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며-자식들 교과서에서 얻은 지혜(2)
아침을 열며-자식들 교과서에서 얻은 지혜(2)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1.06.02 14:04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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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광/한국폴리텍대학 진주캠퍼스 행정처장
김종광/한국폴리텍대학 진주캠퍼스 행정처장-자식들 교과서에서 얻은 지혜(2)

무섭게 성장하고 있는 옆 나라 중국을 보자. 중국의 성장을 이끈 개혁 개방이 도시에 집중되고, 농촌이 소외되면서, 농촌의 삶의 질이나 교육 수준은 극히 열악한 실정이다. 그들 농민 상당수가 도시로 가서 ‘농민공’이 되었다. 도시 마천루 이면에 있는 3억여 명의 값싼 노동력이며, 소위 ‘배운 게 없어 몸으로 때우는’ 사회 최저층이자, 양극화의 뇌관이다. 돈 많은 중국 정부가 엄청난 예산으로 최신식 학교들을 시골 구석구석에 세웠지만, 정작 가르칠 선생이 없다고 한다. 한 국가의 인적자본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필요한 노력과 시간은 돈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닌 것이다. 이를 두고 스탠퍼드 대학의 스콧 로젤(Scott Rozelle)과 나탈리 헬(Natalie Hell)은 그들의 저서 <보이지 않는 중국 (Invisible China)>에서 ‘중국이 중진국의 함정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우리가 겪는 세대 간 격차와 중국의 도시·농촌 간 격차에는 유사한 부분이 있다. 뒤처짐이 앞서감의 발목을 잡는 현상이다. 다시 말해 ‘인적자본 불균형’이 성장의 발목을 잡는 ‘함정’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함정은 시스템적이고 구조적이기 때문에 빠져나오기가 매우 어렵다. 배우고 익혀서 뒤처짐을 만회하는 것이 유일한 해결책이다.

현재 우리의 발목을 잡는 함정이 하나 더 있다. 바로 ‘코로나의 함정’이다. 거리두기와 연결의 단절로 수많은 일자리가 멈추고 말라가고 있다. 백신이 개발되었지만, 완전한 종식까지 일자리를 지키기 위한 근로자들의 벼랑 끝 생존 투쟁은 현재 진행형이다. 그래서 정부는 위기에 빠진 산업체가 근로자 고용을 유지할 수 있도록 긴급 직업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기업은 일감이 생길 때까지 직원을 해고하지 않고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 익히도록 한다. 정부는 기업에게 인건비를 지원한다. 기업과 근로자가 배우고 익힌 기술과 지식은 인적자본의 경쟁력이며 새로운 성장의 동력이 된다. 이것이 배움과 익힘의 위력이다.

필자가 근무하는 진주폴리텍대학에서만 올 한해 약 7000여명의 근로자가 이러한 교육에 참여한다. 평소의 30배에 달하는 물량이다. 베이비부머와 경력단절여성 대상 재취업과정에도 정원의 두 배가 모였다. 현재의 절실함을 극복하고자 배움과 익힘에 매진하는 참여자들의 모습에 최고의 경의를 보내고 싶다.

취업난에 허덕이는 구직자, 해고 위기에 몰린 근로자, 오버스펙의 젊은이, 뒤처진 기성세대…이 모두에게 현재 직면한 위기는 참으로 길고 고통스럽다. 때마침 불어 닥친 비트코인 광풍이 얼마나 유혹적인가? 하지만 그럼에도 우리는 정도(正道)를 가야한다. 인문학이든 실용기술이든 배움과 익힘은 누군가의 발목을 잡지 않고 함정을 함께 탈출하는 최선의 방법이다. 모든 세대, 모든 국민이 함께 배우고 익히는 ‘평생교육’, ‘평생능력개발’…우리 주변에 좋은 기회들이 많이 있다. 가까운 서점에서 책을 한권 사보자. 자녀들 교과서를 읽어보는 것도 추천한다. 더 나아가 회사에서 제공하는 재직자 교육과정에 참여하거나, 국비 무료과정을 제공하는 학원, 직업훈련기관을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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