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보감-과민성 방광
도민보감-과민성 방광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1.02.21 13:18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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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권/산청 동의보감 한의원 원장
김종권/산청 동의보감 한의원 원장-과민성 방광

‘집을 나서기만하면 화장실부터 살피게 된다’는 분들이 계신다. 소변이 자주 마렵고 참기 어려워 난감한 적도 많았다며 오랜 시간차를 타거나 화장실이 드문 야외나 사람이 붐비는 곳도 피하게 되고 심리적으로도 위축된다고 호소하신다. 요로감염이나 방광염, 방광 내 결석, 뇌종양, 파킨슨씨병, 치매, 골반강 내의 수술이나 출산에 따른 신경손상 등의 다른 질환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하루에 8번 이상 소변을 자주 보고(빈뇨), 야간에 소변 때문에 잠을 깨고(야간뇨), 소변이 마려우면 참지 못할 정도로 강하고 급하게 나타나고(절박뇨), 화장실에 도착하기도 전에 지리기도(절박요실금)한다면 과민성 방광증상으로 진단할 수 있다.

한의학에서는 과민성 방광증상을 간 신, 비, 폐의 기능이 허해서 생긴 증상과 심리적인 스트레스로 인한 것, 비정상적인 염증 및 대사산물인 습열(濕熱)과 어혈(瘀血)로 인한 것으로 보고 방광 기능 회복과 자율신경계 정상화를 목표로 치료한다. 침, 전기침, 뜸, 약침, 한약복용 등으로 허증(虛症)은 온보고삽(溫補苦澁)을 위주로, 실증(實證)은 활혈화어(活血化瘀), 청리습열(淸利濕熱), 사화보음(瀉火補陰), 청사간열(淸瀉肝熱) 등의 치료법을 사용하여 치료한다. 보중익기탕, 육미지황탕, 축천환, 팔정산, 소요산, 혈부축어탕 등의 한약처방은 골반바닥근육과 방광의 혈액순환을 원활히 하고 탄력과 힘을 길러주며, 흥분된 신경계를 안정시켜주어 방광증상을 안정시키며, 방광증상 뿐 아니라 전반적 컨디션을 개선해 주어 삶의 질에 큰 도움이 된다.

뜸을 뜨면 소화기와 비뇨기의 기능을 회복시켜주고, 침으로 회음부를 자극할 경우 방광의 규칙적인 배뇨수축을 억제하며, 천골부 침치료는 방광 활성 관련 뉴런의 특성을 변화시키고 방광 수축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으며, 삼초수와 중극에 침 치료를 시행한 결과 방광의 요배출율이 증가하였음을 확인할 수 있다.

생활습관 관리와 행동요법도 중요하다. 소변을 참는 노력을 습관화하여 배뇨 간격을 점차 늘여 나가는 방법(방광 훈련), 10초간 골반 근육을 조인 후(항문과 질을 조임) 10초간 풀어주는 운동을 반복하는 골반근육 강화법(케겔 운동법) 등의 행동치료도 절박 요실금 치료에 이용된다. 또한 방광을 자극하는 자극적인 음식, 매운 음식, 인공 감미료, 카페인이 든 커피나 홍차, 사이다나 콜라 등 탄산음료, 술 등의 섭취를 제한하며, 변비가 동반된 경우는 채소와 과일 등 섬유질 함량이 높은 음식 섭취를 늘린다. 마음가짐 또한 중요한 인자로, 과도한 스트레스와 심리적 불안, 우울 등은 중추신경계의 세로토닌 감소와 연관되어 과민성 방광의 위험요인이 되므로 평온한 마음가짐을 유지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마지막으로 가정에서는 방광 건강에 좋은 한방차를 활용하시는 것도 추천한다. 산수유, 구기자, 당귀를 잘 씻어 한 줌씩 주전자에 넣어 약한 불에 30분 이상 은은히 우려내어 수시로 따듯하게 드시면 과민성 방광 또는 방광염의 치료와 예방에 효과적이다. 평소 손발이 차고 기립성 저혈압이 있거나 피로감을 쉽게 느끼면서 빈뇨와 뇨절박증을 보이는 경우에는 여기에 황기와 인삼, 계피를 더하여 우려 드시면 더욱 좋으며, 과로 또는 출산•수술 후 등 체력이 급감한 경우에는 여기에 녹용을 2-3시간 오래 뭉근하게 고아낸 물을 함께 복용하면 더욱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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