든든한 보훈이야기-서해수호의 날을 기억하며
든든한 보훈이야기-서해수호의 날을 기억하며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1.03.24 13:21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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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석두/경남서부보훈지청장
강석두/경남서부보훈지청장-서해수호의 날을 기억하며

10여 년 전, 보훈처는 6·25전쟁 60주년, 4·19혁명 50주년, 5·18민주화운동 30주년 등 10주기 행사가 많은 해였다. 그리고 2010년 3월26일은 안중근 의사께서 순국하신지 100년이 되는 날이었다. 당시 비서실에 근무하고 있었던 필자는 처장님을 모시고 서울광장에서 안중근 의사 순국 100주년 행사에 참석했다.

3월 하순의 꽃샘추위와 차가운 바람이 다리 사이를 휘몰아 가는 날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등짝을 통하여 따스한 봄볕이 내리쬐고 있어 행사는 성황리에 잘 마무리되었다. 서울과 사천을 오가는 주말부부였던 필자는 퇴근 후 버스를 타고 사천으로 내려오는 중 9시 10분경 TV 화면을 통해 천안함이 북한의 어뢰에 침몰하고 있다는 속보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스무 살의 꽃다운 청년이 어둡고 비좁은 선내에서 필사의 탈출을 위해 겪어야했던 고통과 사랑하는 아들을 떠나보내야 하는 부모의 마음 때문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당시 초등학교에 다니던 필자의 아들도 이제는 군 입대를 앞둔 청년이 되고나니 천안함 유족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알게 되었으며, 지난주에는 유족을 방문하여 명패를 달아드리고 위문을 했다.

그리고 2010년까지만 해도 일반 사병이 군 복무 중 순직하거나 전사를 한 경우 군인 연금법 상 약 360여만 원의 사망보상금이 지급되어 낮은 사망보상금에 대해 일반사병을 비하하는 이야기도 많이 있었다. 그렇지만 천안함 폭침을 계기로 일반 사병의 경우에도 장교등과 차별 없이 전체 공무원 평균 보수월액의 48배(약 3억4000만원)의 사망보상금을 지급하게 된 것과 해군의 상징인 배의 닻으로 표지석을 만들고 천안함 묘역과 제2연평해전 전사자 묘역을 별도로 조성하고, 해군이나 국가보훈처에서 개별적으로 3개 기념식을 2016년부터는 국가기념일로 지정하여 정부행사로 격상하는 등 조국을 위해 희생한 호국영령들에 대한 예우와 보상이 개선된 점은 잘 하였으나, 이런 대형 사건이나 사고가 난 이후에 제도나 규정을 개정하는 것은 아쉬움이 남는다.

고대 로마의 전략가인 베게티우스의 군사론에 의하면 ‘평화를 원한다면 전쟁을 준비하라’ 즉 유비무환(有備無患)의 정신이야 말로 전쟁에서만 유효한 것이 아니라 팬데믹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일상생활에서도 꼭 필요한 자세이며, 미래에 닥쳐올 수많은 역경과 고난을 대비하고 든든한 대한민국을 후손들에게 물려주어야 하는 우리들 기성세대의 역할이 아닌가 한다.

월드컵이 한창이던 2002년 6월29일 제2연평해전, 2010년 3월26일 천안함 폭침, 그리고 같은 해 11월23일 연평도 포격도발로 서해 바다를 지키다 산화하신 서해수호 55용사를 추모하는 서해수호의 날을 통하여 국민에게는 애국심 고양과 국가에 대한 자긍심을 갖게 하며, 유족에게는 슬픔을 넘어 국가를 위한 희생을 자랑스럽게 느끼게 하고, 국군에게는 강한 안보로 평화수호 의지를 다지고 사기를 진작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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