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지친 마음 힐링’ 통영국제음악제 개막
‘코로나로 지친 마음 힐링’ 통영국제음악제 개막
  • 강미영기자
  • 승인 2021.03.22 16:47
  • 16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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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6일부터 4월 4일까지 통영국제음악당서 개최
전 공연 티켓 가격 인하…거리두기·온라인 생중계
해외 스타 연주자와 국내 유명 연주자의 만남 기대
첫 공연 윤이상 관현악곡 서주와 추상으로 문 열어
▲ 통영페스티벌오케스트라.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전례 없는 취소 사태를 맞았던 통영국제음악제가 오는 26일부터 4월 4일까지 통영국제음악당에서 ‘변화하는 현실’을 주제로 개최된다.


전 공연은 50% 객석만을 판매하고 객석 간 한 칸씩 거리 두기를 원칙으로 한다.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에 따라 오프라인 공연 및 온라인 생중계 진행(2단계 이하), 관객 없는 온라인 생중계 진행(2.5단계), 공연 취소(3단계) 등 내부적으로 수립한 단계별 공연 대응계획 아래 공연진행상의 안전을 위한 세부 대책을 마련했다.

또한, 대면 접촉이 빈번한 공연 관람 시 티켓 수령과 개인 신원확인 단계의 대면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해 클래식 공연 최초로 스포츠 경기 관람 시 활용하는 모바일 티켓 방식을 도입한다. 뿐만 아니라 전자출입명부와 전화 기반 출입명부를 동시에 운영해 확인 시간을 줄이는 동시에 고객 편의를 도모할 방침이다.

눈에 띄는 점은 코로나 블루에 지친 시민들을 위로하고 침체된 경기를 감안해 전 공연의 티켓 가격을 전년 대비 한 단계 씩 인하했다는 것이다.

동시에 거리 두기로 줄어든 객석을 고려해 보다 많은 관객들의 공연 관람을 도모하고자 음악제 기간 무료 라이브 스트리밍(일부 공연 제외)을 진행하며 통영국제음악재단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실시간 관람이 가능하도록 했다. 공연 라이브 스트리밍은 통영시 지역 내 거점에 설치된 스크린을 통해서도 관람 가능하며 통영시민 및 관광객이 음악제를 야외에서 함께 즐길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2021 통영국제음악제 포스터.
2021 통영국제음악제 포스터.

◆올해 주제는 ‘변화하는 현실’
‘변화하는 현실(Changing Reality)’을 주제로 펼쳐지는 2021 통영국제음악제는 피아니스트 루카시 본드라체크, 첼리스트 카미유 토마, 지휘자 크리스티안 바스케스, 사샤 괴첼 등 해외 스타 연주자와 더불어 피아니스트 윤홍천, 박종해, 통영페스티벌오케스트라, 최수열이 이끄는 부산시립교향악단 등 국내 유명 연주자들이 출연한다.

개막공연에서는 통영페스티벌오케스트라가 윤이상 관현악곡 서주와 추상, 프로코피예프 피아노 협주곡 3번,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5번을 연주한다.

개막공연을 지휘할 크리스티안 바스케스는 베네수엘라에서 시작되어 전세계로 전파된 음악 교육 사업 ‘엘 시스테마’가 낳은 스타 지휘자로, 엘 시스테마 창립자인 호세 안토니오 아브레우에게 지휘를 배웠고 노르웨이의 명문 악단인 스타방에르 심포니 오케스트라 음악감독을 역임했다.

2019년 야나체크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내한공연에서 압도적인 연주를 들려준 바 있는 피아니스트 루카시 본드라체크는 거장 블라디미르 아시케나지의 발탁으로 체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협연한 이후 국제무대에서 주목받고 있는 연주자이다.

폐막공연에서는 베토벤의 웃음과 모차르트의 눈물이 교차하는 공연 프로그램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고전적인 틀 속에서 재치 있는 음악적 유머를 담아낸 베토벤 교향곡 8번, 그리고 죽은 사람을 위한 진혼 미사 전례를 바탕으로 하며 결국 작곡가 자신의 죽음을 위한 작품이 됐던 모차르트 레퀴엠이 연주된다.

공연에는 사샤 괴첼이 지휘하는 통영페스티벌오케스트라, 소프라노 임선혜, 메조소프라노 김선정, 테너 파벨 콜가틴, 베이스 박종민, 대전시립합창단이 출연한다.

폐막공연을 지휘할 사샤 괴첼은 빈 국립 오페라 극장 등에서 활동하고 있는 오페라 전문 지휘자이며 현재 이스탄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음악감독이다.

음악극 ‘디어 루나’ 포스터.
음악극 ‘디어 루나’ 포스터.

◆세계적 스타 음악가와의 만남

▲26~28일 동안 공연되는 음악극 ‘디어 루나’는 세계 초연으로, 미국을 중심으로 국제적 명성을 얻고 있는 작곡가 김택수가 본인의 작품을 비롯 존 아담스, 데이비드 랭, 슈베르트, 드뷔시 등 현대음악과 클래식을 재해석하고, 달빛이 어울리는 피아니스트 윤홍천이 김택수의 음악을 무대 위로 소환한다.

스타 발레리나 김주원이 달빛 머금은 춤을 선보이며, 영화 ‘미나리’로 호평을 받고 있는 배우 한예리가 이야기를 들려준다. 디어 루나는 이 우주 역사에서 단 하나뿐이고, 한 번뿐인 내 인생의 이유와 의미를 묻고 찾아가는 것, 그것이 ‘인간의 삶’이라는 내용을 달의 변화와 흐름에 담아 음악, 춤, 나레이션, 노래, 영상으로 표현한다.

▲27일에는 스타 연주자로 급부상 하고 있는 카미유 토마의 첫 번째 내한공연 ‘첼로 리사이틀’이 무대에 오른다.

공연 프로그램 중 프랑크 첼로 소나타는 프랑스 작곡가 세자르 프랑크의 대표작 중 하나인 바이올린 소나타를 쥘 델사르가 첼로와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로 편곡한 작품이다. 쓸쓸한 첼로 선율과 피아노의 신비로운 화음이 특징적인 이 작품의 원곡인 바이올린 소나타는 최근 음악 애호가 사이에 화제가 되었던 SBS 드라마 ‘브람스를 좋아하세요’에서 주인공이자 바이올리니스트 채송아(박은빈 분)와 피아니스트 박준영(김민재 분), 그리고 바이올리니스트 이정경(박지현 분)과 박준영이 각각 협연하는 장면이 중요한 드라마적 장치가 되어 더욱 유명해진 곡이기도 하다.

메시앙의 ‘시간의 종말을 위한 사중주’ 중 제5곡 ‘예수님의 영원성을 찬양함’은 2019 통영국제음악제에서 거장 첼리스트 미샤 마이스키가 연주해서 화제를 모았던 곡으로, 명상적인 분위기와 강렬한 정서적 고양감이 매력적인 작품이다.

▲다재다능 스타 피아니스트 4명이 릴레이로 연주하는 ‘피아노 마라톤 콘서트’도 27일 공연된다. 김태형의 슈만과 스트라빈스키, 박종해의 헨델과 브람스, 김다솔과 윤홍천의 슈베르트 등 다채로운 피아노곡이 연주되는 이번 공연은 젊은 스타 피아니스트들의 4인 4색 연주를 나란히 감상할 수 있는 특별한 무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29일은 드뷔시의 ‘이마주’(Images)와 윤이상의 ‘영상’(Images)을 나란히 감상할 수 있는 독특한 공연이 열린다. 드뷔시는 일본 에도시대 풍속화인 ‘우키요에’에 영향받았고, 윤이상은 드뷔시 음악의 발전하지 않고 순환하는 형식, ‘빛과 그림자가 어우러지는 관계’ 등에서 동양적인 특징을 발견하고 작곡에 아이디어를 얻었다.

이번 공연은 동서양의 예술적 ‘심상’(Images)이 시공간을 넘어 소통하는 현장, 그리고 윤이상의 1971년 작품 ‘피리’를 윤이상 스페셜리스트인 잉고 고리츠키의 오보에로 감상할 수 있는 뜻 깊은 무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악사중주단 아벨 콰르텟.
현악사중주단 아벨 콰르텟.

▲4월 1일에는 삶과 죽음에 관한 성찰을 음악으로 담은 ‘아벨 콰르텟 with 김다솔’이 공연된다. 슈베르트 현악사중주 12번 c단조 ‘단악장’(Quartettsatz)은 죽음에 관한 탐미적이고 악마적인 태도가 드러난다는 점에서 현악사중주 14번 ‘죽음과 소녀’와 일맥상통하는 작품이다.

아벨 콰르텟은 우리나라 차세대 유망주인 바이올린 윤은솔, 박수현, 비올라 문서현, 첼로 조형준으로 구성된 현악사중주단이다. 하이든 콩쿠르 등 유명 현악사중주 콩쿠르에서 입상하고 다양한 국제 무대에 출연해 호평을 받았다.

피아니스트 김다솔은 2013년 금호아트홀의 첫 상주음악가, 2014년 뉴욕 필하모닉 내한공연의 협연자로서 한국의 음악애호가들에게 차세대 기대주 피아니스트로 자리매김하며 유명 지휘와 협연을 통해 국제적 명성을 쌓고 있다.

▲2019년 제16회 자라섬재즈패스티벌의 자라섬비욘드 시리즈로 기획된 ‘THE PIANIST 더피아니스트’도 통영국제음악제를 찾아온다. 4월 2일 열리는 공연에서는 한국 재즈씬을 대표하는 임미정, 이지영, 고희안, 전용준 4명의 재즈 피아니스트들이 멋진 솔로를 비롯한 듀오 콰르텟 구성까지 모든 것을 볼 수 있는 무대를 선사한다.

이외에도 피아니스트 임윤찬이 라흐마니노프 협주곡 3번을 협연하는 부산시립교향악단, 영국 사우샘프턴 필름 위크(Southampton Film Week)에서 아티스트 필름 경쟁 부문 베스트 아티스트 필름 상과 관객상을 수상한 ‘야드’의 무대 버전 세계초연, 퓨전 판소리 밴드 이날치, 작곡가 故 강석희 추모 공연 등의 다채로운 무대가 준비됐다.

자세한 공연 정보는 통영국제음악제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강미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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