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임산부를 위한 의약품 안전사용 가이드
건강칼럼-임산부를 위한 의약품 안전사용 가이드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1.03.18 14:46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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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연/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 본부장·의사
정수연/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 본부장·의사-임산부를 위한 의약품 안전사용 가이드

출산율을 높이고 건강한 자녀를 낳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시대가 되었다. 임신 중 가장 걱정되는 부분은 태아 이상 여부일 것이다. 혈액 검사, 초음파검사, 소변 검사 등 산전검사를 통하여 건강한 아기를 출산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지만 그래도 임신 중 나타날 수 있는 이상 가운데 제일 두려운 것이 기형아일 것이다. 기형아 출산과 관련하여 역사적으로 유명한 약이 탈리도마이드이다.

탈리도마이드는 1950년대 말 독일에서 개발되어 의사의 처방 없이 구입할 수 있는 약으로 시판되었으며, 특히 임산부의 입덧에 효과가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임신부들이 이 약을 복용하게 되었다. 임신 초기에 탈리도마이드를 복용한 산모에서 팔다리가 없거나 짧은 기형아가 태어났다. 역학연구 결과 기형아의 원인이 탈리도마이드의 부작용으로 밝혀져서 시판중지가 되었고 임산부에게는 절대 사용하지 못하도록 조치가 내려졌다. 탈리도마이드 사건이후 약물 부작용 관리에 대한 중요성이 대두되었다.

신약이 개발되어 시판되기 까지는 수많은 연구를 실시하고, 최종허가를 받기 위해서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을 실시하게 된다. 임상시험을 실시할 때는 동물실험 결과를 토대로 임상시험을 설계해서 진행하게 된다. 탈리도마이드의 경우에는 동물실험(쥐 또는 토끼)에서 태아 기형에 대한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에 임상시험에서 태아 기형에 대한 충분한 검토를 하지 않은 채 허가가 되어 기형아 출산의 비극을 낳았다.

모든 약은 부작용이 있기 때문에 임신 중에 약물 복용은 특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임신 시기별로 임신 4주까지의 착상전기, 임신 4주부터 10주까지의 기관형성기, 임신 10주 이상에서 출산까지의 태아기로 구분할 수 있다. 착상전기에 의약품 복용으로 세포가 손상되면 유산될 수 있지만 배아분화 전 시기이므로 외부 영향으로부터 회복되어 정상으로 성장할 수도 있다. 하지만 반감기가 긴 의약품은 체내에 오래남아 있어 태아에게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기관형성기에는 세포 분열이 활발하게 일어나 기관이 형성되는 시기이므로 약물사용은 주의해야 한다. 태아기에는 이미 형성된 태아의 기관이 성장하고 기능적으로 발달이 있어나고 외부 생식기가 형성 되는 시기이기 때문에 성호르몬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의약품의 노출은 주의해야 한다.

임신 중 흔히 나타나는 중상으로는 입덧, 변비, 속 쓰림, 역류성 식도염, 알레르기, 감기, 허리통증, 두통이 나타날 수 있다. 입덧을 유발하는 특정냄새나 자극적인 맛이나 지방이 많은 음식 섭취는 줄이는 것이 좋다. 변비 예방을 위해서는 유산소운동을 하고 충분한 수분 섭취, 유산균 함유 식품 섭취를 늘리고 약물요법으로는 수산화마그네슘이 복용하면 도움이 된다. 속 쓰림 및 역류성 식도염에는 카페인 함유식품 초콜릿 등 지방이 많은 음식은 피하고 제산제, 위산분비억제제가 도움이 된다.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물질의 노출을 피하고 스테로이드 함유 외용제는 반드시 의사의 처방에 따라 사용 할 것을 권장한다. 감기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고 휴식을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증상에 따라 해열진통제 등의 사용이 가능하나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는 임신말기에 장기 복용 시 태아 동맥관이 조기 폐쇄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엽산은 태아의 신경관 결손 발생을 예방하고 태아의 성장과 발달, 안정적인 임신 유지에 도움을 주기 때문에 복용을 권장한다. 계획임신 1개월 전부터 임신 후 3개월까지 엽산을 섭취하면 도움이 된다. 다만 신경관 결손 임신의 과거력이나 비만, 당뇨, 간질약 복용 등 고위험 여성인 경우는 의사의 판단에 따라 엽산 섭취량을 늘려야 한다, 엽산 복용 외에도 계획 임신을 위해서는 예방접종, 구강검진, 만성질환이 있는 경우 복용중인 의약품 점검하기, 고열에 노출을 피해야 한다. 또한 고령 임신이 늘어나는 요즈음 병원을 미리 방문해서 임신에 장애가 되는 위험요인이 있는지 산전검사와 상담을 통해 확인하고 평소 건강한 생활습관으로 신체나이를 젊게 유지하는 것도 임신에 도움이 된다. 임신을 계획하는 가임기 여성은 건강 상태를 잘 점검하고 차근차근 준비하여 건강한 자녀를 출산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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