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봄비는 내 마음의 마중물
기고-봄비는 내 마음의 마중물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1.03.16 15:54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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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혜영/창원시의창구 동읍세븐일레븐 점주
안혜영/창원시의창구 동읍세븐일레븐 점주-봄비는 내 마음의 마중물

요즘 며칠 동안 먹구름 같은 이 마음을 씻어내듯 아침부터 비가 내린다. 갈증 난 대지를 축이며 메마른 가지에 봄을 깨운다. 그동안 건조하여 거칠었는데 느낌이 한결 부드럽다. 이제 대지가 봄꽃을 피우며 생기를 돋우겠지. 추적추적 내리는 비에 마음이 젖어 내린다.

빗물은 여기저기 톡톡 메마른 가지에 봄을 심는다. 가지 끝엔 노랑색 개나리 연두색 작은 생명이 고개를 갸웃갸웃 내민다. 방울방울 맺힌 빗물 수정처럼 맑다.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19 때문에 장사가 너무도 안된다. 지쳐있는 우리들의 마음도 묵은 때를 씻어내는 듯 목마름에 애태우는 세상을 해갈해 주면 고마울 텐데.

그래서 비를 기다리는 마음이 간절하고 지겨운 삶의 허울을 벗어나는 데 의미를 두는 것일까? 봄의 문을 활짝 열고 새로운 세상을 열어야 하는 새로운 계절…봄으로 재촉하는 봄비가 촉촉이 내리는 세상을 그리는 마음 한없이 반가움이 앞선다.

세상사 참으로 마음대로 안 되는 사연들이 많기도 하지만, 자신과 엇갈리는 파열음은 언제나 자신을 너무나 예민하게 만들기에 거슬리는 점이 많다.

그렇다고 모두를 거역할 수 없는 형편이고 모두를 받자니 스트레스 앙금이 쌓이는 삶의 무게가 언제나 정신을 제어하지 못하는 지경이니 정말 마음이 아프고 쓰라린 경험을 되풀이하게 되는 것 같아 불편한 심경을 어떻게 하오리까…

심술궂은 날씨처럼 가득 찬 느낌은 더욱 마음이 아프고 쓰라린다. 상대가 누구를 떠나서 자신이 대면하는 세상의 모양새가 자신을 향해 있는 것 같아서 모든 걸 내리고 일상에 전염하는 자세를 보이고 앙금을 털어낼 수 있으면 참 좋겠다.

일상으로 향하는 발걸음의 무게는 무겁게 느껴진다. 하지만, 세세한 잡음을 걷어내는 시간 동안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아름다운 그림자가 아닐까. 오늘의 마음의 출렁거림은 삶에 대한 길라잡이가 되고 자신을 다시 안고 떠나가는 행로에 도움을 줄까.

복잡한 생각을 안고서 새벽부터의 시간에 터벅터벅 걸어간다. 시간은 사람을 절대 기다려 주지 않는다. 그 생각에 오늘 밤잠이 오지 않는 모양새다. 사람에게 묻는다. 우리 왜 살고 있지 세월 따라가느라고 살고 있는 게 아닌가.

요즘 상도는 허물어지고 있는 시대가 되고 있다. 인간의 상도를 잊으면 안 된다. 인간은 외로운 존재이다. 인간만큼 고독한 존재는 없다. 그것이 인간의 기본 명제이다. 인간은 태어날 때도 혼자 외롭게 태어나지만 죽을 때도 혼자 외롭게 죽어간다. 인간이 외롭다는 사실을 이해하지못한다면 인간의 삶을 이해할 수없다.

앙상한 가슴 사이로 그런데 오늘도 비는 봄을 재촉 하는 듯 하염없이 대지 위에 비가 내린다. 내리는 빗방울 소리에 내 가슴의 속삭임이 들리는 듯…이제 삭막한 대지 위에 푸른 새싹이 돋아나겠지 세월이 간다는 건 서글퍼 지지만 그래도 기다려지는 봄비는 변함없는. 내 마음 마중물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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