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약물과 아나필락시스
건강칼럼-약물과 아나필락시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1.02.18 15:08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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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연/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 본부장·의사
정수연/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 본부장·의사-약물과 아나필락시스

아나필락시스를 일으키는 물질은 견과류, 갑각류, 생선, 우유, 복숭아 등과 같은 음식물이 있고, 대표적인 약물로는 페니실린·아목시실린과 같은 항생제, 마취제, 소염진통제, 방사선 조영제 등이 있다. 증상이 나타나는 시간은 개개인 마다 다르나 특징적인 아나필락시스 반응은 원인물질을 섭취한 후 수초 내지는 수분 이내에 일어나기도 한다.

의심 물질에 노출되어 두드러기·혈관부종과 같은 피부 증상, 저혈압·의식저하증과 같은 심혈관계 증상, 후두부종·호흡곤란 등과 같은 호흡기 증상, 구토·복통 등과 같은 소화기 증상 중 적어도 2가지 이상 만족하면 아나필락시스로 진단할 수 있다.

페니실린의 허가사항을 보면 페니실린을 투여받은 환자에서 중증 및 치명적인 과민반응이 보고된 바 있으며 쇼크가 나타날 수 있다. 과민반응으로 발열·발진·두드러기·후두부종·아나필락시스 등이 나타날 경우에는 페니실린의 투여를 중지해야 한다. 일반적 주의사항으로는 쇼크의 반응을 예측하기 위해서는 충분히 문진하고 사전에 피부반응을 실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쇼크 발생에 대비하여 구급 처치를 준비해 두고 투여 후에도 환자를 안정한 상태에서 충분히 관찰해야 한다.

조영제인 경우에도 아나필락시스가 나타날 수 있다. 드물게 투여량과 투여방법에 무관한 과민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외래환자인 경우에는 투여개시 후 1시간에서 수일 후에도 지연성 이상반응이 나타날 수 있음을 환자에게 설명해야 하고, 환자는 발열·가슴통증·발진 등 이상반응이 의심되는 증상이 나타날 경우 신속히 의사와 상담하도록 해야 한다.

아나필락시스는 빠르게 치료하면 별 문제 없이 회복되지만 진단과 치료가 지연되면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원인 약물을 투여하고 난 후에는 충분히 병원에 머무는 것이 필요하다. 투약 후 가정에서 응급처지를 숙지하고 있으면 도움이 된다. 쇼크가 발생 했을 때의 응급조치로는 빨리 119에 연락하거나 주변에 도움을 청해야 한다. 또한 자가주사용 에피네프린이 준비되어 있다면 신속하게 투약해야 한다. 저혈압이 없거나 증상과 소견이 진단에 확실하지 않은 경우에도 에피네프린을 조기에 투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응급처치로 호흡곤란·구토 등이 동반될 경우 편안한 자세가 되도록 등이 바닥에 닿도록 눕히고 다리를 올려주면 도움이 된다. 환자가 갑자기 일어나거나 앉을 경우에는 증상이 악화될 수 있으므로 금지하는 것이 좋다. 응급처치 만으로 치료가 충분치 않을 경우가 많으므로 반드시 가까운 병원으로 가서 치료를 받도록 해야 한다.

약물 부작용 중 가장 심각한 것이 사망이다. 약물에 의한 부작용의 경우 대부분은 응급처치와 치료로 회복되지만 시간을 놓치면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에서는 의약품 부작용 피해구제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정상적으로 의약품을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의약품 부작용으로 인한 피해가 사망, 장애를 초래하거나 입원 또는 입원에 준하는 중증도로 발생한 경우, 의약품 부작용 피해구제를 신청할 수 있다. 이 제도 시행일인 2014년 12월 19일 이후에 발생한 부작용 피해가 의약품 부작용 피해구제 보상 대상이며, 장애가 발생하거나 사망한 날, 해당 진료행위가 있던 날 로부터 5년 이내 신청하여야 한다. 자세한 내용은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 홈페이지(www.drugsafe.or.kr) ‘의약품 부작용 피해구제’에서 볼 수 있으며 의약품 피해구제 신청 전용번호 14-3330으로 빠르게 피해보상 상담을 받을 수 있다.

모든 의약품은 치료 효과를 나타내는 동시에 부작용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 아나필락시스, 혈압저하, 중증피부반응 등 중대한 부작용은 비록 그 발생 빈도가 매우 드물게 나타난다 하더라도 실제 이를 경험하는 개인에게는 치명적인 피해를 야기할 수 있다. 과거 병력과 투약 이력 등을 고려하여 적절한 처방을 받는 것이 중요하고 또한 적절하고 빠른 응급처치를 받아 생명을 지키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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