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편두통
기고-편두통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2.06.12 16:55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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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유석/삼천포제일병원 신경과 원장
권유석/삼천포제일병원 신경과 원장-편두통

편두통은 전 인구의 15%에서 발생하는 흔한 질환으로 여성에게 좀 더 흔하며, 초기에는 편측의 박동성으로 욱신거리는 양상으로 나타나지만 추후 전체적으로 머리가 아픈 복합적인 증상으로 진행됩니다. 그 중 상당수는 일상 생활을 하기 힘들 정도로 두통의 강도가 심하여 청소년기에는 꾀병으로 오인되기도 합니다. 보통 20~30대 이후 흔하게 시작되지만 최근 여러 가지 환경적인 요인으로 청소년기부터 편두통 관련 증상으로 외래에 내원하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긴장형 두통은 주로 후두부의 묵직한 양상으로 나타나면서 오심, 구토 증상은 없는 데 반해, 편두통은 전, 측두부의 두통이 활동하면 더 심해지며 오심, 구토 등 위장관 증상을 동반하는 게 큰 차이점입니다. 그리고 시끄럽고 밝은 곳에 가거나 강한 냄새 자극에 의해 편두통이 심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편두통 환자의 10~20%에서는 두통이 오기 전 시야가 흐려지거나 번쩍거리는 등 전조증상을 호소하여 편두통 진단에 특이적입니다.

이러한 편두통의 원인으로 기존에는 뇌의 감각을 담당하는 삼차신경과 뇌수막에 있는 혈관 사이의 신경 회로가 과활성화되어 혈관이 확장되어 두통이 유발되는 것으로 생각하였으나, 최근 뇌혈관에 있는 CGRP (calcitonin gene-related peptide)가 편두통 발작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작년 말 출시된 앰겔러티(Calcanezumab)는 단클론 항체로 CGRP 수용체의 차단 없이 CGRP의 생물학적 활성을 억제하여 국내 최초 편두통 예방 치료제로 승인 받았습니다. 총 3개월간 4번의 주사 치료를 시행하며 연구 결과에 따르면 투여 1주차부터 두통이 감소하여 5명 중 3명의 편두통 환자가 월 두통 일수의 50% 감소를 보이는 등 뚜렷한 효과를 보인 반면, 임상적으로 큰 부작용은 보고되지 않았습니다. 아직 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단점이 있지만, 편두통 환자에서 기존 진통제 복용 일수를 줄여 주면서 삶의 질을 향상시켜 주는 근본적인 약제라고 볼 수 있습니다.

편두통의 치료는 무엇보다 두통 발생시 병원에 내원하여 시기 적절한 약물 치료를 권고합니다. 먼저 신경학적 진찰을 시행하여 필요시 뇌 CT, MRI와 같은 영상 검사를 시행해 볼 수 있습니다. 약국에서 파는 복합 진통제는 카페인, 항히스타민제 등 여러 가지 성분이 복합되어 있으며 졸음 유발 및 남용 우려가 있기 때문에 자주 복용하는 것은 피하는 게 좋으며, 상황이 여의치 않다면 타이레놀(acetaminophen), 부루펜(ibuprofen) 등을 우선 복용해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편두통을 유발하는 여러 가지 개별적인 요인 (냄새, 소음, 빛에 의한 자극)을 피하고, 스트레스 및 계절에 따른 온도 변화, MSG가 많이 포함된 인스턴트 식품도 편두통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스트레스 조절을 위해서 명상, 요가, 족욕 등 이완 요법이 도움이 될 수 있으며, 두통이 심해지면 투약과 함께 가급적 조용하고 어두운 방에서 휴식을 취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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