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임/한국폴리텍대학 진주캠퍼스 자동화시스템과 교수-인성(印星)과 그릿(Grit)

명리학(命理學) 또는 사주팔자(四柱八字)라고 말하는 사람의 운명을 연구하는 학문이 있다. 명리를 아주 쉽게 말하자면 태어난 연월일시의 음양오행과 여덟 개의 글자로 사람의 성향을 파악하는 동양의 MBTI이다. 명리의 여덟 글자는 많은 의미가 있는데, 그중 “인성”에 대해 말하고 싶다.

명리에서 “인성”은 다양하게 해석되는데, 그중에 하나가 “인내(忍耐)”이다. 그래서 사주팔자 여덟 글자에 인성 하나 없으면 괴로움이나 어려움을 참고 견디는 힘을 발휘하기 어렵다고 한다.

사람이 살아가며 인내를 발휘해야 할 일은 너무나 많다. 청소년 시절, 공부에 인내해야 하고, 취업을 위한 다양한 공부와 기술 습득에서 인내는 무엇보다 중요한 덕목이다. 이뿐이겠는가, 직장 생활도 인내의 연속이다. 사업을 해도 인내로 버터야 하는 일이 참으로 많지 않은가. 그래서 사람 인생 여덟 글자에서 중요한 글자가 ‘인성’이다. 이런 중요한 ‘인성’이 사주에 들지 않으면 이름을 ‘인성’으로 지어 없는 것을 보완하기도 한다. 주변에 인성이란 이름이 많은 이유이기도 하다.

더 과학적으로 “인내, 끈기”가 중요한지 살펴보자. 1,000만 뷰 TED의 강연자이자 맥아더 펠로 상을 수상한 심리학자 앤젤라 리 더크워스의 책 ‘그릿(Grit)’에서 ‘성공하는 사람들의 특징에는 그릿이 있다고 한다. 그릿은 IQ, 재능, 환경을 뛰어넘은 ‘끈기의 힘’이라 했다. 그릿에서 구체적인 사례와 예시, 통계자료, 실험 관찰한 결과를 바탕으로 성공적 삶을 위해서는 재능(타고난 자질)보다 노력이 더 많이 필요함을 강조하고 있다.

그릿에서 말하는 인내란 한순간의 인내 끈기가 아니라 “꾸준함”을 의미한다. 오랫동안 꾸준하게 할 수 있는 ‘근성’을 말하고 있다. 그리고 이런 근성을 꾸준히 발휘하기 위해서 어떤 것들이 필요하고 어떻게 실천해야 하는지까지 설명하고 있다.

명리에서 또한 알 수 있는 것은 장단점을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단점을 나쁜 운이라 생각하고 어떻게 ‘개운’ 할 수 있는지 찾는다. 필자도 나쁜 운을 어떻게 피해 갈 수 있을지 많이 찾고 생각해 보았다. 나쁜 운을 개운할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 ‘그릿’이다. 자신의 단점과 상황을 인지하고 체계적으로 고쳐나가는 것이다. 그릿의 의미처럼 한 치의 어긋남도 없이 근성을 가지고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그릿을 실천하는 것이 최고의 개운법이다.

필자는 직업교육에 오랜 시간 종사하고 있다. ‘그릿’을 읽는 동안 내용은 하나도 부정할 것이 없었다. 20년 가까이 청년들과 함께 공부하며 어떤 학생이 성공적으로 직업교육을 끝내고 자신의 직업을 찾아가는지 보고 있기 때문이다. 참 안타까운 것은 일부 학생들은 재능과 적성이 맡지 않다고 말하고 꾸준히 노력함을 부정한다.

그릿에서도 말하고 있지만 재능과 적성은 벼락 맞은 것처럼 알아차릴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독주 연주가를 보면 알 수 있지 않은가? 그들은 직장인처럼 하루에 8시간 이상 연주 연습을 한다. 하루 연습을 하지 않으면 자신이 알고, 이틀을 연습하지 않으면 관중이 안다는 말처럼 독주 연주가들은 타고난 재능이 넘치는 사람들임이 틀림없지만 끊임없이 ‘그릿’을 실천한다. 그렇다면 과연 그들은 타고난 재능일까? 만들어진 재능일까? 모호해지는 부분이다.

적성과 재능을 찾는 것은 절대 벼락 맞은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아직 무엇을 할지 몰라 방황하고 있는 청춘이 있다면 ‘그릿’을 실천해 보라. 조금이라도 관심이 가고 비전이 있어 보이는 분야가 있다면 ‘그릿’을 실천해 보는 것이다. 구글, 페이스북, 네이버, 카카오의 프로그래머가 되고 싶은가? 그래픽디자이너가 되고 싶은가? 전기 엔지니어가 되고 싶은가? 설계 엔지니어가 되고 싶은가? 다 될 수 있다. 단, 당신이 그릿을 실천한다면! 전문적인 기술을 배울 곳은 너무나 많이 준비되어 있다. 청년들이여, ‘그릿’만 가지고 오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