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욕심이 많으면 배신자가 된다
칼럼-욕심이 많으면 배신자가 된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2.07.26 17:08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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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산스님/진주시 문산읍 여래암 주지
범산스님/진주시 문산읍 여래암 주지-욕심이 많으면 배신자가 된다

평온한 마음으로 살려면 욕구를 줄이고, 스스로 만족해하며, 항상 자기 자신을 깊이 성찰해 보아야한다. 늘 주변사람들에게 관심을 갖고 보살펴주며 그들의 은혜를 갚겠다는 마음으로 살아가야한다. 탐욕과 원망, 미워하는 마음을 갖고 있으면 삶이 행복할 수 없다.

따뜻한 마음으로 주변의 고통을 덜어주며 살아가자. 그리고 유명해진 것도 좋은 것만은 아니다. 명예, 지위, 재산모두가 남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것일 뿐이며, 실체가 없는 것이다.

현재 자기가 누리고 있는 부(富)나 지위가 진짜 자기인줄 착각하고 오만하게 굴면 속 골병 기 일쑤다. 그러면 행복은 고사하고 유명세만 톡톡하게 치르다가 몰락하게 된다.

삶의 길은 복잡다양하고 항상 위태로운 것이다. 걱정 없는 날이나, 흡족한날도 별로 없다.

사람은 평생을 불행 속에서도 무엇인가 자신의 뜻을 관철하기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해나가는 과정이다. 옛날 ‘선탄’이란 부자가 있었다. 그는 부처님 경전을 읽고 나서, 재물이란 잠시 소유한 것일 뿐, 영원한 내 것은 없다는 걸 깨닫고, 자신의 재산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주기 시작했다. 당시는 국가경제가 좋아서 서민들도 별 어려움이 없을 때였다.

그래서 재물을 얻어가는 사람이 많지 않아서 ‘선탄’은 ‘환자들에게 눈을 돌려 그들의 생명을 구해주는 일을 몇 년 하다 보니 빈털터리가 되어버렸다. 이번에는 먼 바다가운데 있는 보물섬에 가서 보물을 구해오기로 마음먹고 길을 떠났다. 한참 길을 가는데 사람들이 두 대의 수레에 수많은 환자들을 실고, 급하게 달려가고 있었다. “어디로 그렇게 급하게 가고계십니까?”묻자“예, 먼 곳에서 온 환자들인데 ‘선탄장자’께 도움을 청하러가는 중입니다.”

이 말을 들은 ‘선탄’은 자신의 재산이 하나도 없는 것이 너무 마음 아파왔다. 그길로 궁으로 달려가 임금님께 사정을 아뢰옵고, 500냥을 빌어서 약을 구해 환자들을 정성껏 치료하여 모두 완쾌시켜 주었다. 그리고는 완쾌된 사람들을 모두 배에 태우고 보물섬으로 들어갔다.

보물섬에는 엄청난 양의 보물들이 쌓여 있었다. 그런데 먹을 물이 한 방울도 없었다.

사람들은 갈증을 못 견뎌 하나둘 쓰러지기 시작했다. ‘선탄’은 물을 찾아 온 섬을 헤맨 끝에 마침내 우물을 발견, 갈증으로 죽어가는 사람들을 모두 데려와 물을 먹여 살려주었다.

물을 마시고 생명을 건진, 사람들은 자기들만 보물을 차지할 욕심으로 서로의논 끝에 이제는 ‘선탄’같은 사람은 없다며, ‘선탄’을 우물 속에 거꾸로 처넣어버리고 자기들만 보물을 싣고 궁으로 돌아왔다.

병고쳐주고, 물 찾아 목숨 살려주고, 보물까지 캐준 ‘선탄’을 우물 속에 거꾸로 처박아 죽이려는 배신을 한 것이다. 왕이 ‘선탄’은 왜 안 오느냐? 묻자, 그들은 한결 같이 모른다고 딱 잡아 때었다. 그러나 ‘선탄’은 하늘의 도움으로 상처하나 없이 우물의 돌담 옆의 구멍으로 빠져나와 빈손으로 궁에 도착했다. 왕이 선탄에게. 그대는 어찌하여 이제야 빈손으로 돌아왔는고?”묻자 “죄송합니다. 저는 운이 나빴습니다.” 왕은 이상한 생각이 들어서 보물을 가득 싣고 먼저 돌아온 사람들을 불러놓고 호된 문초를 시작하였다.

그래서 사건 전모가 밝혀졌다. 왕은 이들을 모두 감옥에 가두었다. 이 소식을 접한 ‘선탄’은 왕에게 달려가,“마마! 어리석은 자들의 무지의 소치이오니 용서하여 주시옵소서.”

하며 배은망덕한 그들의 선처를 호소하자, 왕은 어진‘선탄’의 덕을 칭찬하며 죄인들을 석방하여 주었다. 은혜를 원수로 갚은 일당들은 석방이 되자, ‘선탄’의 보물을 모두 되돌려주었다. ‘선탄’은 그것을 팔아 500냥의 융자금을 임금님께 갚고, 나머지는 또 가난한 이들에게 베풀었다는 아름다운이야기다. 욕심이 많으면 은혜를 원수로 갚는 배신자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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