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어느 외국인이 본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곳
기고-어느 외국인이 본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곳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1.02.24 15:57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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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철호/시인·수필가
장철호/시인·수필가-어느 외국인이 본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곳

우리나라에 있는 외국인 근로자가 110여 만 명이 정도라고 한다. 이들 중 네팔에서 온 근로자는 약 3500명 정도이다. 네팔인 남자 근로자 한 명이 진주시 대곡면의 어느 젖소목장에서 일을 하는데 주인처럼 부지런하다. 항상 즐거운 표정으로 얼굴에 미소가 가득하다. 그 이유는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나라에서 힘들지 않게 일하면서 돈을 많이 받아 가족에게 보내니 즐겁고 재미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네팔은 인도와 중국 사이 산악지대에 있어 고립되고 폐쇄성이 강한 나라로 세계에서 국민총생산량이 가장 적은 그룹에 속한다고 할 수 있는 가난한 나라이다. 중국과 접경 지역에는 8848m의 세계최고봉 에베레스트 산과 8000m가 넘는 수많은 산봉우리의 히말라야 산맥이 있는 미개발국이다.

네팔에 있는 이 근로자의 고향 마을은 히말라야산맥의 산봉우리들이 앞산처럼 보이는 고지대 산악지대에 있다고 한다. 그곳에는 현재 부모와 아내 그리고 딸이 살고 있고, 이 근로자는 그곳 산촌 마을에서 학생 수가 적은 고등학교 교육 과정 교사였다고 한다. 그러나 교사 급여로 가족들을 먹여 살리기 힘들어 네팔의 여러 도시를 다니면서 일을 하였으나 마을 교사 급여 수준을 벗어나지 못해 결국 외국으로 나오게 되었다고 한다. 아프리카 중동 지역 등 4개국을 다녔으나 적은 임금에 고된 노동을 견디지 못하다가 한국이란 살기 좋은 나라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6개월간 적응 교육을 받은 후 자격을 얻어 5번째 국가인 우리나라에 들어와 이곳 목장에서 일하게 된 것이다.

네팔인들 상당수가 모국어를 완전히 읽고 쓸 수 없는데 그곳에서 고등학교 교사를 했다고 하는 이 근로자는 대단한 능력자라고 할 수 있다. 네팔은 오랫동안 인도에 이어 영국의 지배하에 있다 독립된 나라로 일부 신문은 모국 와 영어를 반반씩 사용하고 있어 이 근로자도 어느 정도 영어로 대화가 가능한 수준이다.

이 네팔인은 우리나라에서 외국인 근로자로 등록하여 의료보험 등 내국인과 똑 같은 해택을 받을 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와 달리 인간으로서의 자유와 권리에 대한 침해 없다고 하면서 대한민국이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나라라고 한다. 개인 신용카드를 발급받아 사용이 가능하고,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고 네팔의 가족과 어느 때 나 전화가 가능 하다고 하면서 세계에서 이렇게 살기 좋은 나라는 없을 것이라고 한다.

전기 냉·난방뿐만 아니라 모든 가정 제품 까지 생활에 아무런 불편함이 없는 현재의 주거환경이 다섯 식구가 사는 네팔의 자기 집보다 훨씬 크고 편리하다고 한다. 봉급을 받으면 퇴직금과 의료보험료 등 최소한의 생활비를 제외하고 고국의 가족에게 보내는데 돈의 가치가 네팔과는 8배정도 차이가 나므로 자신이 매달 보내는 돈이 그곳의 작은 기업체 사장의 급여 보다 많다고 한다.

그러면서 체류기간 5년이 끝나면 귀국하였다가 다시 나오겠다고 한다. 이 근로자의 나이가 41세로 네팔인의 평균 수명이 57세임을 감안하면 그동안 번 돈으로 가족과 같이 궁하지 않게 평생을 살수는 있으나,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이 나라에 다시 들어와 사람답게 살면서 5년간 더 돈을 벌겠다고 한다. 연일 외국인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체불과 나쁜 주거환경이 문제화되고 있다.

모든 외국인 근로자들에게 이 네팔 근로자가 느끼는 근로 및 주거 환경을 제공하면 좋겠다. 우리나라에서 연일 실직자가 늘어나 실업자 수가 157만명 정도라고 한다. 우리나라에도 이 네팔인 근로자와 같은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많다. 그런데 일할 사람을 찾으면 없다고 한다. 있어도 이런 곳에서는 일을 하지 않으려고 하기 때문이다. 41세의 네팔 근로자가 본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곳은 내가 살고 있는 우리나라 대한민국의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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