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며-올해의 목표와 언어재활 급여화 반대
아침을 열며-올해의 목표와 언어재활 급여화 반대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1.03.30 13:49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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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례/새샘언어심리발달상담센터 원장
이정례/새샘언어심리발달상담센터 원장-올해의 목표와 언어재활 급여화 반대

새해가 되면 지난해에 이루지 못한 것이나 꼭 이루고 싶었던 것을 생각해본다. 그러는 가운데 벌써 3개월이 지나갔다. 1/4이 뚝딱~! 여유 있게 목표를 구체화할 시간을 갖지 못했다.

용하다는 타인에게 나의 신년운세를 보는 것보다 더 적중률이 높은 것이 스스로 목표를 세우고 적어보는 것이다. 이것은 경험이기도하다. 즉, 자신의 인생이므로 자신과의 대화를 추천한다. 큰 목표를 세우고, 작은 목표들도 자세하게 쓴다. 종이 위에 새기고, 세포 하나하나에서부터 오감을 총동원하여 그것에 집중하는 것이다.

올해는 센터를 운영한지 오랜 만에 1층으로 이전하여 큰 목표를 하나 이루었다. 고맙게도 큰 소득이 생긴 셈인데 이로써 그동안 나를 괴롭힌 많은 갈등들이 사라졌지만 그것은 오롯이 다시 숙제로 남았다. 그 소득이며 숙제인 것을 통해 100% 성장하는 것이 올해의 목표이다. 과거와 비슷한 노력만으로는 힘들 것이다. 있는 운 없는 운까지도 끌어와야 하는 것이다. 주변사람들의 능력을 믿는다.

해마다 봄은 나에게는 크고 작은 시련들의 연속이었다. 말로 표현하기 힘든 큰 고통부터 자잘한 어려움까지. 따뜻한 햇살과 화려한 꽃들과 대조되어 더욱 초라하고 우울해 보이는 내 모습과 상황들이 있었다. 그러면 누군가에게 털어놓기도 어려울 때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무언가를 하려고 한다. 하지만 절망에 빠져있다. 본능적으로 남 탓부터 한다. 잘못된 결과를 타인의 탓으로 돌리는 귀인의 오류 때문이다.

그럴 때 가장 부족한 것은 자신과의 대화이다. 자신을 변호하고 방어하고자 자신의 잘못 뒤에 숨으면서 상대 탓을 한다. 문제의 시작은 분명 둘 사이의 소통의 오류 때문일진대, 자신의 모습과 잘못은 인정하지 않고 스스로를 똑바로 바라볼 힘조차 없는 것이다. 때로는 현명한 해결책이 뻔히 눈앞에 있는데도 일을 크게 만드는 실수를 저지르기도 한다.

자신을 응원하고 싶고 힘이 필요할 때 “지금은 너무 힘들구나. 힘내”라고 말하며 자신을 위로한다. 그러다 어느새 스스로를 나무라고 질책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부모로부터 받은 무리한 훈육이나 잘못된 습관의 결과일 수 있을 것이다. 일생동안 건강하게 살려면 자신과 원만하게 잘 지내야한다.

‘아 허심탄회 하게 고민을 털어놓을 사람이 없구나. 왜 이렇게 살았나? 어떻게 산거야? 뭐하느라 이러고 있지? 뭔가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는 건 아닐까?’ 등 이렇게 생각이 많아졌다. 이렇게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계속 하다보면 결론이 이상하게 나오는 경향이 있었다. ‘네가 문제야’ 한다. 하지만 누구나 알듯이 그것은 현명한 결론은 아니다.

1가지 고민은 1가지 답을 내고 답이 나오지 않는 것은 다음 기회로 미루었다. 미루고 미루다 보면 복잡해지는데 문제가 무엇인지 결론이 무엇인지 판단을 하기가 힘들어진다. 그래서 올해의 목표 하나는 ‘미루지 말자’이다. 미루는 습관은 시간도 그렇고 잃는 것이 더 많다. ‘얼른 하자’는 생각도 그리 현명하지는 않지만 좋게 말하면 너무 신중하여 적절하게 시작할 시간을 놓치기 십상이다.

조금 다른 주제이지만 중요한 사건이 있어서 의견을 남기고자 한다. 모두가 어려운 코로나시국을 틈타 작년부터 언어재활 건강보험 급여화에 대한 기사가 가끔씩 터져 나오는데 기사의 근거가 사실인건지, 희망사항인 것인지 보건복지부에 묻고 싶다. 이것을 언어재활사인 당사자들 스스로가 모르고 있는 의아한 상황이 참으로 답답하다. 우리가 동의하지 않은 일들이 어떻게 된 상황인지, 누가 주도한 것인지, 모두 궁금함 투성이이다.

시행하여 제도화하려는 그들의 용의주도함 때문일까? 언어재활사 협회도 반대의 소리를 내지 않고 있다. ‘급여화’라는 말의 의미 정확하게 모르겠다. 그렇지만 건강보험 적용되는 것, 의사들의 오더를 받아야하는 것이라는 정도로 이해한다. 일자리가 많아져서 좋겠다고 광고하는데 기존의 사설센터들이 불법이 되어버리고 국가자격이라는 자격증의 공신력도 무색해진다. 언어재활은 의사들의 치료영역과는 별개라고 ‘치료’라는 단어를 빼도록 하지 않았던가? 이제 와서 의료행위로 간주하려는 것일까? 언어재활은 대학이나 대학원에서 전공하고 국가자격을 갖춘 언어재활사들 고유의 전문영역이므로 의사들의 지시를 받을 필요가 없다. 그러므로 급여화를 반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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