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1.07.21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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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인숙/진주보건대학교

 관광계열 교수

요즘 한류열풍으로 세계인들의 이목을  더욱 받게 된 것 같아 어깨가 으쓱하다. k-pop이나 우리의 드라마들이 다른 나라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다보니 한국어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높아지게 되었다.
해외여행을 가서 현지사람들을 만나면 간혹 운동선수 혹은 드라마에 나왔던 주인공 이름을 말하며 무척 반가워할 때가 있다. 우연히 그런 사람들을 만나면 더욱 친밀감이 느껴진다.  
작년 1월에 우리 대학 관광계열 재학 중인 학생들과 호주와 홍콩을 약 10일간 다녀온 적이 있다. 비행기와 호텔만 정하고 배낭여행 식으로 일정을 짰는데 해외취업정보를 얻기 위해 방문해야할 업체가 많아 바쁘게 다니게 되었다. 그러다가 홍콩의 침사추이 거리를 지나게 되었는데 무척 저렴한 발마사지 광고를 보았다. 너무 많이 걸어 다녀 발뒤꿈치가 욱신거렸기 때문에 들어가서 가격을 흥정하였다. 어느 나라에서 왔느냐고 하기에 한국에서 왔다고 말을 했더니 흔쾌히 가격을 더 깎아주면서 드라마에 나왔던 배우들의 이름을 말하는 것이었다. 우리도 매우 반가웠다.
한 시간 가량의 마사지를 받던 중 우리 남학생이 자신의 발을 마사지하는 사람에게 한국말을 가르쳐주겠다고 말하였다. ‘좋아요?’, ‘아파요?’, ‘조금 약하게?’ 등의 묻는 말을 가르쳐주니 몇 번이나 따라하고 반복하면서 한국 관광객이 오면 사용해야겠다면서 무척 좋아했다.

또한 외국인들이 우리나라에서 체험할 수 있는 문화에 관심이 많다. 우리대학에서는 여름방학을 이용하여 외국인들과 재학생들을 소그룹으로 구성한 영어캠프를 진행해오고 있다. 합숙훈련을 통해 재학생들의 영어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이 목적이지만 외국인교사들은 한국문화를 체험할 기회이기도 하다. 바쁜 일정이지만 외국인들에게 사물놀이를 배울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주었다. 기본리듬을 배우고 리듬을 악기에 맞추어 신나게 연주하는 모습은 보기만 해도 흥겨웠다.
사실 우리 사물놀이의 구성악기는 교과서를 통해 외웠지만 나 역시 외국인들에게 사물놀이에 대해 설명해주면서 악기구성의 의미에 대해 새롭게 배울 수 있었다. 사물놀이는 말 그대로 네 가지 악기로 연주하는 것이며, 징, 꽹과리, 북, 장구로 구성된다. 그런데 더 심오한 의미가 있었다. 바로 음과 양의 조화였다. 쇠로 만들어진 징과 꽹과리는 차가운 ‘음’을 나타내고, 북과 장구는 가죽으로 만들어져서 따뜻한 ‘양’을 나타내어서, 두 요소가 소리를 통해 조화를 이룬다는 것이었다. 그런 뜻이 있는 줄 모르다가 새로 알게 되니 어찌나 가치 있게 여겨지던지 감동스럽기까지 하였다. 음양의 조화는 우주만물뿐 아니라 우리 태극기에도 들어있는 근본적인 의미가 아닌가.
최근에는 해외취업이 활성화되어 우리 학생들이 해외에 나가 일하며 생활할 기회가 많이 늘었다. 이런 변화된 상황에 맞추어 우리 학생들에게 초중고 방과 후 활동교육뿐 아니라 대학 교양교육에서 우리 민족정체성을 부각시킬만한 교육을 의무적으로 꾸준히 시켜 평생의 좋은 취미로 가지게 하면 어떨까. 가령, 태권도나 택견과 같은 민족운동이나 사물놀이, 전통악기 연주 등은 한국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데에 큰 역할을 할 것이다. 우리 젊은이들이 전통을 잇는 장기를 몸에 익히는 일은 다른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본다. 왜냐하면 한국적인 것이 바로 세계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요즘 인기 있는 막걸리도 굳이 Korean wine이라고 번역할 필요가 있을까. 막걸리와 파전은 우리가 사용하는 이름 그대로 그들이 이해하게 만드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한다. 한류의 인기는 한국적인 가치가 고스란히 묻어있는 데서 비롯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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