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지
금호지
  • 배병일 기자
  • 승인 2012.11.18 17: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도경회

꿈길 트이는가

물 붉어지는 금호지
생의 부싯돌 하염없이 그어보던 몸에서 불꽃 일어나
새처럼 날아가고 싶은 나는
먼 곳까지 흘러온 구름 기차를 탄다


대숲에 총총히 박혀있는 새소리
큰 구름이 지나며 살짝 덮는 산 그리매
추억처럼 날다가 사라지는 한 마리의 나비
그래, 여기가 내고향이야
언 땅 일구어 씨앗을 낳던 어머니
제비꽃 돋앋고
자목련 언뜻 언뜻 피어나 노래가 되었을까
초롱초롱 오동꽃도 등 밝히고
그 무렵 스르렁 거문고 소리가 스쳤던가

열차가 일으키는 돌풍 같은 바람에
잎 지고 열배 지고 달이 진다
공손하게 늙어가는 당신의 주름이 보이고
눈 맑은 사람들 떠난 자리 그늘은 땅 넓히고

어디쯤에서 현실에 발을 디딜까 나는
어떤 현실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