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찬의 말
칭찬의 말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1.07.10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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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숙/진주교대부설초등학교

 교사

학교가 있는 곳이면 어디든지 아름드리 나무들이 많고, 다양한 종류의 꽃나무들이 교정에 피어 있다. 특히, 우리 학교는 진주시내에 있는 학교지만 장미터널을 조성하여 색깔, 크기도 각기 다르고 향기가 진한 장미꽃이 5월초부터 하나씩 피기 시작하여 지금은 터널을 뒤덮을 정도로 많이 피어 있다.
지난 겨울 너무 추워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그래도 아이들에게 예쁜 모습을 보여주려고 잘 견디었구나’ 하는 생각에 고마운 마음까지 들었다. 그 터널을 지나는 사람들은 한결같이 눈에 띠는 글귀가 하나 있다. “유월의 장미가 네게 말을 건네 옵니다. 사소한 일로 우울할 적마다 밝아져라, 맑아져라” 라는 이해인 수녀님의 싯귀의 한 구절이다. 이 구절을 되뇌이며 장미터널을 오가는 기분은 느껴보지 못한 사람들은 잘 모를 것이다.
좋은 계절, 아이들의 마음도 밝아지고 우리 교실 분위기도 한결 좋아진다. 3월부터 우리 반 아이들은 친구 칭찬하기를 시작하였다. 아이들은 칭찬을 받기만 하였지 칭찬하기에는 생소한 것 같았다. 하지만 아주 작은 것도 칭찬거리가 된다는 것을 알게 하고, 칭찬을 하는 사람이 받는 사람보다 더 기분이 좋아진다는 것을 알게 하는 데는 시간이 좀 걸렸다.
처음 칭찬을 시작할 때는 자기에게 잘해주는 사람을 칭찬했다. “00는 나를 잘 도와주어 칭찬합니다” 또는 “00이는 줄넘기를 잘 합니다” 등의 주관적이거나 객관적으로 잘 알려진 사실들을 중심으로 칭찬을 하기 시작하였다. 하지만 지금은 제법 구체적인 칭찬을 하게 되었다. “00이는 항상 밝은 모습으로 웃고, 친구를 잘 대해주며 잘 놀아주기 때문에 칭찬합니다. 저는 앞으로도 00이가 친구들을 도와주었으면 좋겠습니다” 또는 “00는 다른 아이들이 싫어하고 놀리는 아이와 잘 놀아주고 여자 아이는 남자 아이와 잘 놀지 않는데 00, 00이 같은 친구들과도 잘 놀아주어서 00를 칭찬합니다”라고 썼는데 평소에 학급에서 친구들의 모습을 관찰하여 칭찬하는 글을 자세하게 쓸 수 있다는 것이 놀라웠다. 단편적인 칭찬보다는 보다 구체적이고 진심이 어린 칭찬이 교육의 효과가 큰 것을 알 수 있다.
서서히 자기보다는 주위의 일에 관심을 가지고 다른 사람들에게 배려하는 마음을 갖게 되고 다른 사람의 기분이나 감정을 이해할 수 있는 아이로 생각이 바뀌어 간다는 것이 대견하였다.
칭찬이란 남을 존중하고 존경하는 마음과 감사하는 마음이 없으면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작은 칭찬의 한 마디가 서로를 기분좋게 하면 학교생활도 즐거워지고 친구과도 친하게 지내면, 어른들이 우려하는 학교폭력 문제도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반 아이들이 조금씩 새로워지고 생각이 달라지며 커가는 모습들이 매일매일 나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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