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한 기회를 줘라”…롯데 지시완을 향한 팬들의 ‘외침’
“공정한 기회를 줘라”…롯데 지시완을 향한 팬들의 ‘외침’
  • 연합뉴스
  • 승인 2021.04.13 16:11
  •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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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승타 쳤는데도 선발 출전 기회 못 얻어
연장 11회말 2사 1, 2루 상황에서 TV 카메라는 타석에 들어서는 강태율 대신 더그아웃에 있는 지시완을 먼저 비췄다.

지시완에 이어 허문회 감독, 그리고 강태율로 이어진 카메라의 움직임은 팬들의 마음을 절묘하게 대변했다.

‘허 감독은 지시완에게 결코 기회를 줄 생각이 없구나’라는 팬들의 탄식은 곧 분노로 폭발했다.

허 감독에 대한 팬들의 여론이 급격하게 악화하고 있다.

국내 최대 온라인 야구 커뮤니티 ‘엠엘비파크’에는 허 감독을 성토하는 글이 하루에도 수십 개씩 올라오고 있다.

개막 후 불과 7경기 만에 벌어진 일이다.

허 감독은 예상치 못한 논란에 의아할 것이다. 선수 기용은 감독의 고유 권한인데, 지시완을 쓰지 않은 게 왜 문제가 되느냐고 반문할 수 있다.

하지만 허 감독이 간과한 것이 있다. 지시완 출전 문제는 우리 시대의 화두인 ‘공정한 기회’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지시완은 올 시즌 개막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지만, 팀이 7경기를 치르는 동안 2타석을 소화한 것이 고작이다.

지난 6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에서 결승타를 때려냈지만 그 뒤 한 번도 선발 출전 기회를 받지 못했다.

지난 시즌과 상황은 유사하게 흘러가고 있다. 지시완은 지난 시즌을 앞두고 롯데가 팀의 주축 선발 장시환을 한화 이글스에 내주고 데려온 포수다.

롯데의 최대 약점인 포수 문제를 해결할 적임자로 꼽혔지만 허 감독은 수비가 불안하다는 이유로 쓰지 않았다.

올 시즌을 앞두고 지시완은 절치부심했다. 이름을 지성준에서 지시완으로 바꿨고, 캐칭과 블로킹에서도 일취월장한 모습을 보였다.

그래서인지 허 감독은 이제 지시완의 수비에 대해 지적하지 않는다. 그냥 쓰지 않을 뿐이다.

허 감독이 주전 포수로 낙점한 김준태, 제2의 포수로 결정한 강태율이 활약했다면 이런 논란은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김준태는 타율 0.111로 고전 중이고, 도루 저지율은 14.3%에 불과하다.

김준태는 지난 시즌에도 도루 저지율이 15.8%로 80경기 이상 출전한 포수 중에서 가장 낮았다.

허 감독이 스프링캠프에서 칭찬을 아끼지 않은 강태율은 2경기에 선발 출전해 4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이쯤 되면 허 감독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팀 승리를 위해 지시완에게 한 번쯤 기회를 주는 게 상식적이다.

하지만 허 감독은 지시완을 끝내 쓰지 않고 있다. 지난 11일 부산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롯데는 연장 11회 접전 끝에 2-3으로 졌다.

롯데는 이날 경기에서 지시완을 제외하고 엔트리에 있는 야수를 모두 소진했다. 헤드샷 여파로 선발 라인업에서 빠진 딕슨 마차도까지 대주자로 기용한 총력전이었다.

하지만 지시완에게 기회는 오지 않았다.

좌투수에게 약한 김준태는 상대 좌완 불펜을 맞아서도 교체되지 않았다. 마지막 찬스인 연장 11회말 2사 1, 2루에서도 허 감독은 강태율을 그대로 밀어붙였다.

“지시완이 잘하면 계속 써야 하니까 안 쓰는 것”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의 상황이 됐다.

허 감독이 지시완을 쓰지 않는 데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편을 들었던 팬들마저 돌아서는 계기가 됐다.

실력이 더 나아 보이는 지시완에게 출전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 것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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