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며-공부는 엉덩이로 하는 것
아침을 열며-공부는 엉덩이로 하는 것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1.03.17 15:40
  • 14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창우/한국폴리텍대학 진주캠퍼스 스마트전기과 교수
이창우/한국폴리텍대학 진주캠퍼스 스마트전기과 교수-공부는 엉덩이로 하는 것

‘공부는 엉덩이로 하는 것’이란 의미는 IQ보다는 끈기와 인내심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혹자는 ‘엉덩이로 공부하지 마세요. 공부를 못하게 됩니다. 학습은 엉덩이 오래 붙이기 훈련이 아닙니다’라는 말도 한다만, 역시 많은 연구가는 ‘공부는 엉덩이로 하는 것’에 동의하고 있다. 이것과 유사한 의미로 말콤 글래드웰(Malcolm Gladwell)이 2008년 펴낸 저서 <아웃라이어(outliers)>에서 ‘1만 시간의 법칙’이란 것도 있다. 무엇에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1만 시간을 그것에 투자해야 한다는 말로써 1만 시간은 매일 3시간씩 투자하면 약 10년이 걸리며 이 시간을 투자하면 전문가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는 스톡홀름대학의 앤더스 에릭슨 박사가 말한‘10년의 법칙’과도 일맥상통한다.

플로리다 대학교의 제리율스만 교수는 영화 사진 수업 첫날, 학생들을 두 집단으로 나누어 실험했는데 A 집단은 ‘양적 집단’으로 과제의 양으로 평가를 받기로 했고, B 집단은 ‘질적 집단’으로 과제의 질로만 평가를 받기로 하고 오직 한 장의 사진만 과제로 제출하게 하여 이 한 장의 질적 완성도에 따라 학점을 받기로 했다. 과연 가장 완성도가 높은 사진은 어느 집단에서 나왔을까? 그것은 ‘양적 집단’이었다. B 집단의 경우 완성도에만 집중하다 보니 작품의 한계를 가졌지만, A 집단은 수백 장 사진을 찍고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이들의 기술 또한 놀라울 정도로 향상됐다고 한다.

‘공부는 열심히 하는데 점수가 잘 나오지 않아요’라고 하소연하는 학생들을 유심히 살펴보면 책은 펴두고 있지만, 몸은 책상을 떠나 있습니다. 옆자리 친구와 휴게실에서 이야기하거나 커피를 마시거나, 또는 집중되지 않는다며 잠시 바람을 쐰다든가 하면서 자리를 뜨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면서 이런 행동에 관하여 이야기하면 ‘집중되지 않을 때는 잠시 쉬면서 하는 것이 좋지 않아요’라고 되묻는다. 물론 쉬어야 한다. 의자에 앉아서. 의자에서 일어나 다시 의자에 앉아 학업에 집중하기까지 다시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당연히 학습효율이 떨어진다. 어차피 정해진 시간에 학습한다면 그 시간만큼은 책상에 앉아서 책을 응시하면서 시간을 보내자. 차 한 잔을 하더라도 책상에 앉아 책장을 넘기며 천천히 차 한 잔을 드시고, 잠이 오면 책을 베개 삼아 잠시 베고 누워 휴식을 취한 후 다시 책을 보자. 이 핑계, 저 핑계로 책상을 떠나 시간을 보내지 않기를 당부한다.

많은 학자가 말한 것처럼 ‘공부는 엉덩이로 하는 것’이란 말에 전적으로 동의하며 공부는 전략을 가지고 머리로 하는 것이 아니라 아무 생각 없이 그냥 하는 것이다. 일단 자리에서 일어나지 말고 잘 되든 잘 되지 않던 현재 학습을 끈기 있게 해 나가면서, 혹시 자리에서 일어나더라도 생각은 지금 하는 학습에 관한 내용에 집중하라는 의미다.

학습이라는 것은 책을 보지도 않고 공부해야 한다는 생각만으로는 그 내용을 알 수가 없고, 한번 보고 모든 것을 이해할 수 없는 것이다. 한 번 보고 이해 안 되는 것도 두 번 보면 이해되고, 두 번 보아도 이해가 안 되면 세 번 보면 된다. 그래도 이해가 안 되는 것이 있다면 그런 것이 있구나 라고 인지하고 넘어가면 된다. 누구나 최고가 될 수는 없다. 최고가 되지 못한다고 모든 것을 포기하는 그래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잘못을 범하지 마시기를 바란다. 최고가 아니더라도 자신이 해낼 수 있는 범위에서 최선의 선택을 하시길 바란다.
혹시 공부가 잘 안되는가. 그럼 의자에 보이지 않는 밧줄로 나를 묶어 보자. 책상에는 책만 있고 휴대전화도 없애고 정해진 시간 앉아있는 연습 먼저 해 보자. 분명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그래서 여러분이 원하는, 간절히 원하는 한 가지는 꼭 이루시길 기원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