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길이 아니면 가지마라
칼럼-길이 아니면 가지마라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1.03.16 14:57
  • 15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범산스님/진주 문산 여래암 주지

범산스님/진주 문산 여래암 주지-길이 아니면 가지마라


우리는 살아버린 어제와 알 수없는 내일보다, 살아 숨 쉬고 있는 지금이 가장 소중하다.

현재에 충실해야만 내일이나 노후도 보장된다. 오늘을 시시하게 살면 미래에도 시시하게 살 수밖에 없다. 나무는 자신의 몸을 태워서 주변을 밝고 따뜻하게 하여준다. 글 쓰는 사람은 자신의 글이 독자들의 미래를 따뜻하게 밝혀주는 작은 등불쯤 되기를 염원하며 글을 쓴다.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서는 현재를 가장 유용하게 사용해야한다. 현재의 일에 몰입했을 때 성공할 수 있고, 현재의 일에 최선을 다 바쳐야만 과거도 회복되고, 미래도 보상된다.

집을 나서면 우리 앞에는 많은 길들이 나온다. 바른길, 굽은 길, 오르막길, 내리막길 등 수많은 길이 나온다. 그길 중에서 바른길 하나만 선택하여 자신감을 갖고 밀고나가 보자.

가다가 지치면 잠시 쉬었다가자. 억지로 계속 걸으면 결국은 지쳐서 쓰러지게 된다.

또 쉬는 것도 적당히 쉬어야지, 계속 쉬고만 있으면 아무 일도 할 수 없게 된다.

일할 때와 쉴 때를 알아서 적절하게 배분하면서 현재의 일에 몰입하면 만사가 순조롭게 된다. 고달픈 인생길이지만 현재를 소비하지 말고, 온힘을 다해 후회 없는 날을 만들어가자. 우리는 배운 대로 살아가야한다. 교회 다닌 사람은 예수처럼 큰 인물을 닮아가야 하고. 절에 다닌 사람은 석가처럼 큰 인물을 닮아가야 한다. 인생은 그자체가 수행의 과정이다.

또 집을 나서면 수많은 사람을 만나게 된다. 만나는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형성하려면 항상 자신을 낮추고, 편견과 집착함이 없어야한다. 그런 것이 개입되면 좋은 관계보다는 나쁜 관계만 형성된다. 상대를 좋다 나쁘다, 분별하지 말고, 옳고 그름도 따지지 말도록 하자.

상대를 인정해주면 갈등 관계는 일어나지 않는다. 현대인들은 지식수준이 매우 높아서 책상 앞에 앉아서도 세계의 첨단정보를 일순간에 알아낸다. 문제는, 지식수준은 매우 높아진 반면, 지혜수준은 하락해가고 있고, 의식주수준은 엄청나게 풍요로워졌는데도 더 많은 것을 욕심 부리며, 의지도 약하고, 신뢰성도 부족하며, 인간미도 없어져가고 있다는 점이다.

행복이란 고양이 꼬리와 같은 것이다. 고양이 꼬리는 뒤에 달려있지만 고개를 돌려보면 눈앞에 있다. 그걸 잡으러 쫓으면 계속 달아나고 내버려두면 계속 뒤에 바짝 따라 다닌다.

현대인들 중에는 제 꼬리 잡으려 헛바퀴 도는 고양이처럼 사는 사람도 많다. 지혜보다는 지식이 인간의 본성을 덮어버린 결과, 그 사람들은 하루에 오만가지 생각을, 오직 자신의 이익만 쫓는 번뇌 망상으로 꽉 채우고 있다. 착각하지마라. ‘빨리 벌려고 하면 빨리 망하고, 왕창 벌려고 하면 왕창 망한다’ 한방을 노리다가는 한방에 훅! 가는 수가 있다.

마음을 정화하여 번뇌를 씻어내고, 명예욕과 재물 욕을 털어내야 한다. 이웃을 배려하는 마음을 가져야 마음이 맑아지고, 맑은 마음에는 재앙이 없다. 집안 청소도 할수록 깨끗해지고 몸도 씻을수록 깨끗해진 것처럼, 마음을 잘 닦아서 지혜로워지면 역경이 닥쳐도 서로의 협력으로 그 역경을 벗어날 수 있다. 자신이 가고 있는 길을 다시 한 번 점검해보고, 길이 아니면 걸음을 멈추고, 올바른 길로 방향을 바꾸어가자. ‘사람은 자기 등을 보지 못한다’

자신의 미래를 보는 눈이 어두우면 재앙은 반드시 따른다. 최근 내부정보를 활용한 부동산 투기문제로 인한, 공기업간부들의 죽음이 안타깝다. 재산과 명예보다 중요한 것이 사람목숨이다. 가족과 부모형제, 주변에 엄청난 충격을 주면서 무심하게 세상을 떠나버린 것이 너무 슬프다. 오늘도 수많은 길 중에서 바른길을 택해가며 작은 것, 적은 것에도 만족하자.

다소 부족하더라도 긍정적으로 살아가면 행운은 당신의 뒤를 바짝 따라다닐 것이다.

 

 

 

 

범산스님 유튜브 채널: https://www.youtube.com/channel/UCJS92uFeSxvDzKJMRUi2LRg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