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꽃 참 예쁜 날에
봄꽃 참 예쁜 날에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3.03.07 19: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채/시인

봄이 온단다. 날개옷 입은 봄바람이 두 뺨을 스치고 산내들 하이얀 햇살이 참 고운 아침, 풀잎에도 미소가 가득하다. 나무가 옷을 입고, 아지랑이 언덕너머 하늘구름 고운 날엔 돈이 필요한 사람은 돈을 벌고, 여자가 필요한 사람은 여자를 만나고, 옷이 필요한 사람은 옷을 사고 여행을 가고 싶은 사람은 어디든 기꺼이 떠나라. 긴긴 겨울을 걸어 이제 봄의 문턱에서 조금씩 마음을 풀어헤치는 저 봄빛의 기운을 보라. 진달래 개나리가 지천에 만개하면 우리네 마음도 덩달아 빨갛게 노랗게 꽃물이 들겠지. 봄꽃 참 예쁜 날, 꿈빛 아롱거리는 우리네 꽃밭에도 저마다 소망의 꽃나무을 심어야겠다. 기쁨의 잎이 돋고 행복의 꽃이 피고, 나비가 날고 새가 우짖는 날, 꽃나무 가지에도 웃음꽃이 만발하겠지. 봄이 온단다. 꽃이 참 예쁜 봄이 오면 우리도 한결 가벼운 옷차림으로 사뿐사뿐 봄길을 나서자.

나누며 느끼며 사랑하며 살고 싶다고 오늘도 푸른 소망을 기도하지만 습관처럼 젖어버린 이기심에 꽃을 보고도 깨닫지 못하는 서글픔이여! 별을 안고 꿈을 안고 예쁘게 단장한 마음의 향기로 꽃잎 편지를 쓰고 싶은 날 기쁨의 붓으로 한 줄 한 줄 써 내려가는 내가 나에게 띄우는 꽃 마음 편지 봄꽃 참 예쁜 날에 나도 꽃으로 피고 싶어/ 꽃피는 봄이 오면 보고 싶은 친구야 새들의 노랫소리에 너의 안부가 궁금하지 솔바람에 너의 모습 떠올리며 들꽃 향기에 키 작은 미소 실어 보낸다 네 웃음은 진달래를 닮았고 네 표정은 개나리를 닮았지 봄꽃 같은 모습으로 너는 언제나 내 가슴에 살고 있단다 너와 나 사이 꽃가지 흐드러진 한결같은 우정의 향기가 참 고와 바람도 초록빛으로 불어오는 봄꽃 참 예쁜 날에/ 신은 우리에게 지구를 선물했지 예쁘게 가꾸라고 꽃도 주고 새도 주고.

건강하게 살라고 물도 주고 공기도 주었지 사이좋게 지내라고 사랑도 주었어. 참 아름다운 세상이야 행복과 불행은 우리들의 몫인걸/ 아지랑이 일렁이는 봄 물결 사이로 하이얀 햇살이 다가와 빙그레 웃으며 말을 건넵니다.

어디 갈 때 없느냐고.. 살랑살랑 산들바람이 찾아와 살짝 눈을 흘기며 또 말을 건넵니다 정말 어디 갈 때 없느냐고.. 봄꽃 참 예쁜 날에 빨간 꽃으로 내가 피면 노랑나비 그대가 날아서 올까. 오늘 문득, 나는 여자였습니다/ 하늘은 하늘이라서 높고 바다는 바다라서 깊고 물은 물이라서 맑고 산은 산이라서 푸르네 꽃은 꽃이라서 향기롭고 사람은 사람이라서.. 어떡하지 그 다음 시어는 생각나질 않아 봄꽃 참 예쁜 날에.
‘봄꽃 참 예쁜 날에’ 이채의 시 전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