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상대를 비난하지 말자
칼럼-상대를 비난하지 말자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2.10.11 17:06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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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산스님/진주시 문산읍 여래암 주지
범산스님/진주시 문산읍 여래암 주지-상대를 비난하지 말자

우리의 미래에는 부자는 망할 날이 기다리고 있고, 미인은 추해질 날이, 감투는 떨어질 날이, 권력은 내놓을 날이 기다리고 있으며, 모든 사람에게는 죽을 날이 기다리고 있다.

그러니까 생사번뇌 망상에 홀려서 부귀권력, 미모 같은 것에 끌려 다니지 말아야한다.

다 내려놓고 살아보자. 앞만 보고 가지 말고, 앞뒤좌우도 살펴보며 지혜롭게 살아가자.

현대인들은 자신이 잘못한 일이 있으면 용서를 빌기보다는, 가족 간에도 인연을 끊는 쪽을 택해버린다. 이것이 정신적 결함이다. 사회적 논란도 냄비처럼 들끓다가 한순간에 잊혀져버린다.

언행 하나하나에 진심을 다해가며 살아가자. 몸은 단정히 하고, 생각을 바르게 하여, 마음속 생각이 언행과 일치하여, 겉과 속이 같은 사람이 되어보자. 중생들은 매순간을 희로애락의 감정에 휘말려서 웃고, 울면서, 헛되고 무상한 세계를, 참된 세계인양 착각하며 살아간다.

언행일치 속에 바른 생활로 남들을 돕고, 남들을 섬기면서 살아가자. 어느 조직이든, 지도자의 자리는 책임도 무겁고, 두려운 자리이다. 지도자가 자신의 지위를 함부로 남용하면 무겁고도 두려운 결과가 온다. 지위가 높을수록 항상 말과 행동을 삼가하고, 상대편과 입장 바꿔 생각해보며 ‘내가 옳다’는 확신보다는 상대의 의견을 경청하며, 옳은 것은 인정하고, 자신의 의식을 변화시켜 나가야한다. 그래서 서로간의 신뢰 속에 일 해나가면 좋은 결과가 나올 수밖에 없다. 서로의 신뢰가 없으면 발전할 수 없다. 못난 사람일수록 무슨 일이 꼬일 때마다 상대를 탓한다. ‘나는 잘하고 있는데, 상대가 잘못해서 일이 꼬였다.’며, 남을 탓하고 비난한다.

‘화엄경’에 믿음은 도의 근원이며 모든 공덕의 어머니라 하였다. 모든 선근은 믿음으로 성장하고, 그 믿음이 바탕 되어 깨달음에 이르게 된 것이다. 불교는 믿음을 제일 중요시한다. 믿음은 만물을 기르는 땅과 같다. 초목이 성장하여 열매를 맺기 위해서는 토양이 좋아야한다.

양질의 토양위에서 적절한 햇빛과 공기, 비바람 등, 조건만 잘 갖추어지면 초목이 잘 자라고 좋은 열매를 맺을 수 있다. 사람도 서로에 대한 믿음이 근간이 되어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해 나갈 수 있다. 서로 불신하면 항상 불안과 분노에 사로잡혀 아무 일도 성취할 수 없다.

가슴속에 의심의 덩어리, 원망의 덩어리, 미움의 덩어리가 있다면, 모두 내다버리도록 하자.

어떤 조직이든 책임자의 삶은 매순간이 인고의 시간이 되어야한다. 근래 우리지도자들 중에는 가벼운 언행을 불쑥불쑥 내뱉은 후에, 우왕좌왕하고, 갈팡질팡하다, 손해 본 사람이 많다.

막강한 장관자리도 말 한마디 때문에 날라 간 것을 보았다. ‘꽁치는 주둥이로 망한다.’는 말이 있음으로, 말은 참았다가 내일해도 되고, 영원히 안 해도 된다. 국가원수도 말한 마디 잘못하면, 모든 일이 일파만파로 잘못될 위험이 있다. 지위가 높을수록 주변의 지혜를 모아 사전 준비를 철저한 다음 말을 하라. 국가와 사회에 막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말들을 쉽게 내뱉지 말기 바란다. 최근엔 지도자들이 내뱉는 말 때문에 문제를 일으키는 일이 너무 많다.

그래서 특정 인사가 입을 열면 또 실수할까 걱정이 앞선다. 지도자 위치에 있는 사람이 입을 열어 ‘전임자’ 타령을 하면 품격이 떨어진다. 지금 내가 잘못 하고 있지만 “전임자는 더 잘못했다”는 변명의 귀재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서로 잘못한 것을 비교하지 말고, 서로 잘한 것을 비교해보라. 내가 잘못한 것은 잘못한 것이며, 잘못한 일에는 반드시 책임이 뒤따른다.

잘못한 것이나 실수한 것은 겸허하게 인정하고, 그 잘못을 고치겠다고 약속하도록 하자.

‘논어’에 “소인은 허물을 범하면 반드시 변명해댄다”하였다. 남과 비교하면서 자신의 잘못을 덮으려하면 ‘최악’ ‘최하’의 평가가 기다린다. 부처님 가르침대로 두 번째 화살은 맞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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