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인생의 죽음은 단 한번의 마지막 여행길
현장에서-인생의 죽음은 단 한번의 마지막 여행길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1.03.09 14:40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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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준/제2사회부 국장(합천)
김상준/제2사회부 국장(합천)-인생의 죽음은 단 한 번의 마지막 여행길

성냄도 벗어놓고, 탐욕도 벗어놓고, 물같이 바람같이 살다가 가라하네 그렇다, 어차피 인생은 ‘공수래 공수거(空手來 空手去)’ 란 말이 있다.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가는 인생, 탐욕도 버리고 사는 데로 사는 게 인생인가 보다.

인생은 살다가 언젠가는 세상을 떠난다. 떠난다는 것은 슬픈 일이다. 죽음이라는 이별 앞에서는 더욱더 슬프다. 가족과 친지 그리고 친구들과 정들었던 세상 모든 것들과 영영 이별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행복했던 가족들을 두고 떠난 것이 슬픈 일이다. 망자는 한줌의 재가 되었고 남겨진 가족들의 울부짖음 속에 아주 멀리 영원히 돌아 올수 없는 그 곳으로 떠나갔다.

정이 없는 세상은 기쁨도 즐거움도 없을 것이다 부모와 자식 간에는 부정과 모정이 있고 친구들 간에는 우정이 있고 사랑하는 사람끼리는 연정이 있다. 만약 정이 없다면 이런 말이나 단어 자체가 없었을 것이다.

우리네 삶 자체가 끈끈한 정으로 엮여 살고 있기 때문이다. 하찮은 물건도 오래 쓰면 정이 들어서 버리지를 못하고 망설이게 된다. 죽음은 정과 완전 단절을 의미하며 정이 완전 끊어지는 것이다.

이 세상 하루하루 산다는 것은 죽음의 길로 가는 것. 우리는 지금 살아가는 동시에 죽음의 길을 향해 걷고 있는 것이다. 죽음은 인간이 살아가는 실제의 한계상황이다. 피하려고 해야 피할 수 없고 벗어나려 해도 벗어날 수 없는 운명적이며 절대적 현실이다. 그래서 죽음 앞에 서면 숙연해지고 진지해진다.

우리는 누구나 언젠가 떠난다. 그래서 떠날 준비를 하며 살아야 한다고 유명한 선인들은 말한다. 바로 죽음을 준비하며 살아야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죽음이라는 단어만 떠 올려도 무섭고 두려워 지는 것은 왜일까. 종교 지도자들은 죽는 연습을 하라고 한다. 죽음을 준비하며 스스로 관속에 들어가는 연습도 한다.

막상 죽음이라는 실제 상황 앞에 서면 숙연해지고 진지해지고 슬퍼진다. 죽는 연습이 사는 연습보다 더 어렵다. 언제 죽더라도 태연해야 한다고 하지만 그게 그리 쉬운 것은 아니다.

인생이 무엇일까. 우리는 태어나는 날 부터 삶이 시작되고 인생의 길을 걷기 시작한다. 인생은 만남으로 시작해서 이별로 끝난다. 만남과 헤어짐 그리고 정을 맺고 정과의 단절 그것이 삶이며 인생이다.

우리는 이 세상에서 영원히 사는 게 아니라 100년을 한계로 살다가 떠나는 나그네에 지나지 않는다. 어머니 뱃속에서 태어나 잠시 이 세상에 머물다가 본래의 자리로 돌아가는 것이다

인생의 최대의 극치는 태어날 때와 죽을 때이다 출생은 축복받는 환희며 죽음은 이별하는 슬픔이다. 죽음은 모든 게 끝나는 것으로 다시 재회가 없다. 아무리 불러도 대답이 없고 통곡해도 듣지 못한다. 무슨 수단 방법을 동원해도 다시는 만날 수 없는 영원한 헤어짐이다.

그래서 일시적인 이별이 아닌 사별이 더욱 외롭고 가슴이 아프다. 그것에 대한 치유는 시간만이 해결해 줄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그게 쉬운 것은 아니다. 나의 부모님이 저 세상으로 떠나셨을 때도 사람들은 시간이 해결해 준다며 나를 위로 했다 그러나 오랜 세월이 흐른 지금도 부모님 생각만 하면 가슴이 미어지도록 그립고 슬프다.

우리의 삶은 영원히 사는 인생이 아니며 사랑받고 사랑하며 정을 붙이고 살아온 세상 모든 것을 두고 혼자 떠나야 하는 길이다. 그 길을 오늘도 걸어가는 우리들이다. 생에 대한 집착을 버리라고 하는데 물질에 대한 탐욕을 버리라고 하는데 모든 욕심을 버리라고 하는데 죽음에 경지에 오르지 않고서야 이것이 가능한 일일까. 순간마다 맹세를 하고 다짐을 하지만 돌아서면 다시 본래의 생각과 본래의 길로 가고 있으니 말이다.

눈물겹도록 사랑을 하다가 아프도록 외롭게 울다가 죽도록 배고프게 살다가 삶의 짐 다 내려놓고 한줌의 가루로 남을 내 육신 그래 산다는 것은 짧고도 긴 여행을 하는 것이겠지 처음에는 나 혼자서 그러다가 둘이서 때로는 여럿이서 마지막에는 혼자서 여행을 하는 것이겠지.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인생길- 탄생을 축복해 주듯 죽음도 축복해 주는 과정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그렇지 못하기에 죽음을 누구나 슬퍼하고 아쉽게 생각하는 것이다. 세상 모든 인연과 정을 끊어 버리고 영원히 떠나가는 사람들을 볼 때면 마음도 슬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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