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무지와 탐욕이 고통이다
칼럼-무지와 탐욕이 고통이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1.06.08 15:17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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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산스님/진주 문산 여래암 주지

범산스님/진주 문산 여래암 주지-무지와 탐욕이 고통이다


우리에게 가장 무서운 것은 어리석음이다. 알고 짓는 죄와 모르고 짓는 죄 중 어느 죄가 더 크겠는가? 모르고 지은 죄가 훨씬 더 크다. 끓는 물에 손을 넣으면 어떻게 된다는 것을 알고 넣는 사람보다, 모르고 넣는 사람이 더 큰 화상을 입는다. 사람들은 모르고 짓는 죄는 죄가 아니라지만, 모르고 짓는 죄는 반성도, 개선의 여지도 없어서, 반복하게 된다.

나에게도 모르고 짓은 허물은 없는지 늘 살펴보아야한다. 우리의 젊음은 다시는 되돌릴 수 없다는 것은 조상님들의 역사가 정확하게 증명하고 있는데도, 인간은 늙어가는 속도를 늦추어보고자, 노력을 계속하지만, 전혀 통하지 않아, 매일 죽음을 향해 한걸음씩 가까이가고 있는 것이다. 삶과 죽음은 분리될 수 없어, 인생은 태어나는 순간, 저승을 향해 외로운 길을 가야만 한다. 삶은 죽음의 순간을 맞는 준비과정이며, 죽음이 있기에 오늘을 진지하게 살아야한다. 인생은 생로병사(生老病死)지만, 희로애락(喜怒哀樂)은 본인들이 만들어내는 것이다.

마음공부는 어리석음을 벗어나, 스스로 희로애락을 다스리며 행복의 길로 나아가는 것이다.

행복을 밖에서 찾지 말자. 부처님께서는 “행복도 내가 만드는 것이고 불행도 내가 만드는 것이다. 진실로 그 행복과 불행은 다른 사람이 만드는 것이 아니다”라고 하셨다.

“현재의 삶 그 자체가 행복이다. 사랑도 행복도 너의 마음속에 있으니, 먼 곳에서 찾지 말라”하셨다. 아무리 의료기술이 발달을 하여도 인간은 시간과 죽음을 연장해낼 수 없다.

천하를 다주고도 피할 수 없는 것이 시간과 죽음이다. 어리석은 인간은 사마(死魔)가 들이닥치는 순간, 한없이 무력하고 처참해진다. 수행자는 죽음을 끊임없이 반복되는 생사윤회의 과정으로 보기에 고통도 슬픔도 아니라본다. 무지와 탐욕 속에 죽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그러나 깨달음의 공덕을 쌓고 떠난 죽음은 축하할 일이다. 부귀권력을 누리며 큰소리치고 잘 먹고 잘살다가 죽는 것은 비극이지만, 빈손의 수행자 죽음은 축하받는 일이다.

수행의 목적은 잘 죽기 위해서다. ‘잘 죽으려면’ 잘 살아야한다. 잘 살고자하면 마음을 바르게 하여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아야한다. 중생들은 늘 고달픈 삶속에 저 먼 곳에서 행복을 얻고자 기를 쓰다가 결국에는 허망한 죽음으로 끝을 맺는다. 삶은 ‘이승’에서 ‘저승’로 옮겨가는 과정이다. 그래서 하루를 사는 것은 죽음에 한 걸음 더 다가가는 것과 같다.

우리는 매일 남들 도움으로 살고 있기에 그 은혜를 갚기 위해 남을 위한 삶을 살아가는 것이 잘사는 길이다. 부처님은 ‘우리들의 갈 길을 가르쳐주셨지만 그 가르침을 따라 가든지, 가지 않는 것은 각자의 문제이다’ 어리석은 사람은 눈에 보인 것만 중요시하고 현명한 사람은 눈에 보이지 않은 것을 더 중요시한다. 불가에서는 눈에 보이지 않는 선망 조상님들을 극락세계로 인도해드리기 위한 천도재를 봉행한다. 그 과정은 마치 길을 잃은 사람에게 가야할 길을 정확하게 가르쳐 주는 것과 같다. 천도의식은 효와 선행의 극치이다.

현대인 중에는 부모님 제사도 모시지 않는 다는 소식을 들을 때는 우울한 기분이 든다.

선망 조상님들은 우리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대단히 중요한 분들이다. 그분들을 천도 할 때는 친인척조상, 수자(낙태)령, 사산아, 어린 영가들까지 모두를 챙겨드린 것이 좋다.

선을 닦아야 복이 온다. 어리석은 사람은 의심과 교만으로 가득 차 있기 때문에 행복의 길은 요원한 것이다. 천도를 잘해주면 원인모를 병고로 시달리던 몸에서 천근의 쇠 덩이가 빠져 나간 듯 몸과 마음이 가벼워진 이유를 생각해보라. 어리석음 때문에 선업을 쌓지 않고 닥친 대로 살다가, 재수가 없어서 병고에 시달리며, 120세까지 살면 어떻게 할 것인가.

 

 

 

 

범산스님 유튜브 채널: https://www.youtube.com/channel/UCJS92uFeSxvDzKJMRUi2L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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