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성-의령군 노인회에 박수
진주성-의령군 노인회에 박수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1.02.18 16:10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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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동섭/진주노인대학장
심동섭/진주노인대학장-의령군 노인회에 박수

10여 년 전 서부경남의 모 군(郡)에서 연속적으로 부정에 연루된 군수가 낙마하는 경우가 있었다. 연이어 재 보궐선거를 하며 난립된 후보 간에 서로 헐뜯고 비방하며 이전투구 하는 혼탁선거가 예상되자, 모 지방신문 기자가 기사를 통해 마치 유림 어른들이 제 역할을 못해 일어난 일인 것처럼 그 화살을 어른들께 돌린 적이 있었다.

군수 후보로 나온 A B C 씨를 거론하며 ‘친구를 갈라놓고, 이웃을 멀리하고, 사돈을 험담하는 기막힌 사태가 발생했다’라 하면서 “의(義)와 예(禮)를 숭상하던 지역의 어른들이 나서지 않는 것이 통탄할 지경”이라고 꼬집었다.

필자는 이 기사를 보고 기자의 시각에 문제가 있음을 지적하고 반론을 제기한 적이 있지만, 자질이 되지 않는 후보들이 명예욕에 가득 찬 문제이지 이게 어디 어른들이 잘못해서 생겨난 문제인가. 노인경시풍조가 만연한 현 시대에 어떤 정치인은 ‘노인은 투표하지 않아도 된다.’고 하는 이가 있는가 하면 윤리도덕이 추락한 현 시대에 삼강오륜이나 장유유서가 통하는 세상인가. 오늘날 사회가 이렇게 변화한데는 물론 노인세대들의 책임이 없는 것도 아닐 것이다.

하지만 대가족 제도에서 핵가족화로 변하면서 청소년 인성교육이 결여되고 학교교육이 윤리도덕보다 입시위주로 국영수에 치우치다보니 어른도 스승도 부모도 소홀히 대하는 세상으로 변하고 있으니, 혼탁한 선거판에 어른이 나서지 않는 것이 통탄할 일이 아니고 지금의 이 세태가 통탄할 일인 것이다.

오늘날 정치현장에서는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개인의 명예와 출세를 위해 이당 저당 옮겨 다니는 철새정치인은 보통이고 부끄러움이나 염치도 없이 오직 목적달성만을 위해 발버둥치는 한심한 작태가 얼마나 많은가. 이런 후보들께 어른들이 나서서 충고를 한들 소귀에 경 읽기가 아니겠는가.

이런 시국에 이번 의령지역 군수와 지방의원 재보선 선거가 과열 혼탁한 양상을 보이자 대한노인회 의령군 지회 어른들이 나서 따끔한 충고를 아끼지 않았다. 지난 3일 기자회견을 통해 “후보난립으로 벌써부터 군수 선거가 분열과 갈등의 장으로 전락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공명정대한 선거로 군정발전의 전환점이 돼 달라”고 촉구했다니 실로 신선한 감명을 받았다.

잘못을 보고도 그냥 지나치는 경우가 많은 현실에서 어른으로서의 제 역할을 충실히 다하는 의령군 노인회의 기자회견에 큰 박수를 보낸다. 사회의 요소요소에서 어른들이 어른으로서의 역할을 다할 때 이 혼탁한 세상은 차츰 건전해지고 밝은 사회로 탈바꿈할 것이다. 그리고 젊은이들은 자신들의 잘못을 어른들께 전가하기보다는 어른들을 존경하고 어른들의 말씀을 경청할 때 동방예의지국으로 칭송을 다시 듣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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