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성-흥망성쇠(興亡盛衰)
진주성-흥망성쇠(興亡盛衰)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1.04.08 15:19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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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동섭/진주노인대학장
심동섭/진주노인대학장-흥망성쇠(興亡盛衰)

흔히들 사람들은 일이 잘 풀리지 않거나 사업에 실패하거나 하면 운(運)이 따라주지 않아서라고 하고 재수가 없어서라고 말한다. 시험에 떨어지거나 출세를 못해도 사주팔자가 사나워서 라고도하며, 아들을 못 낳거나 살림이 궁핍해도 조상 묘 자리가 나쁘니, 집터가 어떠니 하며 핑계를 댄다.

자기의 능력과 노력과는 아무런 상관없이, 오직 그 이유를 엉뚱한 곳에 갖다 부치고 있는 것이다. 이 세상 그 어떤 것도 원인 없는 결과는 없는 것이다. 감나무에 올라가 감을 따면 금방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을, 감나무 밑에서 입을 벌리고 누워있으면 어느 하 세월에 감이 입으로 들어오겠는가.

필자의 집사람이 단골로 다니는 방앗간이 있다. 운전을 못하는 아내를 위해 기사노릇을 하는데 쌀가루 미숫가루 질금 고춧가루 등 여타 생활 식품들을 부수고 자주 이용하는 곳인데, 어느 날 갑자기 다른 집으로 가보자고 한다. 왜 단골집을 두고 그러냐고 하니 ‘방아거리는 많을 때도 있고, 간단할 때도 있는데, 작을 때는 귀찮아하고 짜증스런 표정’이라 미안해서 가고 싶지 않단다.

요즘 같은 코로나 시국에는 식당에도 손님이 뜸한 편인데, 식사를 마치고 커피를 한 잔 줄 수 없느냐고 웃으면서 아부(?)를 해도 “커피는 셀프입니다.”라고 돌아서 버리는 종업원. 사실 주인이나 종업원이 손님이 없어서 바쁘지도 않으면서 이런 데가 있는가하면, 북적거리는 식당에서 부르지 않는데도 주인이 손님 틈새를 다니며 “뭐 모자라는 것 없습니까? 뭐 좀 더 갖다 드릴까요?” 하면서 친절을 베푸는 식당도 있다.

언제가 지인 몇 분과 고기 집에 갔는데 고기를 꾸어먹고 식사는 밥을 볶아들기로 했다. 바짝 마른 밥을 볶아놓고, 무슨 국물은 없느냐고 하니, 국물은 소고기 국인데 별도로 주문을 해야 한단다. “간단한 김치 국물이나 콩나물 국물이라도 한 방울 주지요.” 하니 없다고 하며 돌아서는 참 야박한 인심도 보았다. 아마 다시 오고 싶은 마음이 없었던 것은 나만의 마음이 아니었을 것이다. 똑같은 위치에 나란히 있어도 손님이 북적대는 식당이 있고, 파리만 날리는 식당이 있으니, 앞서 언급한 식당이나 방앗간도 한쪽은 손님이 줄을 서서 기다리는가 하면, 한쪽은 텅 비어있는 곳이 있으니 과연 이러한 현상이 조상 묘 자리 탓이고 운수가 없어 그럴까?

사람의 흥망성쇠는 사주팔자도, 운수도, 조상의 묘 자리 탓은 절대 아니고 본인의 노력과 행동에 따라 좌우되는 것이다. 큰 밑천들이지 않고 손님을 끌고 성공할 수 있는 비결은 웃음과 친절과 서비스이다. 지금 당장은 손해 보는 것 같은 하찮은 일이라도, 그럴수록 더 친절하고 반갑게 서비스를 베푼다면 소문에 소문이 나고 더욱 좋은 결과로 나타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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