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방생의 공덕
칼럼-방생의 공덕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1.10.26 17:42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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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산스님/진주시 문산읍 여래암 주지

범산스님/진주시 문산읍 여래암 주지-방생의 공덕


열매를 얻기 위해서는 먼저 밭 갈고, 씨 뿌리고, 물주고, 김매는 일부터 해야 한다.

불교에는 자비와 선(善)을 베풀기 위해, 살아있는 어류, 조류, 짐승 따위를 흐르는 물이나 산과들에 놓아주는 방생(放生)의식이 있다. 불살생은 소극적 선행이지만, 방생은 생명을 살려내는 적극적 선행이다. 방생은 잡혀서 죽을 수밖에 없는 생명을 살려주는 의식이다.

‘불조통기(佛祖統紀)’에는, ‘금광명경(金光明經)’을 인용, 유슈장자(流水長子)가 물고기 일만 마리를 구제, 천자(天子)가 덕을 갚았다하여 이때부터 방생이 시작되었다. 그래서 천태지자(天台智者)는 고기 잡는 어구들을 모두 없앴으며, 고기잡이를 금한 것을 불교 법으로 삼았다.

연지대사의 “방생행복. 살생 불행”에는 옛날, 어느 덕 높은 고승에게 사미제자가 있었는데, 그 사미는 착하여, 고승에 대한 효성도 지극하고 시봉도 정성껏 하였다. 어느 날 고승이 사미의 얼굴을 살펴보니 오늘부터 꼭 7일 밖에 살지 못할 운명이었다. 고승은 사미가 불쌍하여 마음이 무척 괴로웠다. 그래서 사미에게 “얘야, 너 어머니 뵌 지 오래되었지? 오늘 집에 가서 어머니께 효도 좀 하고 8일째 되는 날 절에 돌아오너라”하고 집으로 보냈다. 고승은 사미의 마지막 7일을 어머니께 효도하고, 집에서 생을 마감토록 배려한 것이었다.

그런데 8일째 되는 날 사미가 절에 돌아왔다. 고승이 깜짝 놀라 사미의 얼굴을 보니 광채가 빛났다. “얘야, 너는 어제 죽을 사람이었는데, 어찌 죽지 않고, 8일 만인 오늘 절에 올 수 있었느냐? 네 얼굴에 흉 액도 모두 사라졌구나” 그 말을 들은 사미는 멍하니 말을 못하고 있었다. 고승은 즉시 삼매에 들어가 사미의 그동안 행적을 관(觀)해보고 나서, “네가 집에 가는 도중에 많은 개미를 구해준 일이 있느냐?” “네, 집에 가는 길에 많은 개미가 물에 갇혀 있어서 나무 막대기로 모두 건져주었습니다” “음! 그랬구나. 방생하면 반드시 장수하느니라. 생명하나를 구해주면 7층 탑 하나 쌓는 것보다 낫다 하였다. 너는 수많은 생명을 구해주었으니 장수하고, 복도 많이 누릴 것이다. 앞으로도 중생을 이롭게 하고, 방생을 많이 권해야 하느니라” 사미는 스님말씀을 따라 수행에 전념하여 커서 고승이 되었다.

중국 당(唐)나라 현종(玄宗)때 장사성(長沙城)밖에 구조린 여인이 살았다. 가난해도 마음이 착하여 단란한 가정을 이루고 있었다. 그러나 40이 넘도록 아들이 없었다. 매일 아들 하나 낳게 해 달라 기도 중 스님의 권유로 ‘심령화’라는 절에 100일 기도를 올리고, 정성껏 기도 후 회향 날, 법당에서 절을 하다 지쳐 쓰러져 잠이 들어버렸다. 꿈에 스님에게 3배를 올렸더니, “네가 일만의 목숨을 살려내면 아들을 낳게 되리라” “저는 가난하여 그 많은 생명을 방생할 수가 없습니다. 다른 일은 무엇이든 다하겠다”하자, “마음만 있으면 못할 것 없다. 지극한 마음으로 불쌍한 생명들을 살리도록 하라” 깜짝 놀라 깨어, 지친 몸으로 귀가도중 미꾸라지를 한 통 잡아가는 농부를 만났다.

“무엇에 쓰시려고 그렇게 많이 잡아가십니까?” “집에 돼지를 키우는데 술 찌꺼기를 주면 좋지만, 그걸 살 돈이 없어 이거라도 삶아 주려합니다” “그 미꾸라지를 모두 저에게 파시죠”그러자, 팔아주었다. 구조린은 미꾸라지를 모두 냇가에 방생하고, 양조장 주인을 찾아가 자초지종을 말하고 일을 해드릴 테니 술 찌꺼기 세 통만 달라하자, 주인은 구조린의 방생을 극찬하며 술 찌꺼기를 그냥 줬다. 구조린은 술 찌꺼기를 모두 돼지 먹이로 보시하였다.

그로부터 열 달 후 낳은 아들이 커서 ‘주거사’라는 인격과 학식 높은 당대의 대 선비가 되었다. 우리도 미래를 위해 먼저 밭 갈고, 씨 뿌리고, 물주고, 김매는 준비성부터 갖추며 살아가자.

 

 

 

 

 

범산스님 유튜브 채널: https://www.youtube.com/channel/UCJS92uFeSxvDzKJMRUi2L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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