상에 대해 “2017년부터 광역 통학구역을 지정하면서 작은학교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증가했고, 이번 코로나19 영향으로 돌봄 기능의 역할도 두드러졌다. 자녀를 키우는 부모들은 아이들이 앞으로 다가올 미래사회에 적응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길 바란다. 학교라는 공동체 속에서 자신의 생각을 나타내면서 타인과 협업하는 의사소통 능력 등을 원하는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작은학교’가 학생과 교사와의 관계 참여 기회가 높다는 점이 주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양질의 방과후프로그램과 생태체험학습 등 가정과 학원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작은학교만의 활동을 마련해 학교가 학생에게 제공하는 교육의 폭을 넓히며 학생과 학부모의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남아있는 ‘통학’ 문제

면지역 작은 학교 활성화를 위해 실시하는 ‘초등학교 광역 통학구역’은 도심지 과대·과밀 학교 초등학생이 면지역의 작은 학교로 주소이전 없이 전·입학이 가능하게 하는 제도이다. 하지만 광역 통학구역 마련을 통해 행정적·재정적 지원을 마련했음에도 불구하고 물리적 거리는 여전히 학부모들에게 골칫거리로 남아있다. 작은학교로 향하는 발걸음을 주저하게 만드는 근본적인 요소인 것이다.

창원 한 학부모는 “회사를 지원할 때와 비슷하다. 다양한 프로그램과 좋은 시설이 있어도 통학이 오래 걸리면 고려 대상에서 제일 먼저 제외된다. 특히 초등학생은 장시간 차량을 탑승하는 걸 버거워해 더욱 그렇다”고 밝혔다.

진주 사봉초는 올해 광역 통학구역 신입생이 7명이었으나 이반성초는 입학생 중 광역 통학구역 학생은 없었다. 통학버스를 마련한다 해도 4~50분 가량 걸리는 등하교 시간은 학생과 학부모 모두에게 부담되기 때문이다.

이반성초 유재석 교감은 “이반성초의 경우 질 좋은 방과후프로그램을 확보하는데 힘쓰고 있다. 지난해 3개 프로그램을 늘렸으며 원어민 교사 유치를 통한 영어 교육 활성화를 도모하고 있다. 또, 광역 통학구역이 확대되면서 통학버스를 혁신도시까지 운행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통학시간이 오래 걸려 학부모들이 입학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함양 서하초의 경우 일자리와 집을 마련해주는 방식을 성공하면서 기적의 학교가 됐지만 모든 학교가 벤치마킹 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춘 건 아니다.

이를 위해 도와 교육청은 현재 작은학교의 통학편의 제공을 위한 해결책을 마련하는 중이다. 또, 올해부터 한국토지주택공사(LH)도 작은학교 살리기 사업에 참여해 농촌 면지역 작은학교 주변 주거복지 서비스를 지원하면서 이주민 정주여건 조성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강미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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