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 사랑의 집짓기
진주 사랑의 집짓기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1.07.18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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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석형/경남과학기술대학교
건축공학과 교수 
올 여름 진주시 명석면 외율리에서 한국해비타트 본부 주관으로 사랑의 집짓기 봉사활동이 진행된다. 과거 진주에서는 활발한 자원봉사 활동으로 진성면과 명석면에 현재 40여 세대가 입주하여 살고 있으나, 여러 가지 어려운 여건들로 인하여 지회활동이 중단된 상태에 있다. 금번 재 착공하는 명석면 외율리 ○○○번지는 당초 12개 동 48세대 규모의 건축허가가 나있다. 그 중 2개동이 완공되어 입주하여 생활하고 있으며, 1개 동은 골조공사만 진행된 채로 시공이 중단된 상태에 있다. 올해는 공사가 중단된 건물에 대한 마무리 작업 및 주변환경 정리를 그리고 내년에는 1개동을 새롭게 신축하는 것으로 계획하고 있으나 나머지 8개동에 대한 진행 여부는 아직 미정 상태에 있다.
해비타트는 “모든 사람에게 안락한 집이 있는 세상”이라는 비젼 아래 “예수의 사랑과 가르침”을 행동으로 보여주는 비영리 초종파적인 국제 NGO단체이다. 현재 세계 95개국 국가에서 활동하며 1976년 활동을 시작한 이후 2008년까지 30만채 이상의 집을 세우고 150만명의 사람들에게 새로운 집에서 새 삶을 살도록 도움을 주었다. 입주자들은 집을 무상으로 제공받는 것이 아니라 소정의 금액을 장기에 걸쳐 분할하여 납부하여야 하며, 입주자 본인도 집짓기 과정에 일정시간 이상 봉사에 참여하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최소한의 경제능력은 있어야 하고 또한 가정을 지키는 사업이므로 자녀가 있는 부부여야 한다.
금번 여름 봉사활동은 7월 21일부터 8월 13일까지 매주 목, 금, 토요일 진행되며, 경남과학기술대학교 건축공학과 학생 40여명이 자원봉사자로 신청하여 참여할 예정이다. 나 또한 개인자격으로서 봉사활동에 참여하면서 당부와 더불어 스스로 봉사활동에 대한 의미를 되새겨 본다.
첫째, 목표가 분명하여야 한다. 사랑의 집짓기는 단순히 물질이 쌓여 구축된 집에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다. 집안에 담고 있는 내용 즉 가정에 목적이 있는 사업이다. 어려운 환경 속에 있는 이웃에게 가장 소중한 가정을 지켜주는 일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둘째, 섬김의 리더쉽을 배워야 한다. 마이클 샌델 교수는 ‘정의란 무엇인가’에서 현대 사회에서 인류를 이끌어갈 참된 정의는 최대다수의 최대행복을 위한 공리주의도, 개인의 선택을 절대적으로 보장하는 자유지상주의도 아니고 오직 공공의 선을 추구하는 미덕만이 현대 인류사회를 이끌어갈 정의라고 피력하고 있다. 미래사회를 이끌어 갈 지도자로서 냉철한 이성과 능력을 쌓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려운 이웃을 돌보며 나눔을 실천할 줄 아는 섬김의 리더쉽을 키워야 한다. 셋째, 겸손한 봉사가 되어야 한다. 마키야 벨리는 ‘군주론’에서 강력한 군주는 큰 덕을 세우기 위해서 사소한 개인적 양심을 잠시 접어두라고 했다. 그러나 수단과 방법이 올바르지 못하면 목표를 달성한 의미가 없다. 나눔의 실천이라는 순수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겸손과 기쁨의 수단과 방법이 사용되어져야 한다.
해비타트 본부에서는 자선모금을 위하여 패션쇼, 바자회 및 음악회 등 다양한 행사를 진행한다. 또한 유명 연예인들의 봉사 장면이 TV화면에 나옴으로써 사업을 널리 알리는 효과도 있다. 현장에서 작업을 이끌어 갈 건축기술자도 양성하여야 한다. 지회는 자체적으로 이사진과 조직을 구성하여 재정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봉사자와 함께 현장에서 공사를 진행하여야 한다. 하나의 건축물은 결코 혼자서 완공할 수 없다. 여러 사람이 서로 협력하고 노력하여야 가능하다. 그러나 이 중 가장 중요한 역할은 누구보다도 이름 없이 다녀가는 자원봉사자들이라고 믿는다. 각자 소중한 시간을 할애하여 한여름 뜨거운 태양아래 자신의 존재를 던져 순수한 나눔을 실천하는 개미군단이 해비타트의 참된 공로자라고 생각한다.
올 여름 재 착공하는 사랑의 집짓기에는 과거 봉사활동을 하던 때와 사람은 바뀌었을지언정 순수한 봉사정신만큼은 하나로 이어져 진행될 것이다. 집은 재산이기에 앞서 우리 삶을 담는 그릇이다. 우리 삶은 사랑으로 채워져야 하기에 집짓는 사람의 마음에는 사랑이 가득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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