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산스님/진주시 문산읍 여래암 주지
범산스님/진주시 문산읍 여래암 주지-개인주의가 강할수록 우울감에 빠진다현대사회는 험악하여 살기 힘든 세상이다. ‘마을’이라는 개념이 붕괴되어서 함께 어울려 살던 삶이 고립된 삶으로 변하여 혼밥에 혼술, 개인과 가족 단위로 나누어지고 있다. 친구들과 모여서 왁자지껄 살던 삶은 전설이 되어버렸다. 저마다 혼자 있는 시간이 늘어나서 힘들고 짜증나겠지만 이런 상황에 적응하며 살아갈 수밖에 없다. 이제는 상수하족(上首下足) 아닌, 상족하수(上足下首)가 되어버렸다. 그러나 생각해 보면 각자 몸은 따로지만, 마음은 하나이며, 모두 한마음이다. 서로의 목청과 억양은 달라도 거기에는 참됨과 아름다움과 자비로움이 함께 자리하고 있다. 마음이 가장 중요하다. 무슨 일이든 기쁜 마음으로 해내자.
봄이 오고 있다. 툴툴 털고 일어서자. 웅크리고 앉아있으면 몸 구석구석에 먼지만 쌓인다. 만약 춥다고 웅크리고 앉아있는 생활을 하루 이틀 반복하면 한없이 나태해져 버린다. 문제는 아무것도 안 하면서 생각만 하고 있으면, 제대로 쉬지도 못한다는 점이다. 한껏 게으름만 피우고 있으면서도 머릿속으로는 저 일을 해야 한다는 생각만 하고 있으면 마음의 부담과 미래에 대한 불안감만 더 커지게 된다. 차라리 마음 편안하게 푹 쉬고, 상쾌한 몸과 마음으로, 새 출발 해 보자는 것이다. 매일 똑같은 수준의 사람만 만나서, 남들의 험담이나 뒷말을 하면서, 남 탓, 세상 탓하면 무엇 하겠는가. 동창회든 단체든 아무런 발전도, 생산도 없는 집단이면 하루빨리 훌쩍 떠나야 한다. 그리고 항상 성공한 사람들의 태도와 마인드를 배워나가자.
중요한 것은 사람들과의 만남이다. 일방소통 아닌, 얼굴을 마주하여 상대의 의견을 듣고, 공감하는, 소통하는 관계를 회복하자. 얼굴을 마주보면서 얻어지는 생동감, 현장감, 질의응답의 효율성 이상의 역량 강화가 서로에게 큰 도움이 된다. 문자로 만나는 것이 아니라, 직접 얼굴을 보고, 표정을 살피며, 말하고 듣고, 말이 없더라도 비언어적인 공감이 절대 필요하다.
“중생은 실상은 보지 못하고 자신의 생각으로만 보며, 모든 것을 이미 다 알고 있다고 착각하는 존재이다. 생각을 줄이고, 보고 듣는 능력을 키워나가자. 나만의 완벽을 추구하고, 또 남들에게 비춰질 자신의 모습에만 신경 쓰다 보면 행복이란 없고, 불행한 미래가 있을 뿐이다.
자신의 현실을 외면하면 가슴은 공허해지고, 몸도 마음도 서서히 지쳐간다, 천금을 얻었더라도 기뻐하지 말고, 천금을 잃었어도 화내지 말자. 배고픈 사람에게는 먹을 것을 주고 추위에 떨고 있는 사람에게는 옷을 주며, 몸이 아픈 사람에게는 정성껏 간호해주며 살아가자.
저작권자 © 경남도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