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세상사 ‘찰나 생, 찰나 멸’이다
칼럼-세상사 ‘찰나 생, 찰나 멸’이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2.12.20 16:03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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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산스님/진주시 문산읍 여래암 주지
범산스님/진주시 문산읍 여래암 주지-세상사 ‘찰나 생, 찰나 멸’이다

인간은 타인을 떠나서 살수 없기에, 평생을 남들 시선에서 자유롭지 못하기에 옷도 입는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므로 타인과의 유대관계가 중요하다. 그렇더라도 자신을 남들과 비교만 하다 보면 자신이 초라하게 보일 수도 있다. 그러면 열등감으로 가득 차서 자신의 삶을 잃고 우매한 삶을 살게 된다. 자신에 대하여 부드럽고 따스한 말로 감싸주며 칭찬도 해 줘 보자.

상대의 말을 들을 때는 자기 생각을 비우고 들어줘야지 자기 마음대로 상대의 말을 분석하고, 취사선택하면 대화는 겉돌게 된다. 현대인들은 아파트나 승용차도 큰 것을 좋아한다. 그러나 하나를 떠난 열이 없고, 열을 떠난 하나가 없기에 큰 것이 있으면 작은 것도 있어야 한다. 대형식당도 필요하지만 길거리의 작은 식당도 없어서는 안 된다. 사람 사는 것은 제각각이어서 오늘 가출하는 사람이 있으면 가출했던 사람이 오늘 귀가하기도 한다. 우주의 중심부에 지구가 있고, 사람 중심부에 오장 있다. 우주 한복판에 지구의 핵이 있고, 사람 몸 한복판에 생식기가 있다. 오늘의 중심에 삶이 있고, 삶의 중심에 생명이 있다. 이것은 만고불변의 이치다. 인간이 양심의 길을 가는 속도는 빛의 속도보다 3배나 빠른 것이다. 양심적으로 살아야만 성공한다. 극단의 짧은 순간이 1찰라다. 1찰나는 75분의 1초다. 즉 0.013초이다.

모든 것은 ‘찰나 생, 찰나 멸’이다. 생기자마자 사라져버린다. 뭐든지 경험만 할 뿐, 실제 존재하지 않는다. 여름에 풍성하던 녹음도 흔적조차 없다. 그야말로 ‘찰나 생, 찰나 멸’이다. 부귀권력도, 태풍도 지진도 ‘찰나 생, 찰나 멸’이다. 우리 인생도 ‘찰나 생, 찰나 멸’이다. 이걸 알면 과욕 부리거나 서둘지 않는다. 무슨 일이든 차분하게 끝까지 ‘한 우물을 파라’. 중도포기란 없어야 한다. 이 세상에 인간으로 온 절호의 찬스를 잘 살려내자. 겨우 인간으로 왔다가 축생계나 아귀계, 지옥계로 간다면 너무 비참하지 않겠는가? 이리저리 정신적으로 휘둘리지 말자. 수행자는 사주팔자와 생일도 없어져버린다.

바른 일만하고 착하게 살면 날마다 생일이요, 날마다 재수 좋은 날이다. 바르게 살아야 ‘팔자가 바뀐다.’힘든 인생을 바꾸고 싶거든, 계・정・혜(戒・定・慧) 삼학(三學)을 배워보라. 계율을 지키면 선정에 들 수 있고, 선정에 들 수 있으면, 지혜를 얻어 해탈로 나갈 수 있다. 계・정・혜의 배움은 불교 수행의 요체이며, "괴로움에서 해방, 자유"를 얻는 수행법이다.

계(戒)는 계율, 무지로 인하여 몸과 마음으로 지어온 잘못을 멈춤으로써, 정과 혜의 기초가 된다. 현생의 모든 행위는 전생의 업이 찾아온 것이며, 현생의 모든 행위는 내생의 업이 된다. 계는 불자들이 반드시 지켜야 하는 계율이다. 선행과 자비는 도덕적 이상에 부합한 것이다. 정(定)은 선정, 산란한 마음을 쉬고, 고요한 가운데, 진리를 관찰하는 수행이다. 정은 모든 실상을 바로 보지 못하고, 그릇된 행위를 반복, 윤회를 벗어나지 못하는 번뇌의 침입을 막아준 것이다. 고(苦), 무아(無我), 무상(無常)이라는 인간과 세계에 대한 세 가지 진리, 삼법인(三法印) 역시, 명상과 선정에서 관찰되는 것이다.

혜(慧)는 지혜, 무명과 미혹을 깨뜨리고 진실을 깨닫는 것이다. 혜는 붓다가 깨달았던 진실한 모습이자, 지혜·통찰을 말하는 것이며, 연기법의 이치와 성스러운 진리를 발견하는 것이다. 변하는 것은 육신이다. 우리가 본래 갖추고 있는 부처의 마음은 변하지 않는다. 원을 정해 놓고 진실한 마음으로 맹렬히 본업에 충실하면“팔자가 좋아 진다” 남들 시선에 좌우되지 말고, 배우는 것을 즐겨보자. 세월이 가면 육신은 늙어도 마음은 늙지 않는다. 모기 침으로 무쇠소의 몸을 뚫을 수 없다. 아직 숨을 쉬고 있고, 팔, 다리가 움직여지면 툭툭 털고 일어나, 미소 지으며, 진흙에 물들지 않고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처럼 당당하게 살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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