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광주 최초의 시민사회장으로 장례를 치른 간호원 선교사 서서평
칼럼-광주 최초의 시민사회장으로 장례를 치른 간호원 선교사 서서평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1.05.10 12:45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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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익/전 경남과학기술대학교 토목공학과 겸임교수
전경익/전 경남과학기술대학교 토목공학과 겸임교수-광주 최초의 시민사회장으로 장례를 치른 간호원 선교사 서서평

독일 출신의 미국 간호원 선교사이다. 본명은 엘리자베스 요한나 셰핑(Elisabeth Johanna Shepping 또는 Johanna Elisabeth Schepping, 1880~1934)이다. 셰핑(Schepping)은 이디시아어로 샘에서 무엇을 끌어내다(Shep), 그로부터 큰 기쁨을 얻고 매우 자랑스럽게 여긴다는 뜻이다. 3세 때 어머니가 미국 뉴욕으로 홀로 이민가고, 조부모에게 맡겨졌다. 9세 때 할머니를 잃고, 주소가 적힌 쪽지 한 장을 들고 엄마를 찾아 미국으로 갔다. 가톨릭 미션 스쿨에서 중고등학교를 마치고, 성마가병원 간호전문학교를 졸업하고 뉴욕시립병원에서 실습하던 중 동료 간호사를 따라 장로교회 예배에 참석하고 가톨릭에서 개신교로의 전향을 결심했다.

유대인 요양소, 이탈리아 이민자 수용소 등에서 봉사활동을 하였으며 브루클린주 이시병원에서 근무하다가 24세 때인 1904년 뉴욕 성서교사훈련학교(Bible Teacher Training School)의 여행자를 돕는 선교회(Traveler's Aid Missionary)에서 1년 동안 봉사하였다. 31세 때인 1911년 졸업 후 동료 선교사에게서 “조선에 환자가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하고 길에 버려질 정도라서 의료 봉사가 절실하다”는 말을 듣고, 한국 선교를 지원하여 32세 때인 1912년 2월 20일 여객선 S.S.Korea호를 타고 20여 일 여행 끝에 한국에 도착한다. 광주선교부 제중원의 간호사로서 한국 이름은 서서평(徐舒平)으로 하여 병원과 주일학교를 돕는 일에 종사하게 되었다. 한국어를 배우고, 옥양목 저고리와 검정 통치마를 입었으며, 검정 고무신을 신고, 된장국을 좋아했다. 온전한 조선인이 되고자 했고, 평생 독신으로 살며, 미국으로 돌아갈 생각을 하지 않았다.

어머니의 신앙인 가톨릭을 따르지 않고 개신교로 개종했기 때문에 집에서 쫓겨났다. 3세 때, 10대 때, 마지막으로 40대 때에 어머니에게 모두 세 차례 버림당했다. 어린 시절이 불우했지만 바람, 햇살, 숲과 함께 자랐다고 고백했다. 빗속에서 춤추는 것을 좋아했다. 32세인 1912년부터 1934년 54세로 소천(召天)하기까지 22년 동안 일제점령기에 의료혜택을 받지 못했던 광주의 궁핍한 지역을 중심으로 제주와 추자도 등에서 간호선교사로 활동하였다. “호흡만 거두면 시체를 해부하여 연구 자료로 삼으시오”라는 유언을 남겼다. 미혼모, 고아, 한센인, 노숙인 등 가난하고 병약한 많은 사람을 보살폈다. ‘나환자의 어머니’라 불릴 정도였다. 임금 대부분을 빈민과 병자, 여성을 위해 사용했다.

입양하여 키운 고아가 14명, 오갈 곳 없는 과부를 가족처럼 품어 집에서 같이 지낸 사람이 38명이다. 광주 양림동에서는 여성의 자립을 위해 양잠업을 지도했다. 뽕나무를 더 심고 시설을 세우기 위해 미국에 기금을 요청했다. 제주에서는 여성의 자립을 위해 고사리 채취를 도왔다. 장례 때에는 자신이 세운 이일학교의 학생이 운구 행렬을 이루고 그 뒤로 수많은 여성이 소복을 입고 뒤따랐다. 광주 최초의 시민사회장이었다고 기록하고 있다.

다음과 같은 관련 작품과 책들이 있다. 영화 ‘서서평, 천천히 평온하게’(2017년 4월26일 개봉). 책 <조선의 작은 예수 서서평(천천히 평온하게)> 백춘성 저, <조선을 섬긴 행복 (서서평의 사랑과 인생)> 양창삼 저, <그대 행복한가요? (행복을 잃고 살아가는 바보들에게 주는 서서평의 편지)> 양국주 저, <조선을 섬긴 행복 (서서평의 사랑과 인생)> 양창삼 저, <천국에서 만납시다(선교사 서서평 일대기)> 백춘성 저, <목포 기독교 이야기(목포 기독교 120년사 초기)> 김양호 저, <바보야 성공이 아니라 섬김이야(엘리제 쉐핑 이야기)> 양국주 저, <더러는 옥토에 떨어지는 눈물이고저> 임형태 저, <행복한 만남(믿음의 다음 세대를 세우고자 하는 꿈과 비전)>김호진 저, <자작나무(김상배 세번째 시집)> 김상배 저, <생명봉사적 통전선교> 임희모 저, <참으로 해방된 평신도> 폴 스티븐스 저, <본향을 떠나 약속의 땅으로> 한일장신대학교 정년퇴임기념논문집 발간위원회 저, <시온의 빛고을 광주> 백춘성 저, <빛과 소금(2017년 4월호)> 두란노 편집부 저, <광주 1백년(개화기 이후 광주의 삶과 풍속)>박선홍 저, <호남사람 이야기(우리가 꼭 알아야 할 역사인물 150)> 남성숙 저. 내일 5월12일은 1972년 국제간호사협의회(ICN)가 제정한 ‘국제간호사의 날’이기에 그녀를 다시 한 번 조명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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