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산스님/진주 문산 여래암 주지-기회는 언제나 슬며시 찾아온다

모든 존재는 고정되어 있지 않고, 이순간도 계속변화 되어가고 있기 때문에 오늘 거지도 영원한 거지가 아니며, 오늘의 재벌도 영원한 재벌은 아닌 것이다. 지금 줄을 서서 무료급식을 기다리며 늙어가고 있는 독거노인들의 얼굴에서 나의 모습도 바라볼 줄 알아야한다.

할 일이 많아서 몸을 바쁘게 움직이고 있는 사람과, 몸은 한가하면서도 마음만 바쁜 사람이 있다. 마음이 바쁜 사람은 욕망과 바라는 것이 많아서, 그 욕망을 채우고자 마음만 바쁘게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이 세상의 자원은 유한하기 때문에 모든 사람의 욕망을 다 충족시켜 줄 수가 없다. 그러므로 욕망을 비우고, 그 자리를 자비와 지혜로 채워나가야 한다.

그러면 우리사회가 더 살기 좋은 사회로 변해갈 것이다. 우리는 무한발전이란 함정에서 벗어나, 비움의 여유 속에 각자의 역할에만 충실할 때 진정한 존재가치가 발현될 수 있다.

사람은 혼자 있는 시간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줄 알아야한다. 남이 생각 안하고 생각 못하는 것을 혼자서 꿋꿋하게 해내는 사람이 되어보자. 남들은 어울려 다니며 술, 도박, 게임이나 하고 다닐 때 혼자서 공부만하고 있으면 남들이 경멸하고 냉소 짓겠지만 끝까지 혼자서 버티며 저항해야 한다. 몸에 힘이 있어야 건강하듯, 마음에도 힘이 있어야 건강할 수 있다.

몸은 음식으로 힘을 얻는 반면 마음은 생각으로 힘을 얻는 것이다. 좋은 생각, 바른 생각은 마음의 힘이 되는 자양분이다. 혼자 있지 못하고 돌아다닌 사람은 지독한 이기심으로 부의축적과 명예로 남들의 부러움을 사고 싶어 한다. 지금은 먹거리가 넘쳐나서 곡물도 동물사료로 공급되고 있다. 그런데도 일부 사람들은 뇌물을 탐하고, 사리사욕으로 법을 어기며 권력을 내세워 전횡을 일삼는다. 자신의 사리사욕을 채우고자, 남을 해치고 모함하지 말자.

마음에 좋은 영양분을 섭취하는 것은 열심히 공부하면서 기도 정진하는 것이다.

그러다보면 때론 가족들에게도 외면당할 수 있겠지만, 역풍이 강할수록 더욱 강하게 저항하며, 신들린 사람처럼 정열을 쏟아 부우면서 자신의 강한 의지를 꺾기지 말아야 한다.

마음 밭의 농사를 풍성하게 잘 지어서 미움과 거짓, 불평과 의심, 걱정, 갈등, 후회라는, 마음 밭을 황폐하게 만드는 탐욕과 번뇌의 잡초를 뿌리뽑아내자. 가끔은 좌절도 하고 실의에 빠지면서 외롭고 허전한 경우가 있더라도 더욱 오기를 발동하여 흔들리지 말아야한다.

자신의 생계유지나 이익 때문에 비굴하게 자기 자신을 낮추어가며 상급자나 윗분들에게 아첨하며, 하인이나 노예처럼 행동하지도 말자. 모진세상을 살아가려면 정복당하는 한이 있더라도 항복은하지 않는 인생으로 무쇠처럼 강해져야한다. 나를 도울 자는 오직 나밖에 없다. 자신에게 비장된 모든 가능성을 발휘해나가면서, 하는 일이 좀 잘되어가더라도 경거망동 하지 말고, 좀 안 되더라도 좌절하지 말자. 부귀영화, 명예욕에 중독되면 불행해진다.

사람들은 자신의 신분이나 지위, 소유재산을 자기 자신과 동일시하지만, 그건 착각이다.

미래는 신기루 같기 때문이다. 역경을 만났을 때 고무공처럼 강하게 다시 튀어 오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유리 공처럼 바닥에 떨어지는 순간, 산산조각, 깨져버리는 사람도 있다.

우리는 당연히 고무공 같은 사람으로, 나이가 들어도 진지하게 반복적인 훈련과 노력을 해나가야 한다. 기회는 언제나 슬며시 찾아온다. 극한상황에서도 위대한 계획을 세워서 적중시키면 전화위복의 기회가 된다. 소극적 수동적인 사람에게는 위기가 되는 순간도, 적극적 능동적인 사람에게는 기회가 된다. 어느 순간에도 살아날 찬스만 잡아내도록 하자.

오늘도 한판 승부를 해볼 만한 기회이다. 언제나 대역전의 발상 속에 힘차게 살아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