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보감-단체생활 증후군
도민보감-단체생활 증후군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1.03.28 16:32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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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권/산청 동의보감 한의원 원장
김종권/산청 동의보감 한의원 원장-단체생활 증후군

3월 입학식과 함께 어린이집, 유치원, 초등학교에서는 새 친구, 새 선생님들과 함께 새로운 세상이 열린다. 봄 햇살에 노랗게 피어나는 봄꽃처럼 학교 운동장과 어린이집 놀이터에는 까르륵 우리 아이들의 웃음꽃이 피어난다. 하지만,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대부분의 아이들은 새학기가 시작되면 누구나 ‘단체생활증후군’을 앓는다.

단체생활증후군이란, 단체생활을 하면서 감기, 중이염, 장염, 수족구와 같은 감염성 질환에 자주 노출되고, 체력 소진과 심리적 긴장으로 인해 변비, 잠을 푹 자지 못하거나 꿈을 자주 꾸고, 쉽게 짜증을 부리기도 하며, 면역력이 떨어지면서 비염, 천식, 아토피 등의 알레르기성 질환이 심해지거나 성장 속도가 뚝 떨어지는 등의 증상들을 말한다.

그렇다면, 부모님들은 아침마다 가방을 메고 나서는 아이를 보며 안쓰러워해야만 할까? 이에 대한 답은 ‘아니다’이다. 단체생활은 아이가 사회성을 기르고 정서발달과 지적학습, 신체발달을 이루는 중요한 시기임과 동시에, 우리 아이들의 면역력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이다. 서로 질병을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이겨내는 과정은 아이로 하여금 면역반응의 과정을 몸소 익히게 하여 더욱 튼튼한 면역체계를 형성하도록 도와주는 중요한 시기인 것이다.

한방에서는 기초체력을 보강하고 면역력을 길러주는 탕약처방을 체질과 증상에 따라 처방하며, 감염성 질환에 노출되었을 경우에는 섣불리 해열제와 항생제를 쓰지 않도록 한방감기약, 한방중이염약, 한방장염약 등으로 치료한다. 다시 말하면 아이 스스로의 면역력으로 질병을 이겨내는 연습을 돕는 조력자 역할을 하는 것이다.

가정에서는 어떻게 도와주면 좋을까? 몇 가지 유형들로 나누어 살펴보자.

▲ 감기, 중이염을 달고 사는 아이=호흡기 질환은 폐(肺)의 기운을 강화시켜주는 것이 중요하다. 유산소운동으로 폐활량을 길러주는 것이 좋으므로 걸음마 하는 아기는 걷기 연습을, 조금 더 큰 아이는 자전거 타기나 공놀이 등으로 살짝 숨이 찰 정도로 뛰어놀게 하는 것이 좋다. 실내습도유지와 미세먼지차단을 위한 조치들은 필수적이다. 평소 오미자차, 유자차, 모과차 등을 활용해도 좋다.

▲배앓이가 잦고 식욕이 떨어지는 아이=비위(脾胃)가 약한 아이들은 소량씩이라도 하루 3끼를 거르지 않고, 특히 식사 시에는 꼭꼭 씹어 침이 나오도록 유도해주는 것이 좋다. 침이 나오면 소화기 노폐물이 덜 쌓이고 꼭꼭 씹다보면 소화기에 리듬도 생기기 때문이다. 소화가 잘 되지 않는 찬 음식, 단 음식, 밀가루 음식, 기름진 음식, 인스턴트음식은 줄인다. 평소 대추차와 구기자를 뭉근히 끓여낸 물을 자주 마시는 것도 좋다.

▲알레르기 체질인 아이=적절한 실내온도(20-24°C)와 습도(50-60%)를 유지시켜주고 실내 먼지 관리에 신경써준다. 외출 시 마스크와 모자, 긴팔옷 등으로 가려주고 외출 후에는 손 씻기와 함께 코세척도 함께 하면 좋다. 피부가 쉽게 뜨거워지고 건조해지는 아이들은 고삼을 진하게 다린 물로 입욕 한 후 한방보습제인 자운고를 발라주는 것도 좋다.

단체생활은 우리 아이의 면역력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시기이다. 집안에서 사회로 한걸음씩 확장해 나아가는 아이들의 발걸음에 든든한 면역력이 함께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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