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칼럼-효도는 오늘 해야
도민칼럼-효도는 오늘 해야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1.02.08 14:57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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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병선/시조시인·작가
강병선/시조시인·작가-효도는 오늘 해야

낳실제 괴로움 다 잊으시고 기르실 제 애쓰는 마음, 부모님의 은혜는 어이 말로 표현하겠는가. 이제는 부모님이 안 계시는 자네의 처지와 나의 처지가 같네. 그리고 우리처럼 나이 많은 사람들은 보릿고개 넘던 시절에 사람 사는 모양이 네 나 내나 모두 별반 다른 사람이 있겠는가. 이제는 내 앞길이 중요하다네. 과거는 지나간 것. 흘러간 물이라네. 현재는 최선을 다하는 것. 오늘은 아낌없이 남기고 가는 것이라고 말하고 싶네. 건강이 제일이고 행복이 다음이라 한다네. 건강하게 행복한 삶을 사는 것도 중요한 효도라네.

어느 문학 카페에 내가 쓴 부모님 은혜와 효도에 관한 글을 보고 친구가 댓글로 나를 위로하며 격려해준 말이다. 이미 돌아가신 부모님에게 잘 모시지 못한 것을 애통해하지 말고, 건강하게 열심히 사는 것이 돌아가신 부모님에게 효도하는 것이라는 친구의 위로 글이다.

나는 친구들과 술자리에서 어머니에게 받은 사랑과 희생을 살아 계실 때 효도하지 못한 것을 자주 토로하곤 했었다. 친구들은 모든 사람이 부모에게 효도를 다 하고 사는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고 이런 말을 많이 들었다.

누군가가 말한 것처럼 사람은 환경에 지배를 받고 사는 동물이라고 얘기했었다. 부모님 살아 계셨을 때 망나니처럼 짐승 같은 짓을 안 했다면 너무 상심하지 말고 날마다 찾아오는 오늘은 최선을 다하며 사는 것이 아름다운 인생이라고 뜻있는 사람들의 얘기다. 누구나, 부모님께 살아계실 때 실천하지 못한 효를 돌아가신 후에 후회하면서 사는 인생이란 말을 자주 듣는다.

이제는 얼마 남지 않은 인생길 여정에 건강과 축복 속에 영원한 고향을 향해가는 후회 없는 삶으로 알콩달콩 살아가다가 영원한 고향 높은 곳에 계시는 따뜻한 어머니 품속에 안기겠다는 소망으로 살아가야 하겠다. 이것이야말로 앞서가 계시는 부모님에게 효도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젊었을 때는 아니 지난날에는 어머니가 평생 옆에 있어 줄 줄로 알았었다. 항상 내일로 미루는 삶을 살다가 어느 날 부모가 세상 떠난 후에 효도는 다음으로 미뤄서는 아니 됨을 깨닫게 된 것이다. 정말 눈 깜박하는 사이에 부모님께서 먼 길 떠나가시는 것을 바라만 볼 수밖에 없었다.

어느덧 내 나이가 부모님 돌아가시던 나이가 되다 보니 효도는 바로 오늘 해야 함을 자식들에게 전수 해주고 싶다. 부모가 천년만년 사는 것이 아니라고 어느 날 갑자기 세상 떠나버리는 그 날이 올 수 있다는 것을 자녀들에게 가르쳐 주고 싶다. 우리 자녀들이 우리가 세상 떠난 후에 우리처럼 살아있을 때 잘할 걸, 부모님 살아 계실 때 효도 할 걸 하고 후회하지 않도록 그들이 깨닫게 해주고 싶다. 그렇지만 그냥저냥 세월만 간다. 자식들에게 우리가 살아있을 때 잘하라고 말하고 싶지만, 입이 떨어지지 않는다.

만약에 우리 부부가 이 세상 떠난다면 그때는 나처럼 자식들이 효도 못 한 그것을 후회할 것이다. 일하며 사느라고 부모님께 잘 해드려야 했는데 효도해야 했는데 이런 후회를 하며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

정말이지 우리 부부가 어머니를 진주에 모시는 동안은 생활 형편이 왜 그렇게도 어려웠던지. 진주에 무작정 내려오니 수중에는 돈 한 푼 없었다. 학연, 지연, 친척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언어와 생활 풍습이 낯 서른 타향에서 만삭이 된 아내와 단칸 골방에서 살고 있을 때 아버지께서 돌아가셨다는 비보를 들었었다. 어머니를 진주로 모시고 와서는 일하느라 사느라고 어머니에게 잘 해드려야 하는데 효도해야 하는데 이런 생각을 하고 살고 있었지만, 당시에는 어머니가 금방 떠나실 줄은 미처 깨닫지 못했다.

왜 우리는 있을 때 잘하란 말을 진리로 알고 있으면서도 실천하지 못하는지……. 평범한 한마디가 ‘있을 때 잘해’ 간단한 다섯 글자 말 한마디를 행동으로 옮기기가 그토록 어렵단 말인가. ‘오늘 할 일은 내일로 미루지 말라’고 했던 말은 누군가가 말했던 금언(金言)이다. 이 두 마디를 우리가 꼭 명심하고 지켜야 할 황금률이라고 생각한다. 무의식중에 살다가 막상 부모님이 세상 떠난다면 그때는 나처럼 효도 못 한 것을 후회하게 될 것이다.

물론 다른 일도 오늘 해야 할 일을 다음에 하지 내일 해도 될 거야. 하는 생각을 했다가 낭패를 보는 일이 많다. 특히 부모님께 효도는 다음에 내일 하지 이런 생각을 했다가는 나처럼 후회하게 될 것이다. 아직 부모님이 살아계신 사람들은 부모님께 효도하는 일이야말로 오늘 해야 할 일로 정해놓고 살라고 권하고 싶다.

나는 기회 있을 때마다 사람들에게 부모님 살아 계실 때 잘해 드려야 한다는 말과 부모님 살아계시는 사람들은 행복한 사람이라고 이 말을 자주 한다. 곧 부모님께 효도할 기회가 있으므로 부모님 잘 모시면 돌아가신 후에 후회할 일이 없다는 말이다.

부모님이 살아계신 사람들에게 다시 한 번 외쳐 본다. 효는 있을 때 잘해야 하고 내일로 미뤄서는 안 되며 오늘 해야 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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