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소농 현장을 찾다(25)-거제시 웰농산 손성수 대표
강소농 현장을 찾다(25)-거제시 웰농산 손성수 대표
  • 배병일기자
  • 승인 2021.04.20 16:54
  • 16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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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재적 농업인 입문 선도 기획 길잡이 역할 할 터”
▲ 웰농산 손성수 대표가 상황버섯을 들고 선보이고 있다.

20년차 농업인…상황·표고버섯 재배

6차산업 선도…사회적·치유농업 보람
단순한 생산이 아닌 디자인·기획 필요
후배 농업인 가치 공유로 미래농업 기여


농업 잠재 능력자들이 농업에 입문할 수 있도록 선도하고 기획해 주는 길잡이 역할을 하고 있는 당당한 강소농이 있다.

거제시 일운면 지세포리 ‘웰농산’ 손성수(60) 대표가 주인공이다. 손 대표는 농촌진흥청, 농업기술원, 농업기술센터 등의 교육을 매년 50여 회 이상 교육을 받고 유럽 연수까지 다녀올 정도로 농업발전에 열정을 쏟고 있다.

그는 상황버섯, 표고버섯을 재배하면서 20여년 동안 한결같은 마음으로 많은 사람에게 도움이 되며 자신 또한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상황버섯 키우고 있다.

손성수 대표의 ‘웰농산’은 1차 버섯 생산, 2차 가공, 3차 교육농장 등으로 이른바 6차 산업으로까지 발전해 왔으며 버섯재배 기술과 노하우로 후배 양성과 교육농장, 나아가 사회적 농업이나 치유농업으로 발전해 가는 활동에 보람을 느끼고 있다. 다음은 일문일답.

손성수 대표가 농장에서 표고버섯을 살펴보고 있다.
손성수 대표가 농장에서 표고버섯을 살펴보고 있다.

-요즘 하루 일과를 알려 달라
▲남들이 어떻게 사는지 궁금하지도 않을 정도로 일이 많다. 밤이 되면 내일 할 일을 머릿속에 그려보고 아침에는 일찍 농장의 버섯 재배사 점검과 주변 정리정돈 후 따뜻한 차 한 잔으로 일과를 시작한다. 그리고 동물들의 아침을 챙겨주고 주문관리, 상품기획, 고객관리, 정보관리 등 하나씩 챙겨보며 일과를 시작하다 보면 어느새 오전이 훌쩍 지나고 오후를 맞이하게 된다.

-농업을 시작하기 전 어떤 일을 하셨나요
▲1982년 5월에 조선소에 입사하여 18년간 근무했다. 주로 자재와 물류를 담당하던 산업일꾼이었다. 그때는 아이디어맨으로 통했다. 그러면서 항상 ‘무언가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싶었다. 때때로 신문을 통하여 농사정보를 익히고 시험적으로 고추 농사도 지어 봤다.

-농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1999년 아버님의 병고로 힘든 시기를 맞이하면서 ‘자식으로 해 줄 수 있는 게 무엇일까’ 고민하게 됐다. 때마침 신문을 통해 상황버섯이 시험 재배에 성공했고 신비의 명약이라는 자료를 접하게 됐다. 이때 망설임 없이 상황버섯을 키우겠다는 결심을 했고 경기도에서 미생물을 전공하고 은퇴하신 상황버섯 전문가 정병선 박사를 찾아가 4개월 동안 일을 도와주면서 균을 배양하고 버섯을 키우는 기초부터 배웠다. 그리고 지금까지 한결같은 마음으로 많은 사람에게 도움이 되며 저 또한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상황버섯을 키우고 있다.

-귀농하기 전 농사, 농업, 농촌에 대하여 갖고 있던 생각과 직접 농사를 하면서 피부로 느꼈던 것하고 어떤 차이가 있는가
▲귀농하기 전, 조선소에서 일을 할 때는 자격증을 하나 더 따는 것이 목표였으며 산업역군으로 귀농이란 생각도 못 했었다. 어릴 적 소달구지 타고 들길을 다니던 기억에서 어딘가 모르게 몸속 유전자는 농사와 한 몸이 되어 있구나라고 느꼈지만, 농사와 농업의 차이가 컸기에 농사보다 농업을 선택하게 됐다.

농사는 그냥 단순한 삶에 기본이 되었고 농업은 돈을 벌기 위한 경영이었기에 쉽지가 않았다. 그래도 조선소 근무 당시 물류업무를 봐왔던 것이 농업경영에 큰 밑거름이 되었던 것 같다. 정소, 정리, 정돈은 농업에도 필요한 중요한 3요소였다.

-농사를 시작한 지 20년이 흘렀으면 이제는 재배하는 기술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안정화가 됐는가
▲이제는 생산, 재배, 기술, 디자인, 브랜드 등 어느 분야든 누구보다도 스스로한테 자신이 있다. 단순한 생산이 아니라 정말 디자인하고 기획해서 가치를 만들어 내야 한다.

생산적 가치, 재산적 가치, 기술력 등 무엇보다 자립적인 확보가 필요했다. 20년이 지난 지금은 처음 시작할 때보다 조금은 소심해졌지만 아직도 자신감은 무궁하다.

버섯 체험학습장.
버섯 체험학습장.

-강소농과의 인연과 활동은
▲아마 2013년이었던 같은데, 농업기술센터 공고문을 보고 난 뒤에 강소농 교육을 받았다. 기본교육 심화교육을 마치면서 평소에 생각했던 경영개선을 구체화하기로 마음을 굳혔다. ‘혼자보다는 같이’의 가치를 실천하게 된 계기였다. 그 이전부터 활동해 왔던 정보화농업인, 친환경버섯연구회, 벤처농업협의회는 물론 교육농장협의회 등의 활동에 많은 도움이 됐다. 제가 설립을 주도한 거제도 농산물 판매 인터넷 쇼핑몰인 ‘거제팜몰’에서 회원들과 더불어 토요장터를 열었을 뿐 아니라 아름다운 관광도시 거제도를 찾는 관광객을 맞이하는 팜파티를 여러 번 개최하기도 했다.

강소농 초반기에는 작목 생산기술에 대한 애로 사항 및 해결방안들을 회의, 모임, 단톡방 등으로 소통하는 데 그쳤지만 근래에는 홍보, 미디어 활용, 상품화 기법 등을 유튜브를 통하여 공유하고 있다.

또한, 강소농 교육을 비롯하여 그동안 매년 50여 회 이상 교육을 받는데 농촌진흥청, 농업기술원, 농업기술센터의 교육은 이제 습관이 됐다. 유럽연수까지 다녀올 정도다.

강소농 초창기에는 경남도농업기술원 강소농지원단의 버섯전문가로부터 재배, 가공기술을 더욱 익힐 수 있었고, 근래에 들어와 받은 농촌교육농장 품질인증과 운영에 관한 컨설팅은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4년산 상황버섯 절각포장.
4년산 상황버섯 절각포장.

-현재까지 농업활동을 하며 가장 어려웠던 순간과 보람을 느꼈던 순간을 떠올린다면 언제였나요
▲어려웠던 시기는 2003년 태풍 ‘매미’였다. 당시 5억3000만원을 한순간에 날려버리고 난 후부터는 잠시라도 자연 앞에 자만하지 않으며 ‘오뚝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잘 견뎌 오고 있다. 지금은 기술과 노하우로 후배 양성과 교육농장, 나아가 사회적 농업이나 치유농업으로 발전해 가고 있는 활동에 보람을 느끼고 있다.

-1차 버섯 생산, 2차 가공, 3차 교육농장 등으로 이른바 6차 산업으로까지 발전해 왔는데 이렇게 하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
▲버섯 생산과 가공은 처음부터 당연히 같이 했었고 교육농장과 체험 등의 진입은 사업장을 운영하면서 보고 느끼던 것을 빨리 행동으로 옮겼을 뿐이다. 생산자가 직접 농장을 방문할 수 있도록 공간을 만들어 주었다. 하우스 한 동에서 생산되는 소득을 줄이고 그곳을 쉼터 공간으로 조성하여 고객이나 누구라도 방문하면 쉼터에서 우리 농장의 현황을 보고 느끼도록 배려한 것이 6차 산업으로 발전하게 된 동기가 아닐까 생각한다.

-최근 국내 경기가 힘들다고 하는데 어떤가
▲세상은 자꾸 변하기 마련이다. 조금 움츠렸지만 그래도 그냥 가만히 있기보다는 변화에 조금씩 적응하기 위한 준비가 필요하다. 지금은 읽고 쓰는 것보다 눈으로 보고 귀로 듣는 것이 빠른 세상이다. 따라서 보고 듣는 것을 중심으로 농장 환경을 개선하고 깨끗하고 아름다운 농장을 꾸밈으로 소비자 고객중심의 볼·먹·쉴·알·놀·할·일·팔거리를 준비해야 하므로 또한 바쁘다.

상황버섯을 활용한 캔디.
상황버섯을 활용한 캔디.

-감사를 표할 곳이나 선후배 동료가 있다면
▲처음 농업에 입문하면서 도움을 받은 농업기술센터에 늘 감사를 드리고 상황버섯 재배기술과 노하우, 인생 선배로서 많은 도움을 주신 (故)정병선 박사님께 진정으로 감사드린다. 또한 저를 찾아주시는 고객님들과 주위의 동료, 선·후배님들께도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후배 농업인에게 한마디
▲진정한 농업인은 자신감이다. 무엇보다 자신감이 없으면 시작하기 어렵다. 스스로가 만능이 되어가야 하며 대부분 농업은 1인이 일하기 때문에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 또한 돈을 벌기 전에 돈 쓰임새를 줄여야 하는 것은 물론, 주변과의 관계도 잘 유지해야 어려울 때 서로 도와줄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창의적 가치를 만들기 위해서는 나의 유전적인 능력이 농업에 적응을 얼마나 있느냐가 중요하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다. 내가 스스로 찾아서 하는 일은 내 일이 되지만 남이 시켜서 하는 일은 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인지적 감각이나 지감을 깨우치고 반사적 일에 대한 능률을 키울 수 있어야 함을 강조하고 싶다.

-귀농인에게 한마디
▲귀농은 쉽지만 않다. 제일 먼저 기반이 되어야 한다. 시대적으로 교육이나 인터넷 등을 통해 농업에 대한 다양한 정보가 홍수처럼 흘러나오는 요즘이지만 정작 시작하려면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99%는 모른다.

기반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 사업계획과 경영계획은 어떻게 만들어 볼 것인가, 지리적 여건과 생태적 환경이 나와 적성이 맞을까 등 많은 스트레스와 싸워야 한 가지씩 해결되는데 대부분 이기지 못하고 중도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좋은 정보와 희망적 이론보다 현실적인 문제점을 빨리 파악해서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앞으로 이루고 싶은 꿈이나 근래에 이루고 싶은 계획이 있나
▲진정한 농업은 돈을 번다는 것에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 생각한다. 큰 욕심 부리지 말고 전부가 내 것이 아닌 이상 지금만큼 행복하면 되는 것이다. 앞으로는 사회적 농업과 치유농업을 통해 사회적 약자와 장애인, 노인 등 차세대 미래 농업에 기여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20년 농업을 해오면서 지금 생각해보면 그래도 후배 양성에 큰 자부심을 가지고 있으며 앞으로도 제가 추구해 왔던 가치를 공유할 수 있는 기회가 있기를 바라고 있다. 또한 다양한 미래농업의 가치를 만들어 가는데 함께 하고 싶다. 특히 오랜 직장 생활로 자신의 가치를 실현해 보지 못한 잠재 능력자들이 농업에 입문할 수 있도록 선도하고 기획해 주는 길잡이 역할을 해주고 싶다. 배병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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