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성-향기롭다
진주성-향기롭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1.03.29 15:41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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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용옥/진주 커피플라워 대표
황용옥/진주 커피플라워 대표-향기롭다

향기로울 향(香)자는 벼 화(禾)자에 가로왈(曰)의 자가 합쳐진 한자이고, 기운 기(氣)는 기운 기(气)와 쌀(米)이 결합된 글이다.

향기를 맡는데 향자의 벼화(禾)와 가로왈(曰)은 기운(气) 쌀미(米)는 전혀 상관없는 듯하나 하나씩 풀이하면 놀라운 뜻풀이가 된다.

햅쌀로 지은 밥에는 구수하고 달콤함 밥 내음이 나고 지금 봄들에서 캐다 끓인 쑥 다래 된장국은 앓아누운 환자를 벌떡 일으켜 세우는 힘이 있다.

마음의 여유가 없는 사람의 계절은 ‘춥다 덥다’ 두 가지 온도만을 느낄 수 있고 행복지수가 부족한 사람 역시 음식을 먹고는 ‘배고프다’ ‘배부르다’ 두 가지 표현만 하게 된다.

맛있다고 느끼는 것은 결코 배부름만 있는 것이 아니다. 맛있음에는 반듯이 재료의 향과 제철에 뛰어난 향이 포함되는 것이고 향기를 통해 과거 경험의 맛이 떠올려지고 식욕이 생기고 맛을 느끼고 감동하며 또다시 기억되는 것이다. 배부름의 마지막 과정의 결과까지 가는 과정에는 코와 입안에서 수백 수천 가지의 음식의 향기들 조합들이 후각세포에 전달되어 경험이 기억되게 되는 것이다.

스마트 폰이나 TV에 먹는 방송들이 많이 나오지만, 공감이 쉽게 오지 않는 것은 음식의 냄새가 나지 않는 것이다. 여행도 TV 화면 속에서 대리만족을 느낄 수는 있지만 직접 여행을 가야 하는 이유는 현지의 대지와 흙냄새, 음식 냄새 그곳만의 생활 속 냄새와 촉각 등이 있어서 제아무리 TV 화면이 크고 화질이 좋아도 냄새 없는 음식과 장소는 감흥이 떨어지게 되어있다.

옛말에 얼굴 예쁜 여자는 1년이 행복하고 착한 여자는 10년이 행복하고 요리 잘하는 여자와 산다면 평생이 행복하다는 말은, 맛있는 음식은 가족을 식탁으로 모이게 하고 맛있는 음식 앞에서 부부와 자녀간 대화하고 소통하니 가족을 화목하게 만들어 평생 행복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공자의 ‘식불어(食不語) ‘밥 먹을 때 말하지 말라’는 뜻은 대화금지가 아니라 음식물이 호흡기나 폐로 들어갈까 염려스러워 한 말이니 입안 음식을 다 먹고는 대화를 해도 괜찮은 것이다.

맛있는 아침밥 챙겨주는 아내가 있다면 고맙고 감사하게 생각하라.

한 숟가가락의 밥에도 향기가 있고 가족을 식탁으로 모이게 하는 지혜가 있으니 이것이 곧 유대인의 밥상머리 교육이고 행복의 기본이 된다.

배부름의 만족은 한 끼밖에 가지 않고, 향기로운 한 끼 식사는 평생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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