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칼럼-행복의 조건(3)
도민칼럼-행복의 조건(3)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1.04.21 16:00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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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병선/시조시인·작가
강병선/시조시인·작가-행복의 조건(3)

좋은 환경에서 태어난 사람은 요즘 유행하는 금수저가 되는 것이고, 그렇지 않은 환경에서 태어난 사람을 흙수저로 표기한다면 금수저는 먹고 마시는 것, 생활 자체가 호화스럽다. 그리고 흙수저를 지배하며 산다.

흙수저는 태어나면서부터 안 좋은 환경에서 고생고생하며 열심히 일해 봤자, 저임금 고 노동으로 질 높은 생활은 할 수 없었다. 빈약한 생활이 이어지며 늙어서도 그들이 누리는 연금제도나 생활 안정 복지혜택도 받을 수 없다. 아파트경비원이나 청소하는 일, 등 감시 단속적 근로자로 막일만 하면서 금수저에게 지배받으며 힘든 일만 하다가 죽고 만다. 금수저의 자녀들은 자가용차를 타고 학교에 다니면서 질 높은 과외를 받고 유명학원에 다니면서 공부하고, 외국 유학을 떠난다. 흙수저는 이에 반해 아르바이트해야 하고, 궂은일 하며 학비 벌어 내기도 빠듯했다. 언제 공부를 해 좋은 직장에 취업한단 말인가?

우리나라가 경제성장을 이뤘다고 이구동성이다. 이제는 선진국이 되었고 경제 협력기구 세계기구 연합에 가입해 어깨를 나란히 했다. OECD 회원국들은 모두 다 선진국들이다. 금수저들은 노후에도 몇 100만원의 연금을 받고, 또 따로 쌓아 놓은 재물로 인해 OECD 회원국이나 선진국 국민이 누리는 행복을 능가하는 생활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에 흙수저들은 노령연금으로는 살 수 없으니, 아파트경비원 따위, 감시 단속적 일을 하다가 나이가 더 많아지면 거리에 폐지 줍기에 나서야만 살 수 있는 나라이다. 그러나 요즘 폐지 줍는 사람들의 생활이 말이 아니다. 옛날에 kg당 2~300원 하던 폐지 값이 해마다, 계속 떨어지더니 요즘은 kg당 100원도 안 되는 70원씩 아니 몇 10원으로 떨어졌다니 말이 되는가? 따라서 고철 값도 플라스틱 값도 덩달아 폭락을 하고 있다. 폐지를 줍고 사는 사람들로서는 재앙이며 재난이라고 볼 수 있질 않은가? 우리나라에 과수원을 하고 비닐하우스를 하며, 농사를 짓는 사람들이 태풍이나 홍수로 피해를 보면 정부에서 보상해 주는 제도가 있질 않은가? 그러나 고철 폐지 값이 형편없이 폭락해도 폐지를 주어 팔아먹고 사는 사람들이 재앙을 만났는데도 아무런 신경을 쓰지 않고 방관만 하고 있으니 안타까운 일이다. 폐지를 주어 생계를 유지하다가 폐지 값 폭락으로 생활고를 이기지 못하고 자살하는 사람들이 늘어가더니 급기야 세계에서 노인 자살 1위라는 불명예의 감투를 쓰고서도 나라에서는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

흙수저들이 어려운 환경을 딛고 자수성가를 이루는 사례들을 가물에 콩 나듯 볼 수 있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 부를 이루기 위한 노력은 참으로 눈물겨운 역경이었을 것이다. 이렇게 자수성가를 이룬 사람을 또 다른 예로 설명한다면, 수영과 자전거로 그리고 마라톤으로 3종 경기를 뛰고 나면 기진맥진하게 된다. 이처럼 역경을 딛고 자수성가했던 사람은 3종 경기 전 구간을 완주하고 기진맥진하는 것처럼, 을과 흙수저로 태어난 사람들은 모진 세월을 살아왔기에 체력이 바닥나는 나이에 이르렀다. 어렵게 쌓아 올린 부귀와 행복이지만 오랫동안 누려보지 못하고 생을 마감해야 한다.

나는 ‘행복의 조건’을 정의한다면 좋은 환경에 태어나 자라는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진정한 행복이란 태어날 때부터 좋은 환경에 성장하고 원만한 결혼 생활을 하고 화기애애한 가정을 이루며 살다가 죽을 때까지 아무런 질고도 없이 사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행복이라 말하고 싶다.

좋은 환경에서 태어난 금수저는 대개가 죽을 때까지도 갑의 자리는 변하질 않는다. 척박한 땅에 싹틔운 씨앗들인 흙수저는 이 나라 이 사회에서는 무럭무럭 자라기는 힘든 세상이다. 태어날 때부터 좋지 못한 환경에서 태어나서는 평생 을의 위치에서 벗어나기는 어려운 현실이다.

척박한 토양에 뿌려진 씨앗들이 싹을 틔웠다면 이제는 국가에서 영양분이 고루 갖춰진 거름을 주고 물도 적당하게 뿌려주고 주변 땅이 마르지 않게 해 주어야 한다고 본다. 그래야 세계경제선진국 복지국가 대열에 우뚝 설 수 있다고 본다.

가난은 국가에서도 어찌할 방법이 없다는 말은 케케묵은 구시대적인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에나 어울리는 말이라고 나는 주장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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