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진주에도 ‘새즈믄거리’가 있다
기고-진주에도 ‘새즈믄거리’가 있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1.03.22 14:49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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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철호/시인·수필가
장철호/시인·수필가-진주에도 ‘새즈믄거리’가 있다

누구나 매우 소중하게 느껴지는 것이 있다. 조상이나 부모님의 손때를 묻혀 남겨둔 오래된 옛 물품이 그런 것이다. 역사적 가치를 떠오르게 하는 물건은 더욱 소중하게 여긴다. 진주시 문화거리에 가면 이들 민속품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진주시는 진주성 공복문 앞에서부터 서문 앞까지 600m를 ‘진주에나 길’이라고 지정 했다. 1970년대 후반 골동품상 두 곳이 진주성 옆 이곳에 터를 잡고 영업을 시작하였다. 이후 진주시내 다른 곳에 있던 대부분의 민속품 및 고미술품 등 골동품 상점들이 이곳으로 옮겨와 지금은 21개가 모여 영업을 하고 있다.

진주시에서는 골동품상이 밀집되어 있는 이곳을 ‘새즈믄거리’ 라는 명칭으로 ‘문화의 거리’로 정했다.

이곳 골동품 거리의 모든 건축물에 벽화가 그려져 있어 이 거리를 ‘벽화거리’라고 부른다. 그림은 골동품거리라는 이름에 걸맞게 촉석루와 논개. 소싸움, 씨름. 남강의 나룻배 등 과거가 보이는 뜻한 고즈넉한 색채에 민화 풍의 그림들이 그려져 있다.

진주시민 대부분은 진주시에서 ‘새즈믄거리’라는 명칭으로 지정한 이 문화거리가 있다는 사실 조차 모르고 있다. 또한 ‘에나 길’ 뿐만 아니라 ‘벽화거리’가 있다는 사실도 모르고 있다. 그나마 아는 것은 진주골동품거리는 인사동에 있다는 것 정도이다.

차를 타고 지날 때 보면 길옆에 전시된 몇 점의 석물과 맷돌 장독 등이 전체 인 것으로 알고 지나간다. 이 도로는 편도 1차선 도로이고 오고 가는 차량이 많은 곳으로 정차 또는 서행하지 못하고 빠른 속도로 지나치는 곳이다.

이곳은 진품 골동품과 명품 벽화의 소박한 이야기가 있는 ‘진주 인사동 벽화거리’ 라고 하지만 진작 이곳을 찾는 관광객은 평일에는 거의 한명도 없을 곳도 많다고 한다.

이곳 상인들은 우리조상들이 사용하던 물건들의 가치와 중요성을 알고 많은 민속품을 수집한다. 그리고 이를 연구하여 그 가치를 재확인하고 전시. 기증. 판매 하여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로 하여금 오래 간직 하도록 한다. 이곳은 진주시에서 문화거리로 지정을 했지만 아무런 지원을 받지 않고 영업을 한다. 그렇지만 그들은 골동품 속에는 우리 조상들의 혼이 담겨 있다는 사실에 수집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

서울의 인사동 골동품거리는 대한민국 국민은 모르는 사람이 없다. 심지어 일본이나 중국 관광객들이 찾는 필수 코스라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인사동 골동품거리’라는 명칭을 가진 또 다른 곳은 이곳 진주 인사동 골동품거리가 유일하다. 진주 인사동 골동품 거리는 진주성과 붙어 있어 이와 연결된 관광코스에도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인사동 골동품거리 그 전통을 지키기 위해 현 상태로 보존하는 것이 현명하고 정체성을 잃지 않는 일일 것이다. 그러나 이곳을 찾는 사람들을 위한 휴게시설이나 기념품상 하나 없어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

어린 학생들이 이곳의 절구통, 맷돌, 놋그릇, 수저 등을 보고 한마디 한다. “옛날 진주성 전투 때 김시민 장군님과 그 부하들이 성 안에서 밥해 먹을 때 쓴 것 아닐까” 골동품거리는 임진왜란유물 및 선사시대. 가야시대 유물이 많은 진주국립박물관 (임진왜란 전문역사 박물관)이 있는 진주성과 인접해 있다. 진주성에는 10개의 문화재와 1개의 전통사찰. 김시민 동상 등 10개의 상징물이 있고 이와 길하나 사이에 있는 이곳 골동품거리가 마치 진주성과 연결하여 조성된 느낌을 준다. 이곳 진주시 인사동 골동품거리 슬로건은 ‘전통과 현대의 공존을 통해 미래로의 도약을 꿈꾸다’이다. ‘진주의 새즈믄 거리’ 다시 걷고 싶은 진주의 명품 거리가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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