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나’답게 살아가자
칼럼-'나’답게 살아가자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2.12.27 16:04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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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산스님/진주시 문산읍 여래암 주지
범산스님/진주시 문산읍 여래암 주지-'나’답게 살아가자

소욕지족(少欲知足)은 번뇌와 집착, 욕심을 버리고, 만족할 줄 알고, 꼭 필요한 것만을 소유하면 과소비에 대응하는 무소유를 실행하는 것이 된다. 재물과 명예에 대한 욕심이 많으면 더 소중한 것을 못 보게 된다. 영화를 보면 스크린에 비바람과 파도가 출렁이다가 사라지고, 대형화재가 일어났다 사라지지만, 스크린은 물에 젖거나 불에 타지 않고, 그대로다.

그처럼 우리가 일을 하거나, 잠을 자도, 세상은 변함없이 돌아가고, 우리의 본성에도 변함이 없다. 살면서 큰 괴로움과 어려운 일들로 꽉 막혀있을 때는 모든 것이 끝난 것처럼, 보이지만, 그 고통이 지나고 나면, 삶은 더욱 새롭게 발전한다. 동트기 직전이 가장 어둡고, 해뜨기 직전이 가장 춥다는 걸 알고, 삶을 힘들어하지 말자.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처럼,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진흙에 더럽히지 않는 연꽃처럼”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는 말을 상기해보자. 경쟁, 질투, 질시, 시비 논쟁과, 남들 평가에 휘둘리지 말고, ‘나’답 게 살아가자.

‘나’다운 ‘나’가 되어 어떤 고난도 이겨내는 삶을 살아가자.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 꾸준하게 노력하면 성공의 문은 활짝 열리게 된다. 그것은 어두운 밤에도 해가 뜨면 어둠이 흔적 없이 사라진 것과 같다. 그리고 음란물 같은 것은 보거나 듣지도 말자.

그런 걸 보고 들으면 미래가 암담해진다. 심리학자들은 세상 인심이 긴박하고 잔혹범죄가 양산된 원인을 유아 시절 어머니 젖을 못 먹고 자라서 모성이 희박한 탓으로 본다. 거기에다 넘쳐나는 저질문화만 보고 듣는다면 무슨 발전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 도시와 산중, 소란함과 고요함을 탓하지 말고, 자신의 일에만 몰두하고, 노력하면, 지혜까지 자동 터득된다.

대중과 함께 살아 숨 쉬는 사람으로 변신, 모든 사람들과 어울려 다양한 활동을 전개해보자. 시법평등 무유고하(是法平等 無有高下), 시명 아뇩다라삼먁삼보리제(是名 阿耨多羅三藐三菩提)라. 법은 높고 낮음이 없는 평등을 가르친다. 이보다 더 높은 가르침은 없다. 불교에서는 차별을 절대 용납하지 않는다. 이것은 불교가 지켜온 절체절명의 숭고한 가치다. 우리 사회도 사람 차별 없이 평등성이 잘 지켜지고 있는 곳도 있다. 예를 들면, 소방관들이 수해 현장, 화재 현장, 위급상황에서 인명구조시나, 운동경기에서 한국 선수를 응원할 때, 노숙자에게 무료 급식을 할 때, 출신 지역, 출신성분, 남녀노소, 종교, 부귀빈천 학벌, 인물을 전혀 따지지 않는다.

부처님은 세 가지 평등심으로 첫째,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지은 업의 상속자가 된다는 똑같은 본성을 공유한다. 둘째, 사람은 누구나 평등하게 열반이나 깨달음에 도달할 수 있다. 셋째, 사람은 누구나 평등하게 고통과 행복을 느낄 수 있다 하였다. 이 세 가지 중, 세 번째는, 도덕성에 대한 불교적 접근과 가장 밀접한 관계가 있다. 사람들이 도덕성을 지키지 않고 행동하면 많은 범죄와 폭력이 난무하게 된다. 우리는 재벌이든 거지든, 박사든 무학이든 어떤 종교를 가졌든 똑같이 평등한 인간이며, 모두가 행복을 원하고 고통을 원치 않는 평등한 권리를 가지고 있다. 차별 대우를 하면 조국의 미래가 암담해진다. 우리가 잠을 자고 있어도 심장과 맥박은 뛰고 있다. 우리가 흘린 땀의 양에 따라 조국은 영원히 발전할 것이다.

미당 서정주 시인은 “길은 어느 곳에나 있지만, 길은 어느 곳에도 없었다.”고 하였다.

이 말은 남들이 가지 않는 길도 가보라는 것이다. 자신의 우월함을 과시하며, 남을 비하하는 비겁한 방법으로 자신의 이익을 챙긴 것은 중생의 삶이다. 그들은 ‘나’다운 ‘나’보다는 유명인들을 닮고자 애를 쓰며, 그물에 걸린 물고기들이 팔딱거리면서, 서로에게 상처와 고통을 주다가 함께 죽는 것과 같은 삶을 살아간다. 모든 욕심을 내려놓고, 자기다운 자기 자신을 되찾아서, 소경이 눈뜬 것처럼 기뻐하며, 발걸음도 가볍게 콧노래 부르며 살아가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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