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신문의 내일
지방신문의 내일
  • 이선효 기자
  • 승인 2012.10.31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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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본보가 창간 2주년이 되는 날이다. 6.2지방선거가 치러진 지난 2010년 봄 창간준비에 들어가 그 더운 여름 내내 비지땀을 흘린 후에 그해 11월 1일 마침내 창간호를 발행했다. 5~6개월의 짧은 시간에 창간준비를 마무리한다는 것이 무리가 없지는 않았으나 그 이전 20년간의 신문경력이 창간준비작업에 속도를 낼 수 있는 동력이 됐다. 취재기자와 편집기자. 그리고 영업, 관리사원들을 뽑고 교육하면서도 신나는 하루하루를 보냈던 기억이 생생하다.

당시 도내에는 이미 4~5개의 지방신문이 발간되고 있는 상태였다. 그래서 후발주자로 뛰어든 본보 경남도민신문의 경우 기존 지방신문과 어떻게 차별화시켜 나갈 것인가가 큰 숙제였다. 본보 창간 주역들의 공통과제였지만 편집책임자인 필자에게는 밤잠을 설치게 하는 고민이요, 스트레스였다. 창간이후 끊임없이 반복된 기획과 시도는 수차례의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차츰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본보의 외형과 내용이 현재의 모습을 이루기까지 구성원 모두의 하나된 노력과 땀이 배어 있다.

돌이켜 보면 기존 지방신문과의 차별화에 대해 지나친 강박관념을 갖고 있지는 않았나 하는 생각도 한다. 하지만 기존의 틀을 차용해 쓰는 안이한 방법에서 벗어나보려 했던 것이 우리 스스로를 채찍질하여 그나마 발전된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새로운 시도와 실험은 힘들었지만 나름대로 이른 시일내에 기초를 다졌다고 본다. 그리하여 본보 경남도민신문이 머지않아 반석에 오른 희망찬 미래도 자신할 수 있다. 지나친 자신감이라 해도 좋다.

하지만 작금의 지방신문의 환경은 어둡다. 다소 과격하게 표현하자면 희망이 보이질 않는다. 안과 밖으로 많은 원인이 있다. 그 중 가장 큰 원인부터 짚어본다. 계속되는 경기침체로 지방신문의 광고시장은 위축될대로 위축되어 있는 상태다. 지방신문의 주요 수입원이 광고이기 때문에 광고시장 위축은 생존을 위협하는 일이다. 그러다 보니 자연히 좁은 시장을 놓고 매체간 경쟁이 치열해질 수밖에 없게 되고, 그나마 우호적인 광고주마저 많은 매체에 시달리게 되는 악순환이 연출되고 있다.

이러한 지경에 처한 지방신문을 더욱 더 궁지로 모는 것은 다름 아닌 중앙지들의 공세이다. 자유경쟁시장에서 공정한 룰로 시장에 진출하는 것을 두고 이의를 제기할 수는 없다. 하지만 고래사움에 새우 등 터지는 격으로, 지방에서의 중앙일간지들간의 무차별적인 치열한 경쟁은 시장의 질서를 무너뜨려 자본적으로 열악한 지방신문은 점점 자신의 자리를 내어줄 수 밖에 없는 지경에 이르고 있다. 대규모적인 조직과 자금 그리고 마구잡이식 독자 부풀리기로 지방마저 중앙일간지 중심으로 편향화되어 있는 상황이다.

속된 말로 ‘그래서 어쩌라고’라고 묻는다면 대답을 찾기가 궁색하다. 공익적인 역할을 할 뿐이지 엄연히 사기업인 지방신문사 경영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방언론인의 한사람으로 지방신문이 존재해야 골치아픈 담론을 얘기하려 한다. 사실은 이 얘기가 주제인데 빙빙 둘러왔다. 중앙지와 지방신문의 역할을 분명 다르다. 그 지역의 민주적 발전과 자주성을 확보하는 것이 지방자치의 목적이라면, 그 목적을 실현하는데 필수불가결한 요소가 지방언론이다. 더 긴 논리는 생략한다. 오늘날 위축된 지방신문이 본래의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은 도민과 독자여러분의 관심과 격려로 가능하다는 사족만 덧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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