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이 세상에 내 것은 없다
칼럼-이 세상에 내 것은 없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2.06.14 17:10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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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산스님/진주시 문산읍 여래암 주지
범산스님/진주시 문산읍 여래암 주지-이 세상에 내 것은 없다

잘살기 위한 ‘법칙’은 너무나 간단하다. ‘착하게 사는 것’이다. 욕심을 부리니까, 짜증나고 화나고 열 받는 일이 많아진다. 이 세상 모든 것에는 진정으로 내 것은 하나도 없다.

모두 공동의 것인데, 그걸 내 것으로 만들려하니까, 삶이 힘든 것이다. 지금 소유하고 있는 부귀, 권력, 명예, 그 어떤 것도 내가잠시 관리한 것뿐이다. 서로 돕고 살아가자.

필자는 독자님과 얼굴을 마주할 수는 없지만 이 시간, 평화롭게 사는 길을 함께 생각해보며, 좀 더 잘사는 길을 찾아보고자한 것이다. 이 세상모든 것은 공동의 소유이다.

천지인(天地人)을 겉으로 보면 각각 별개로 보이지만, 도(道)의 자리에서 관(觀)해보면 모두가 하나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우크라이나’의 전쟁피해를 우리도 겪고 있다. 우리나라가 전쟁을 하고 있는 것도 아닌데, 우리경제가 휘청거린 것은 세계는 하나이기 때문이다.

기대에 부풀어서 신나게 사는 것도 사는 것이요, 넘어지고 다치며 고통스럽게 사는 것도 사는 것이다. ‘내 것’이라는 의식에서 벗어나보자. 개인 간의 다툼은 이기거나 지거나, 얻을 것 하나 없는 죄악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두 나라의 전쟁은 양국이 모두 패자이며, 중 죄악이다. 개인이든, 단체든, 국가 간이던 다툼으로 인해 상처를 입는 것은 일순간이지만, 치유에는 많은 경비와 많은 시간이 걸린다. 조용하게 덕을 쌓고, 베푸는 선업의 공덕을 쌓아 가면 그에 걸 맞는 보답은 반드시 되돌아오게 된다. 영웅의 이름도 역사에 남고, 역적의 이름도 역사에 남는다. 우리는 족보나 역사에 착한 인물로 남아야한다. 남의 이익을 가로채고 살면, 행복한 삶은 요원하다. 착한 언행은 언제 어디서나 남녀노소 유, 무식, 빈부귀천에 관계없이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다할 수 있다. 시간은 나이 숫자의 속도로 흘러간다.

망설이지 말고, 결단을 내리자. 악행을 한 것은 칼 가는 숫돌 같아, 어느 순간 닳아 없어진다. 그러나 선행을 한 것은 봄 동산의 풀처럼, 성장이 눈에 보이지 않을 뿐, 매순간 성장하고 있다. 착하게 살면 어느새 삶은 사랑과 평온으로 충만해진다. 그러면 날마다 즐겁다.

삶이 힘들수록, 욕심을 버리고, 자기를 확 바꾸어야한다. 내가 어떻게 쌓아 올린 부귀, 권력, 명예인데 이걸 버리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탁! 놔버리는 기쁨을 맛보면 삶은 혁명적, 획기적으로 바뀌게 된다. 욕심을 내려놔보라. 크고 넓은 집도 탐하지 말자.

작은집에서 많은 식구가 북적대며 살아야 복이 들어온다. 식구는 적은데 집만 크면 들어오던 복도 달아난다. 사람의 기가 집을 눌러야지, 집의기운에 사람이 눌리면 제대로 운세를 펴지 못한다. 턱없이 큰집이나 넓은 평수의 아파트도 선호하지 말자. 살아서나 죽어서나 두서너 평이면 족한 것을 알아야 한다. 우리는 가진 것이 없어도 베풀며 살아갈 수 있다.

불가의 무재칠시는 재물 없이도 남에게 베풀 수 있는 보시다. 몸으로 베푸는 봉사, 마음으로의 위로, 격려, 사랑스러운 눈빛, 친절하고 따뜻한 말, 온화한 얼굴표정, 자리양보와, 쉴 곳을 제공해 주는 일곱 가지를 말한다. 불필요한 것은 남들과 나누며 살림도 최소한 줄이고, 새 것을 사들이는 대신, 기존의 것을 고쳐서 쓰는 최소한의 생활을 통하여 최대한의 만족을 느끼면서 살아가자. ‘달라’는 말보다, ‘준다’는 말을 많이 하고 살아가자.

남이 기꺼이 주는 것 아니면 절대 취하지 말자. 남보다 더 많은 것을 움켜쥐는 것을 즐기면서 세상 모든 것이 다 내 것 인양 착각, 우쭐대며 살다가 그 자리에서 추락하는 날이면, 그동안 피해를 본 사람들에게 냉혹한 보복이 따르게 된다. 우리는 서로 인연의 끈으로 연결되어있는 생명공동체라는 것을 자각하고, ‘착하게 사는 것’을 인생의 목표로 삼고 살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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