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무쇠소 임은 갔다 올까요
칼럼-무쇠소 임은 갔다 올까요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1.04.08 15:19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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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원/경남과학기술대학교 명예교수·남강문학협회장
김기원/경남과학기술대학교 명예교수·남강문학협회장-무쇠소 임은 갔다 올까요

봄은 언제나 참 좋은 계절이지만 그리움이 따른다. 따뜻한 남쪽 나라로 떠났던 봄바람은 어느새 봄비를 싣고 제자리에 돌아와 화개동 천 쌍계천에 빗줄기를 매달고 긴 대밭, 큰 차밭에 차나무 잠 깨우는 올림 소리에 화개100리 벚꽃 길은 어느 때나 다름없이 벚꽃이 만발하여 벌, 나비와 산새들이 속삭이는 소리, 사람들의 떼 소리로 3월의 벚꽃 길은 인산인해를 이르는 자연이 순환하는 멋은 예나 다를 바 없는 그 틈 사이의 좋은 날 정과 욕 모두 버리고 떠난 방장 고산대 종사님의 원적에 고개 숙여 삼가 명복을 빌며 임은 갔었으나 언제 올까를 모른다. 승려와 인간관계보다 사람으로 정주고 정 받았던 깊은 연은 쉽게 지어지는 것 아닌 듯 뒤 새길 이 된다.

대종사와 첫 인연은 범어사였고 1971년 종무원과 대불련 활동의 연계로 이룩한 불연히 더 가까운 척추를 이룩했던 지난 일로 흐르는 강물같이 얽힌 세월을 곰곰이 생각할수록 많은 업적이 눈물 안개로 앞을 막는다. 승가의 업적이라 전체는 알 수 없었으나 가끔 동행하며 들었던 내용이 생각되어 적어 보았다.

첫째는 조계사 주지 시절 불교합창단 구성 자료를 필자가 배워와 연화사 포교당 진주불교학생회, 진주불교거사림에 찬불가 합창단을 서부 경남 사찰에 처음 조직하게 된 계기가 됐고 오늘에 전국 사찰에 활성화된다.

둘째는 한국 불교 경전의 대부분은 번역 사업이 아니되 어려운 한자로 기록되어 있어 서민과 멀어진 편이었다, 그래서 불자들은 불교 경전과 의식을 배우기보다는 암기했던 시대에 고산방장은 <불자지송>이란 경전과 의식을 책으로 발간하여 보급함으로써 불교경전과 의식을 쉽게 읽어 보고 행하는 의식이 생활문화에 접목되어 국민정신 계몽의 교과서 역할 및 불교 포교에 대단한 업적을 남긴다.

셋째는 제13교구 본사 쌍계사의 중창불이다. 쌍계사는 지리산 반야봉 기슭 8만9암에 속하며 신라 선덕왕 원년(722) 의상 제자 삼법(三法) 화상이 당나라에서 귀국하며 육조혜능의 머리 유골을 모셔와 겨울에 칡꽃이 피는 곳이라 하여 안치했다. 신라 정강왕 2년(887) 때 진감국사가 차(茶)와 악(樂)을 전래한 이후 ‘쌍계사’라 했고 임진왜란 때 전소됐다. 조선조 인조 10년(1632) 벽암선사가 다시 지은 이후 증수를 반복된다. 그 뒤 독립군 민초들의 거점, 6,26 한국전쟁 전후 지리산 빨치산 작전지였고 토지계획으로 사찰토지가 몰수되어 폐찰될 때 고성 옥천사 문중이 관리를 포기함으로써 1975년 쌍계사 주지로 부임하여 오늘의 쌍계총림 쌍계사로 중창하기까지의 고산 방장의 손때를 묻었던 과정에 필자의 왕래가 자주 있었고 주변에 은행나무 250주를 상원 스님(불갑사 주지)과 같이 심었다. 또 대웅전 사찰 경내 산재하는 백목련. 금송은 필자의 녹동농원에 생산된 목련을 심어 올해도 목련꽃이 피었다.

넷째로 고상 방장은 절 중창을 목적한바 차 문화에는 도외시하였으나 필자의 간절한 몇 차례 건의 내용이 대부분 수용됐다. ‘큰 대밭의 대나무를 모두 제거하고 시배지 차밭을 조성’, ‘1981년 5월25일 한국 차의 날 선포를 위해 김대렴공 추원비를 세우는 데 협조 부탁’, ‘진감국사 차 문화 및 악 문화를 발굴하고, 조명’ 그리고 ‘한국선다회 창립하여 108 헌다 및 고운 최치원을 통해 쌍계다맥을 재 적립’의 조언이 대부분 완결되는 과정에 한국 차의 성지로 발전했고 하동야생차축제 발전에 기여함으로서 2022 하동 세계 차 엑스포를 유치하여 개최하는데 밑거름이 될 만큼 큰 업적을 남기고 영담스님에 열쇠를 지어 주고 빈손으로 갔다. 필자는 지난 3월26일 방장님의 원적 앞에 헌다를 올리는 동안 막히는 눈물을 참고 지난 공적을 생각했다. 만남과 이별이 “무엇이고,” 어디로 윤회하여 다시 올 것 같은 염원, 구름이 자욱한 다비의 날 빈 가슴을 채우러 빈손을 저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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