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며-현실이 된 로봇시대, 로봇을 배우자
아침을 열며-현실이 된 로봇시대, 로봇을 배우자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2.08.23 17:02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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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임/한국폴리텍대학 진주캠퍼스 자동화시스템과 교수
이순임/한국폴리텍대학 진주캠퍼스 자동화시스템과 교수-현실이 된 로봇시대, 로봇을 배우자

한국의 대표 로봇 업체가 협업 로봇 대여 서비스 사업을 시작한다는 소식에 이어 요즘 부쩍 TV 뉴스에서도 협업 로봇 뉴스가 많아졌다. 코로나19로 인해 언택트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사람과 함께 일할 수 있게 개발된 협업 로봇이 사람의 노동을 급속히 대신하고 있다. 이제는 익숙한 키오스크를 필두로 청소 로봇, 서빙 로봇, 캐디 로봇, 바리스타 로봇, 셰프 로봇 등이 인간의 생활 가까이에서 일하고 있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협업 로봇은 향후 3년 내 10만 대 이상 보급될 것으로 업계에서는 분석하고 있다. 그리고 벌써 한국은 로봇 보급률 세계 1위이다. 대한민국은 제조업의 국가답게 오래전부터 부족한 생산 인력을 자동화 로봇으로 대처하고 있었다. 그리고 한국은 제조업을 유지해야 하는 산업 구조상 로봇 보급은 어떤 나라 보다, 빨리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사람의 일자리를 대신하는 자동화 로봇 분야의 특징은 저 숙련 분야의 인력을 대처하고 있는데, 본래 로봇이란 힘들고, 반복적인 노동에 투입되어 사람을 돕기 위해 개발된 것이 본연의 목적이다. 그러나 중 숙련의 일자리도 점점 줄어들고 있는 현실에서 자동화 로봇의 확산이 위협적으로 느껴질 만도 하다.

《자동화와 노동의 미래》(아론 베나나브, 2020.)는 국가별로 산업용 로봇 대수가 많을수록 고용에서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음을 지적하며, “세계 시장의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로봇화 수준이 높다면, 기업은 시장점유율을 높이고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다. 따라서 유럽이나 동아시아의 노동자들은 미국의 노동자에 비해 자동화가 일자리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보는 경우가 많다”라고 기술하고 있다.(p.28) 필자도 이 말에 동의한다. 자동화가 된다는 것은 사람의 일자리가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변하는 것’일 뿐이다. 벌써 한국의 세계적 대기업은 단순생산직을 뽑지 않는다. 자동화 로봇을 관리하고 유지보수하는 인력을 선발하고 있다.

이런 사회 변화를 보며 조만간 등장할 새로운 직업을 하나 만들어 볼까 한다. 바로, “로봇 관리사”이다. 자동화 로봇 업계가 전망하는 10만 대 로봇 보급은 현실이 될 것이다. 로봇은 유지 관리가 필요한 기계이기 때문에 로봇이 고장 나지 않고 최고의 성능으로 일하기 위해서는 로봇 관리가 필요하고 ‘로봇 관리사’가 보편적 일자리가 될 것은 너무나 분명해 보인다.

자동화 로봇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전자, 전기, 기계, 로봇 프로그래밍 같은 기본적 지식이 필요할 것이다. 이런 기본적 지식 위에 특성화된 로봇을 관리하는 전문적 지식이 한층 더 쌓여야 하는 분야이다. 지금도 자동화 로봇, 프로그래밍 분야의 인력은 부족하지만, 앞으로는 더 많은 인력이 필요 해질 것이다.

직업교육 분야에 종사하는 필자는 인문, 사회과학 전공자들이 자동화 로봇 교육을 받고 전문가가 되었으면 한다. 높은 수준의 글을 읽고 쓰는 능력이 갖추어져 있는 인문 사회과학 분야 전공자들은 어려운 기술 매뉴얼이나, 전문분야의 글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이 빠르다. 새로운 기술 습득에서 아주 유용한 기초가 튼튼하다는 것이다. 필자는 많은 인문 사회과학 전공자들이 자동화 로봇 교육을 받고 자동화 로봇 전문가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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